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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출생 비밀 밝힐 ‘물질-반물질 비대칭성’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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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2월 16일 18:00 프린트하기

우주의 출생 비밀을 밝혀줄 단서 한 조각이 새롭게 발견됐다. 앞서 표준모형에서 예측됐던 점이라 특별히 새로운 발견은 아니지만, 우리 우주가 왜 지금과 같은 모양으로 생겨났는지 이해를 도울 열쇠다.

 

반물질의 일종인 반양성자를 그린 모식도. -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 제공
반물질의 일종인 반양성자를 그린 모식도. -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 제공

우리 우주는 물질(matter)로 이뤄져있다. 그런데 물질은 숨겨진 쌍둥이 형제가 있다. 질량이나 에너지는 같지만 전기 성질이 정반대인 반물질(antimatter)이다. 예를 들어 음전하를 띤 ‘전자’의 반물질은 양전하를 띤 ‘반전자’다. 반전자 하나가 반양성자 주위를 돌면 반수소원자다. 물질과 반물질은 1:1로 만나서 함께 사라지며 빛을 만들어낸다(쌍소멸). 반대로 빛이 물질과 반물질을 만들기도 한다(쌍생성).


미스터리한 일은 빅뱅 당시 물질이 반물질보다 10억분의 1만큼 많이 생겼다는 점이다. 물질과 반물질이 똑같은 양으로 쌍생성됐다면 곧 다시 만나 전부 빛으로 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약간의 비대칭 때문에 쌍소멸 후에도 물질이 남았고, 최종적으로 물질로 구성된 우주가 생겨났다.


과학자들은 물질과 반물질에 작용하는 물리법칙이 달라서 생성량에 차이가 생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대형강입자충돌기(LHC) 연구진이 그 증거를 발견했다. 양성자와 중성자가 포함된 입자집단인 ‘바리온’에서 처음으로 ‘CP 대칭성 깨짐’을 발견해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 1월 30일자에 발표했다. (논문 바로가기)

●물질-반물질 차이 드러낼 ‘CP 대칭성 깨짐’


완벽히 닮은 일란성 쌍둥이 형제가 있다. 둘은 요모조모 뜯어봐도 생김새가 꼭 닮아 구분하기 힘들다. 그런데 거울에 비춰보니 묘한 차이가 보인다. 돌아다니게 했더니 걸음걸이도 좀 다르다.

 

물질과 반물질은 일란성 쌍둥이처럼 대부분의 성질이 비슷하고, 전하만 다르다. - GIB 제공
물질과 반물질은 일란성 쌍둥이처럼 대부분의 성질이 비슷하고, 전하만 다르다. - GIB 제공

비슷한 이야기가 물질과 반물질에도 적용된다. 둘의 닮음은 ‘CP대칭성’으로 표현된다. C는 입자의 전하(Charge)를 바꾸는 작용이고, P는 공간의 부호인 패리티(Parity)를 바꾸는 작용이다. CP대칭성이 지켜진다는 말은 물질과 반물질에 적용되는 물리 법칙이 같다는 말이다. 반대로 CP대칭성이 깨졌다는 말은 둘 사이에 무언가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과학자들은 CP 대칭성 깨짐을 찾으려고 수십 년간 노력해왔다. 우주를 이루는 주요 성분인 ‘하드론’은 두 그룹으로 나뉘는데, 쿼크 두 개로 구성된 ‘메손’과 쿼크 세 개로 구성된 ‘바리온’ 그룹이다. 메손에서 먼저 CP 대칭성 깨짐을 발견한 연구자들은 1980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클릭! - 메손에서 CP 대칭성 깨짐 발견 기사) 메손 붕괴와 마찬가지로 약한 상호작용의 영향을 받는 바리온 붕괴에서도 CP 대칭성 깨짐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지만,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에 실제 확인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번에 나온 연구결과는 그 성과물이다. LHC 연구진은 ‘람다 보텀 바리온’(Λb0)을 붕괴시키는 과정에서 나온 물질과 반물질 바리온이 각각 다른 각도와 모멘트로 속도를 늦추는 것을 관측했다. 쌍둥이 형제를 뜀박질시켰더니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인 꼴이다. 이번 연구는 통계적으로 표준편차가 3.3시그마로 아직 ‘관측’ 단계라고 말할 수 있다. 이론물리학계에선 표준편차가 5시그마 이상으로 좀더 엄밀하게 검증되어야 ‘발견’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LHC에서는 입자를 붕괴시키는 과정에서 나오는 복잡한 신호를 분석해 물질과 반물질의 특성을 찾아낸다. - 네이처 피직스 제공
LHC에서는 입자를 붕괴시키는 과정에서 나오는 복잡한 신호를 분석해 물질과 반물질의 특성을 찾아낸다. - 네이처 피직스 제공

유럽입자물리연구소는 “현재 더 많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중”이라며 “큰 표본에서도 유의성이 드러난다면 CP 대칭성 깨짐 연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강영 경상대 물리교육과 교수는 “메손과 바리온의 CP대칭성 깨짐이 표준모형 예측값만큼만 나오면 우주 비대칭성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참고문헌>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 이강영, 2015년 증보판
-‘반물질’, 프랭크 클로우스 지음, 강석기 옮김,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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