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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마치고 돌아온 과학자에겐 연구비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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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3월 10일 07:00 프린트하기

 

김지선 교수 제공
김지선 교수 제공

“과학기술 분야는 굉장히 빠르게 발전해 출산·육아휴직을 다녀오면 따라가기가 어렵습니다. 공백기로 인해 연구비 경쟁에서 밀리기 쉽고요.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에는 출산·육아휴직에서 복귀한 여성 연구진을 위한 연구비가 따로 마련돼 있습니다.”

 
김지선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 고체물리학과 교수는 서울시 중구 주한영국대사관에서 기자를 만나 영국 대학들이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해 펼치는 정책을 소개하고 “과학계도 여성 및 소수자를 위한 ‘긍정적 차별(positive discrimination)’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도 한국 못지않게 여성과학기술인이 출산·육아로 경력 단절을 겪는 경우가 많아,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성 우대 정책이 늘고 있다.

 
그는 ‘긍정적 차별’로 인해 몸이 바쁘다고 했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 물리학부는 교수진을 뽑을 때 최종 후보와 심사위원에 각각 여성이 한 명 이상 포함되도록 하고 있다. 김 교수는 “물리학부 교수 120명 중 여성이 10명밖에 안 돼 심사에 자주 참여한다”며 “이밖에도 여성, 소수인종 정체성으로 굉장히 많은 활동에 불려다닌다”고 했다.

 
김 교수는 동료들과 함께 학교에서 새로운 제도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지도학생을 둔 교수가 출산·육아휴직을 떠나있는 동안 다른 교수가 대신 학생들을 봐 주는 제도다. 그는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선 남성 과학자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면서도 “최근 5년 새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낙관했다. 

 
아이 키우는 과학자를 위해 학회도 변하는 추세다. 김 교수는 “최근 유럽이나 미국에서 열리는 물리학회에 가보면 아이를 돌봐주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고 했다. 덕분에 부담 없이 아이를 데리고 학회에 갈 수 있다. 영국물리학회는 여성, 장애인, 유색인종,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해 대학에 정책을 제안하고 평가를 실시하기도 한다.

 
영국 정부와 왕립학회는 여성과학자들이 중·고등학교 여학생에게 멘토 역할을 하도록 ‘아웃리치(Out-reach)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한다. 그는 “한국과 비교했을 때 영국에는 여성과학자를 성장시키는 구조적인 계획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실리콘 같은 광물이 아니라 탄소를 포함한 ‘유기반도체’를 연구하고 있다. 유기반도체는 모양을 자유롭게 만들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반도체를 잉크처럼 만들어서 종이에 프린트할 수도 있고, 휘어지는 장비에 넣을 수도 있다. 그는 유기반도체에 전기를 흘렸을 때 분자들이 반응하는 모습을 밝히는 분야 연구를 세계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김지선 교수 제공
김지선 교수 제공


김 교수는 서울대, KAIST, POSTECH, GIST, 삼성전자 등과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GIST는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와 공동연구센터를 세워 연구교류 중이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유기반도체 연구에서 한국이 매우 앞서있다”면서 “이 분야에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화여대 물리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영국 캠브리지대 물리학과에서 박사를 받았으며, 캠브리지대 연구교수로 재직했다. 2007년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에 교수로 부임했고 현재 같은 대학 플라스틱전자공학박사교육센터(Center for Doctoral Training in Plastic Electronics) 소장을 겸하고 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KAIST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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