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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 외계에서 왔다” vs “스스로 만들어졌다”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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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2월 17일 10:35 프린트하기

최초의 생명체는 어떻게 생겼을까. 생명체의 근원이 되는 유기물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생겼는지 규명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도 과학자들은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태양계 바깥 외계의 유기물이 혜성과 같이 먼 거리를 움직이는 천체를 타고 이동했다는 가설도 있고, 운석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거대한 에너지로 합성됐다는 가설도 있다.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유기화합물이 자체적으로 합성됐으리란 가설에 힘을 싣는 연구 결과가 등장했다. 2007년 발사돼 2015년부터 왜행성 ‘세레스’를 탐사하고 있는 소행성탐사선 ‘돈’이 보내온 자료가 결정적 단서가 됐다.

 

유기물은 탄소를 포함한 물질 중 생명체의 활동과 관련된 물질을 말한다. 과학자들이 유기물에 관심을 갖는 것은 유기물을 바탕으로 복잡한 분자가 합성돼 생명이 만들어질 수도 있고, 생명체가 남긴 흔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돈 탐사선이 최조 목적지인 세레스에 다가가는 장면을 그린 상상도. 돈 탐사선은 소행성대에 있는 왜행성 세레스를 궤도 운동하며 지구에서 관측할 수 없었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 NASA 제공
돈 탐사선이 최조 목적지인 세레스에 다가가는 장면을 그린 상상도. 돈 탐사선은 소행성대에 있는 왜행성 세레스를 궤도 운동하며 지구에서 관측할 수 없었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 NASA 제공

● 세레스에서 자체적으로 합성된 유기물 흔적 발견

돈은 2007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한 탐사선이다. 소행성대에 있는 소행성 베스타와 왜행성 세레스 탐사가 목적이다. 2011년 베스타에 도착해 그 주변 궤도를 돌며 조사했고, 2015년엔 세레스에 도착해 주변을 돌며 지구로 끊임없이 정보를 보내고 있다.

 

이탈리아 국립천체물리연구소 마리아 크리스티나 데 산크티스 박사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돈 탐사선이 보내온 영상을 분석해 세레스에 자체 합성된 유기물이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 17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곳은 세레스 동경 45.5도, 북위 53도 즈음에 위치한 크레이터 ‘에르누테트’이다. 이곳의 적외선 영상을 분석하자 3.4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 분의 1m)의 흡수 스펙트럼이 나타났다. 3.3∼3.6μm 영역은 탄화수소(CH)나 암모니아(NH), 수산화물(OH), 탄산염(CO3) 등의 물질이 있을 때 흡수 스펙트럼이 나타난다. 이번 연구에서는 탄화수소의 영역인 3.4μm 흡수 스펙트럼이 강하게 나타나 세레스의 유기물이 탄화수소와 밀접하게 관련된 물질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유기물은 어떻게 온 것일까.

 

 

● 우주 유기물, 운석에서 온 것? 
1969년 호주 빅토리아 주 머치슨 지역에 떨어진 거대 운석에서 유기물이 발견된 이후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온 유기물의 출처가 어디인지 찾기 시작했다. 탐사선이 지구로 보내온 영상 자료에 의존해 추정할 뿐이다. 달이나 화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 정도에서만 직접 유기물이 있는지 탐사할 수 있었다. 이마저도 지구의 유기물에 오염된 결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2015년에는 아폴로 16호, 17호가 가져온 달 시료에서 발견된 유기물이 사실은 지구에서 묻어간 것이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유기물이 만들어진 과정도 여전히 과학자들을 괴롭히는 숙제다. 운석 연구를 통해 여러 천체에 유기물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이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2015년에는 태양계 밖에서 이미 만들어진 유기물이 운반돼 온 것이라는 가설이 힘을 얻었다.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보내진 탐사선 ‘필레’가 혜성에서 유기화합물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 세레스에서 발견된 유기물에 주목하는 까닭
그런데 이번 데 산크티스 박사의 논문은 이 가설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에르누테트 근처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기물은 지방질 유기화합물이다. 이 유기물이 운석에 실려 세레스에 도착했다면 세레스와 운석이 충돌할 때 이미 다 파괴됐으리란 것이 데 산크티스 박사의 설명이다. 게다가 에르누테트가 만들어질 당시 세레스가 영향을 받은 지역과 이번 유기물이 발견되는 장소가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도 데 산크티스 박사의 주장에 힘을 싣는다.

아직 사례와 자료가 부족해 어떤 주장이 맞다고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더 많은 자료를 모으기 위해 각국은 소행성을 향해 탐사선을 띄우고 있다. 이미 한 차례 소행성 샘플을 가지고 귀환하는 데 성공한 일본은 2014년 두 번째 탐사선 하야부사2를 발사했다. 소행성 1999JU3에서 샘플을 채취해 2020년 귀환한다. 화성 탐사에 집중했던 미국은 2018년 도착을 목표로 지난해 소행성 ‘베누’를 향한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를 발사했다. 2021년에는 루시, 2023년에는 프시케 탐사선을 추가로 발사해 태양계의 생성과 생명 탄생의 비밀을 풀 자료를 수집할 예정이다.  

 

 

● NASA, 왜 세레스에 탐사선 보냈나 
왜행성 세레스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대에서 가장 큰 천체다. 한때는 다섯 번째 태양계 행성으로 불렸을 정도다. 그러나 2006년 9월 국제천문연맹 회의 결과에 따라 태양계 가장 외곽에 있는 명왕성, 에리스와 함께 ‘왜행성’으로 분류됐다. 세레스 때문에 행성의 새로운 정의가 생기기도 했다. 바로 ‘공전궤도 주변의 행성 재료를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는 항목이다. 소행성대에 있는 세레스는 태양계 생성 초기 주변의 작은 천체를 청소하는 데 실패했다.  

 

소행성대는 과학자들이 큰 흥미를 갖고 있는 지역이다. 태양계 행성들은 태양계 생성 당시 초기 물질의 흔적을 거의 갖고 있지 않다. 행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행성을 이루는 물질들이 재구성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행성대 천체들은 다르다. 태양계 생성 초기 물질을 끌어들여 재구성할 만큼 압도적인 질량을 가진 천체가 없다. 따라서 태양계 생성 초기의 물질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소행성대의 위치도 절묘하다. 화성과 목성 사이, 즉 암석형 행성과 가스형 행성을 갈라놓듯 중간에 놓여 있다.  
 
돈 탐사선이 선택한 세레스와 베스타는 소행성대에서 가장 큰 천체와 두 번째로 큰 천체다. 특히 세레스는 소행성대 전체 질량의 약 32%를 차지할 정도로 큰 행성이다. 돈 탐사선이 도착하기 전부터 ‘얼어붙은 천체’라며 흥미로운 특징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지난해부터 세레스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세레스 내부에 많은 양의 물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어마어마한 양의 탄산나트륨도 있음이 밝혀졌다. 탄산나트륨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지하에서 데워진 뜨거운 물이 필요하기에, 최근까지도 흐르는 물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와 주목을 받았다. 

 

 

도움말=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행성과학그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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