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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변신 인공 펩타이드, ′트랜스포머′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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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변신 인공 펩타이드, ′트랜스포머′ 되다

2010.09.28 00:00
국내 연구진이 인공 펩타이드의 자기조립을 통해 풍차, 꽃잎, 사각막대 등 갖가지 크기와 형태를 지닌 입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KAIST 화학과 이희승 교수팀은 28일 유기물질을 합성해 다양한 모양의 3차원 구조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유기분자가 자기조립 하는 과정에서 분자들 사이에 서로 다른 세 방향(x, y, z)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작용하는데, 이 힘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분자를 구조적으로 디자인하면 3차원 구조를 자유자재로 합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힘이나 각도 등을 고려해) 구조적으로 아귀가 잘 들어맞게 쌓아올리는 벽돌에 비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치 영화 속 ‘트랜스포머’가 자체 변신을 거듭하며 다양한 형태로 변하듯, 연구진은 똑같은 유기물로 여러 형태의 입체구조를 자유자재로 자기조립 하는 방법을 밝힌 셈이다. 이 연구결과는 인공 유기물을 갖고도 원하는 형태의 분자기계를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교수는 “연구가 앞으로 계속 진척된다면 나노로봇이나 인공효소 같은 ‘기능성 인공단백질’을 개발하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는 화학 분야 최고 학술지인 독일의 ‘앙게반테 케미’ 온라인판 8월 23일자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고, 미국화학회의 ‘케미칼 앤드 엔지니어링 뉴스(C&EN)’ 9월 6일자에도 잇따라 소개됐다.
아니노산, 펩타이드, 자기조립이란 사람의 몸을 이루는 단백질의 구성단위는 아미노산이다. 아미노산이 여러 개 모이면 ‘펩타이드’라는 고분자물질이 되고, 이 펩타이드에서 더 많은 아미노산이 합쳐질 경우 단백질이 된다. 이처럼 생체물질들이 레고 조각이 쌓이듯 더 큰 분자량의 입체구조가 되는 과정은 생명 현상의 일부분이다. 이 때 물질들은 스스로 알아서 모이고 합쳐지며 3차원 구조를 만들어가는 이른바 ‘자기조립(Self-Assembly)’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특정 구조의 고분자물질을 ‘분자기계’라고 한다. 따라서 단백질도 수많은 분자기계 중 하나다. 자연계에서는 이처럼 유기물질이 주어진 조건에 따라 갖가지 모양과 크기를 갖는 3차원 구조가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사람이 만든 유기물, 예를 들어 인공 아미노산도 자기조립을 하면서 갖가지 구조를 이룰 수 있을까. 이것이 가능하다면 사람에게 유용한 인공 펩타이드나 인공 단백질 등을 원하는 대로 다양하게 만들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주제는 오랫동안 이 분야 연구자들에게 난공불락의 과제였다. 지금까지 인공 유기물로 구(球)나 튜브, 원통형 막대 등 둥근 모양의 입체 구조만 만들 수 있는 수준이었다. 유기물질은 무기물질의 탄탄한 결정구조와는 달리 ‘흐물흐물’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형태의 인공 분자기계를 만들려면 ‘각진’ 모양의 입체구조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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