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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팸퍼스 논란]엄마 마음 흔드는 육아용품 기사에 과장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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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2월 13일 18:30 프린트하기

 

‘하기스 물티슈에서 메탄올 검출!’

‘블루레빗 사운드북에서 프탈레이트 가소제 검출!’

‘팸퍼스 기저귀에서 다이옥신 검출?’

‘압타밀 분유에서 방사능 물질 세슘 검출?!’

 

   …(하략)… 

 

만약 천연성분만으로 기저귀, 로션, 샤워용품 등을 만들면 얼마나 비쌀까? - GIB 제공
만약 천연성분만으로 기저귀, 로션, 샤워용품 등을 만들면 얼마나 비쌀까? - GIB 제공

 

정녕 믿을 게 하나도 없는 세상입니다. 물티슈, 장난감, 기저귀에 이어 최근 분유까지 유해물질이 발견됐다는 소식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육아용품 속 ‘유해물질’ 검출 뉴스에 엄마(라고 대표하겠습니다)들은 지쳐갑니다. 사실 ‘지친다’는 표현엔 배신감과 분노도 섞여있습니다. 대기업이라 믿었고, 워낙 역사와 전통(!)이 깊은 제품이라 믿었고, 비싸서 믿었고, 해외 유명 제품이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유해물질이라니요.

 

《FACT CHECK》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소식을 전하는 뉴스에도 소위 ‘페이크뉴스’도 있을 수 있고, 과장된 보도나 진정성이 의심되는 기사들도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도 메인에 버젓이 등장하고, 매체에 상관없이 온라인 뉴스를 신뢰하는 엄마들은 깜짝 놀라 거리낌없이 자신의 SNS로, 지인들과의 단톡방(단체 채팅방)으로, 맘카페(주로 엄마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공유합니다.   

많고 많은 기사, 블로그, 카더라 통신 속에서 가짜 정보를 골라내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 (주)동아사이언스(이미지 소스:GIB) 제공
많고 많은 기사, 블로그, 카더라 통신 속에서 가짜 정보를 골라내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 (주)동아사이언스(이미지 소스:GIB) 제공

매체는 많아지고, 뉴스는 쏟아지고, 파워블로거가 직업이 되는 세상에 살며 ‘진짜 뉴스’를 선별하기란 꽤 어려운 일입니다. 증권가 ‘찌라시’며, 카더라 통신이며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추측성 정보’가 진짜인 것처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립니다. 특히 뉴스형태를 갖춘 소식이라면 소비자들은 의심없이 받아들이지요.  

 

이런 육아용품, 어린이, 영유아와 관련된 뉴스는 사실 확인 여부와 상관없이 ‘그렇다더라’라는 각자의 해석이 붙어 그들만의 리그(SNS, 단톡방, 맘카페 등)에서 무서운 속도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최근 논란이된 팸퍼스 기저귀(관련기사 ☞[FACT&VIEW] 팸퍼스 ‘다이옥신’ 기저귀가 우리 집에 또….)도 그러한 사례라는 지적이 있어 짚어봤습니다.

 

《FACT》

 

  1) 프랑스 월간지가 꼬집은 미국산 기저귀

 

프랑스의 월간지 ‘6000만 소비자들’ 2월호 커버스토리로 ‘기저귀 유해 물질’ 관련 기사가 수록되며, 다이옥신 기저귀 논란이 발생했다. - 60 millions de consommateurs 2017년 2월호 표지 제공
프랑스의 월간지 ‘6000만 소비자들’ 2월호 커버스토리로 ‘기저귀 유해 물질’ 관련 기사가 수록되며, 다이옥신 기저귀 논란이 발생했다. - 60 millions de consommateurs 2017년 2월호 표지 제공

프랑스 국립 소비자 연구소(l'Institut national de la consommation)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6000만 소비자들(60 millions de consommateurs)’은 2017년 2월호 커버 스토리로 ‘기저귀 속 독성 물질’에 대해 다뤘습니다. 프랑스에서 판매되는 12 종류의 기저귀(사이즈 3단계)를 모아 기저귀 속 유해 물질, 독성 물질을 검사하고 그 결과를 기사에 담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는 “프랑스 언론이 꼬집은 기저귀와 검출됐다는 독성물질은 모두 미국 기업과 관련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교수는 이어 “해당 기저귀는 미국 기업이 만든 제품, 다이옥신은 미군이 월남전에서 사용한 고엽제의 주성분, 글리포세이트는 미국의 한 농약회사가 만든 제초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매체가 좋은 기저귀라고 추천한 두 제품은 공교롭게도 모두 프랑스 기업에서 만든 제품입니다.   

 

  2) 기저귀에서 검출된 다이옥신 양 < 아기 대변 내 다이옥신 양

 

팸퍼스 기저귀의 진실공방! - (주)동아사이언스(이미지 소스:GIB) 제공
팸퍼스 기저귀의 진실공방! - (주)동아사이언스(이미지 소스:GIB) 제공

국내에서 팸퍼스 기저귀를 수입·유통하는 한국 피앤지(이하 P&G)는 논란 일주일 여 만에 “팸퍼스 기저귀는 절대 안전하다”는 주장과 함께 드디어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했습니다. P&G에서 직접 공개한 기저귀에서 검출된 유해물질의 양은 다음(표 참고)과 같습니다.   

팸퍼스 베이비 드라이에서 검출된 다이옥신 양은 유럽연합(EU)의 식품 안전 기준치와 비교해 200배 정도 안전한 수치다. - 한국 피앤지(P&G) 팸퍼스 기저귀 공식 홈페이지  제공
팸퍼스 베이비 드라이에서 검출된 다이옥신 양은 유럽연합(EU)의 식품 안전 기준치와 비교해 200배 정도 안전한 수치다. - 한국 피앤지(P&G) 팸퍼스 기저귀 공식 홈페이지  제공

프랑스 월간지 ‘6000만 소비자들’에서 팸퍼스 기저귀에서 검출됐다고 주장하는 살충제 성분의 글리포세이트(해당 표에서는 살충제라는 뜻의 영단어 pesticide, 페스티사이드를 그대로 사용)는 0.002~0.003ppm, 다이옥신은 1g당 1.78pg입니다.

 

검출된 글리포세이트 양은 유럽연합(EU) 식품 안전 기준치 대비 1/3 수준입니다. 다이옥신은 EU의 환산법이 2011년에 다시 개정돼 혼란을 빚고 있습니다만,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다이옥신 하루 최대 허용 섭취량을 몸무게 (kg 기준)당 1~4pg(피코그램, 1pg=1조 분의 1g)이고, 우리나라는 4pg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다이옥신 양은 아기의 대변에서 일상적으로 발견되는 다이옥신 양보다 1000분의 1정도 적은 양입니다.

 

《VIEW》

 

외출이 어려운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은 주로 인터넷 쇼핑을 즐긴다. 특히 부피가 크고 무거운 기저귀나 물티슈를 살 때 그렇다. - GIB 제공
외출이 어려운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은 주로 인터넷 쇼핑을 즐긴다. 특히 부피가 크고 무거운 기저귀나 물티슈를 살 때 그렇다. - GIB 제공

외출이 자유롭지 않은 엄마들이 기저귀나 물티슈같이 무겁고, 부피가 크고, 대량 구매시 할인 폭이 큰 제품들은 주로 온라인으로 구매합니다. 가격이 오프라인보다 훨씬 싼데다 요즘엔 번개같은 속도로 문 앞에 가져다주니 자연스레 온라인쪽으로 기울지요.

   

  1) ‘~카더라 통신’ 조심하세요!

이런 소비 방식 때문에 같은 제품군의 상품을 양손에 쥐고 비교 분석해 구입하기 보다는 ‘엄마들의 카더라 통신(ex, 이 기저귀가 좋다카더라~, 이 물티슈가 좋다카더라~)’을 의지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때론 이런 방식의 입소문을 악용해, 일부 업체에서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단 헛소문이더라도 ‘그 기저귀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더라’ ‘그 물티슈에서 피부질환 유발 물질이 나왔다더라’라는 이야기가 도는 순간, (제명이 됐어요~) 해당 제품은 한동안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사실이든 아니든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까 싶어, 이왕이면 다른 제품을 선택하게 되니까요. 기저귀나 물티슈가 종류가 워낙 많아야 말이죠.

 

  2) 영유아 제품에 자비, 관용이란 없다?!    

 

일회용 기저귀, 물티슈, 플라스틱 장난감을 사용하면서 제조사가 화학물질을 1도 안쓰길 바랄 수는 없다. - GIB 제공
일회용 기저귀, 물티슈, 플라스틱 장난감을 사용하면서 제조사가 화학물질을 1도 안쓰길 바랄 수는 없다. - GIB 제공

이번 팸퍼스 기저귀가 논란은 어린 아이가 쓰는 제품엔 그 어떤 자비도, 관용도 없는 엄밀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프랑스의 한 언론사의 주장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특히 기저귀는 24시간 예민하고 민감한 아기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이고 사실상 필수품이니, 법으로 기준이 정해져 있다고 해도 그 이하의 독성 물질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얘기지요.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매우 비현실적인 주장입니다.

 

이덕환 교수는 “밀가루, 땅콩, 복숭아, 새우, 게도 일반사람들에겐 안전하고 좋은 식품이지만 이 식품 때문에 목숨에 위협을 받는 사람도 있다”며 “이렇듯 독성물질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는 화학물질도 잘못 쓰면 독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정해놓은 기준치를 넘지 않는 제품에게는 자비와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극미량으로 검출된 화학물질은(그래도 찝찝하면 해당 제품의 사용 중단을 권합니다) 비교적 안전하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3) 해외직구, 구매대행 조심하세요!

 

기저귀나 물티슈는 국내 제품도 워낙 다양하지만, 해외 제품도 많아 부지런한 엄마들은 종종 내 아이를 위해 같은 가격으로 더 좋은 제품을 구매해 사용합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제조된 제품들은(물론 더 좋은 환경에서 만든 것이 대부분이겠지만) 안전 기준이 달라 가끔 뒷통수를 칠 때도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우리나라처럼 물티슈 사용량이 많지 않아, 화학물질 사용 기준이 훨씬 낮은 편이니 조심하세요.  

 

실제로 하기스 메탄올 물티슈 사건이 터졌을 때 조사해 본 결과,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반 화장품 (예를 들어 화장을 지우는 클렌징 티슈나, 비데 대용 티슈 등)은 비의도적 메탄올 함유량을 0.2%까지, 인체청결용 물티슈 (예를 들어 아기 전용 물티슈 등)는 0.002%(=20ppm)까지 허용했습니다. 

 

그러나 EU에서는 화장품도 5%(=50000ppm)까지 허용하고, 미국은 특별한 관리 기준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해외 직구로 물티슈를 살 때 꼭 전성분(들어있는 전체 성분)을 꼭 확인하세요!(관련 기사 ☞ [FACT&VIEW] 하기스 ‘메탄올’ 물티슈, 무엇이 문제인가요?)

 

  4) 그래도 불안하면 안 쓰는 게 답!

 

늘 먹는 걸로, 그리고 아이들이 사용하는 물건으로는 장난(!) 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만 종종 이런 씁쓸한 소식이 들려옵니다. 뭐 다 사정이 있었겠지요. 세상에 사연없고, 사정없는 사람이 어디있습니까. 

 

최근에는 맘카페에 영국산 ‘압타밀’ 분유(독일산은 괜찮다는 주장)에서 방사능 물질인 세슘이 검출됐다는 결과표가 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자료가 아닌 일본의 한 사설단체가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기자이기 이전에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답답한 심정입니다. 어떤 정보의 출처와 정확한 데이터를 알아야 소비자들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에필로그

부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정보로 엄마들에게 필요 이상으로 ‘불안감, 공포감’을 주지 마세요. 때론 모르는 게 약이니까요. 그리고 사실 확인된 기사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때 방해하지 마세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다시 겪고 싶지 않으니까요. 정보의 홍수 시대입니다. 무분별한 정보들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 피해보는 일 없길 바라며 기사를 마칩니다.

 

※ 도움말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탄소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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