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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규제도 고객 중심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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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28일 00:00 프린트하기

지난 2009년 12월 27일.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레이트 원자력공사(ENEC)와 186억 달러 규모의 UAE 원전 건설 주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원자력 수출 분야에 있어서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 주요 원전 수출국과 동등한 반열에 오르게 되었으며, 우리나라의 원자력 기술력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도 한껏 치솟았다.

 

반면, 비핵국인 우리나라가 원자력 발전소를 수출하게 됨에 따라 국제사회는 우리나라의 핵비확산 체제·의지 및 이행 현황에 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 증가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우려의 중심에는 우리나라 원자력규제를 전담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NSSC)와 그 산하기관인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이 있다.

 

원자력 발전소의 수출은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수출과는 많이 다르다. 원자력 발전소의 수출을 위해서는 수만종 이상의 물품과 기술이 수출되어야 하는데 수출의 선결 조건은 우리나라가 국제 핵비확산 규범을 준수하며 쌓아온 신뢰와 더불어 핵공급국그룹(NSG,핵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물질의 상거래를 통제하는 국제기구. 1978년 미국 캐나다 등의 주도로 핵무기 확산을 방지하고자 설립되었다.) 및 국내 관련 제도에 따른 철저한 수출품목의 관리이다.

 

전략물자 수출통제 목적 및 정의 - KINAC 제공
전략물자 수출통제 목적 및 정의 - KINAC 제공


일반적으로 수출품목의 관리는 전략물자 수출입통제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원자력발전소와 같이 핵무기의 개발·생산·사용 등에 활용될 수 있는 물품과 기술을 정부 주도하에 관리하는 체제를 의미한다. 수출입통제 주요 업무는 수출되는 물자(물품 및 기술)가 국내외 규범에서 관리되는 품목에 속하는지를 확인하는 업무(사전판정)와 수출물자가 적법한 국가 및 사용자에게 그리고 적법한 용도로 사용되는지를 확인하는 수출허가 업무이다.

 

 

수출입통제 업무의 효율화를 위한 NEPS

 

KINAC의 수출입통제실은 NSSC의 사전판정 및 수출허가 업무에 관한 기술지원을 수행하는 부서로 특히, 국외로 수출되는 다양한 물품과 기술이 핵공급국그룹의 지침 및 전략물자수출입고시에 명시된 물자인지를 확인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주요 국가 수출사업인 UAE 원전 수출의 경우 현재까지 약 7,000여종 이상의 물품과 기술이 수출되었으며, 수출입통제실은 수출물자가 전략물자에 해당되는지 기술적으로 검토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는 연간 최소 1,000여건 이상의 기술심사를 수행한 것으로서 품목별 심사에 소요되는 시간도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UAE로 수출되는 기술문서 같은 경우 도면 1장짜리부터 수천 페이지 분량이 되는 문서까지 다양하다. 대표적인 예가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평가한 종합보고서인 예비안전성분석보고서에 대한 심사를 수행한 경험이 있었는데 동 기술문서는 무려 1만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었다. 예비안전성분석보고서 심사 당시 수출입통제실원들이 이 문건을 검사하는 데만 3개월이상 걸렸다고 한다.


 

NEPS 운영체계 - KINAC 제공
NEPS 운영체계 - KINAC 제공

심사업무는 기업이 수출하고자 하는 품목과 관련된 설명서 혹은 기술문서를 대상으로 수행을 하며, 과거 수출기업은 심사 대상 문서를 들고 기관을 방문하거나 우편을 이용하는 등 오프라인으로 심사를 신청하였다. 실수로 서류라도 빠뜨리면 먼 길을 다시 다녀와야 한다거나, 우편 배달시간을 기다려야 해서 처리가 늦어지는 사태도 종종 생겼다. 이러한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심사결과를 편리하게 관리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NEPS(Nuclear Export Promotion Service) 시스템이다. NEPS는 원자력 분야의 국내외 수출 통제제도를 널리 안내하고 제도이행과정에서 요구되는 업무를 온라인상에서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구축·운영되고 있다.

 

원자력 관련 전략물자를 수출하고자 하는 기업은 NEPS 시스템에 접속해서 사전판정, 수출허가, 핵물질수출입요건 확인 등의 업무를 간단히 신청할 수 있으며, NSSC와 KINAC은 신청된 민원업무를 보다 신속하게 처리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오프라인으로 수출입통제 업무를 수행하였을 때 그 결과가 관세청과의 연계가 되어 있지 않아 기업이 수출 시에 허가서를 들고 가야하는 불편함이 빈번하였는데 NEPS 시스템이 운영된 이래 심사업무는 물론이거니와 통관업무도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게 되었다. 신동훈 수출입통제실장은 NEPS 시스템의 도입으로 인해 수출입통제 관련된 업무에 필요한 행정 업무 자체가 많이 줄어 간편해 졌다고 평가했다.


수출을 하는 업체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수출입통제 업무 자체가 규제 업무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업체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NEPS는 궁극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자 제작된 시스템이라는 것이 신 실장의 설명이다. 때문에 관련 기업들이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2008년 1월 처음 오픈한 이래 매년 개선과정을 거치면서 이제는 제법 안정화가 되었다고 자부한다. 물론 지금도 사업자의 의견을 귀 기울이며 좀 더 사용자 친화적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2008년 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NEPS를 통해 약 1만여 건의 업무가 처리됐다. 지난해에는 사전 판정 프로세스를 거친 것만 2,700개가 넘는다. 신동훈 실장은 올해에는 5,000건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정부에서 노력하고 있는 원전 수출 영업이 실적을 보게 되면 이 수치는 훨씬 더 많이 높아질 것 예상한다.

 

NEPS 메인화면 - KINAC 제공
NEPS 메인화면 - KINAC 제공

 

수출입통제실, 제도 홍보부터 시스템 개선까지 적극적 업무 진행

 

수출입통제업무가 활성화되고 NEPS가 마련된 것은 이제 10년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아직도 많은 업체가 수출입통제 관련 제도가 있는지, 어떻게 수출입허가를 받을 수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현재 NEPS를 통해 절차상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지만 어디까지나 수출하고자 하는 업체에서 자발적으로 신청해야 시스템이 활용가능하다. 때문에 관련 제도와 신청 방법 등을 업체에게 직접 찾아가 교육 및 홍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수출입통제실은 해당 기업에서 담당자가 바뀌거나 제도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때 방문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고, KINAC에서 자체적으로 원자력통제 교육도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016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요르단 연구로 파견 인력과 SMART 원자로 공동연구 연구자에 대한 교육 등을 실시한 바 있다.

 

원자력 수출입통제 품목은 우리나라가 단독으로 정할 수 없다. NSG 국제회의를 통해 선정한다. 이 국제회의 때도 수출입통제실의 역할이 중요하다. 무분별한 통제 품목 선정은 국내 산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수출입통제실에서는 기업들의 의견을 상세하게 듣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회의에서 의견을 제시한다.

 

또한, NSSC에서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면 이에 대한 기술적 측면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으로 새롭게 지정된 통제 품목과 관련된 프로세스의 기술 부분 검토도 이곳에서 맡았다. 해당 프로세스가 정말 실행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떻게 시스템 구축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신동훈 실장은 2016년의 최대 목표로 스마트 원전 사업에 대한 수출입통제를 철저히 이행하는 것을 꼽았다. 사업자 부담은 최소화시키면서 법은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원자력 수출입통제는 원전 수출국으로써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다. 하지만 규제에만 몰두하다보면 국내 관련 산업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KINAC의 수출입통제실은 이러한 위험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느껴진다. 신 실장은“규제의 최종 목적은 결국 국민의 행복과 복지 증진입니다”라며 “NSSC와의 적극적 협력을 통해 규제의 본질은 살리되 기업에 대한 서비스 정신을 최우선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KINAC의 이와 같은 적극적인 노력이 제2, 제3의 원전 수출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본 기사는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의 핵비확산뉴스(http://kinac.re.kr)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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