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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말 결정구조 알면 늘 '촉촉한 케이크' 맛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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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말 결정구조 알면 늘 '촉촉한 케이크' 맛봐요

2001.12.20 17:47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두고 벌써부터 들떠 있는 아이들을 만족시킬 멋진 이벤트가 없을까. 과학자들은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함께 만들어보라고 권한다. 맛있는 케이크를 먹으면서 과학 공부도 할 수 있다는 것. 달콤함과 유익함이 넘치는 케이크의 과학을 배워보자.▽마른 케이크를 촉촉하게〓 파티가 끝나고 남은 케이크는 촉촉함이 사라져 다시 먹기 힘들다. 최근 ‘요리의 과학’이란 책을 쓴 영국 브리스톨대학 물리학과 피터 바함 교수는 “말라버린 케이크를 알루미늄 호일로 싼 다음 다시 오븐에서 데워주면 녹말의 결정 구조가 녹으면서 수분이 다시 나오게 돼 촉촉한 케이크를 한번 더 맛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녹말가루에는 아밀로오스와 아밀로펙틴이라는 다당류가 결정 구조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따뜻한 물이 들어가면 소화액이 작용하기 쉬운 불규칙하고 느슨한 α구조로 변한다. 그런데 케이크를 찬 곳에 그대로 두면 아밀로오스가 수분을 사이에 두고 새로운 β결정 구조를 형성한다. 이를 녹말의 ‘노화’라고 부른다. 노화된 녹말은 밀집된 결정 구조여서 소화가 잘 안 된다. 찬밥이 맛이 없어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여기에 열을 가하면 β결정 구조 안의 수분이 다시 나오게 된다는 것. 한국식품개발연구원 이창호 박사는 “녹말의 노화는 냉장실의 온도인 4℃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므로 가정에서 케이크이나 밥, 떡 등을 보관할 때는 냉동실에 넣어 수분이 β결정 구조 안에 들어가기 전에 아예 밖에서 얼려버리는 것이 낫다”고 권했다. ▽반죽 탄력 비밀은 단백질〓 밀가루에 들어있는 글루텐이란 단백질은 수분을 흡수해 사슬을 만든다. 반죽을 할수록 탄력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루텐은 또 반죽 안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붙잡아 빵이 부풀게 하는 역할도 한다. 식용유 등에 들어있는 지방은 물과 친하지 않기 때문에 수분이 아밀로오스와 결합하는 것을 방해한다. 그래서 케이크는 밥보다 노화가 늦게 진행된다. 프랑스 빵에는 지방이 들어가지 않아 노화가 금새 일어난다. 하루에 두 번 빵을 사가는 관습도 이 때문에 생겨났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프랑스에서도 각종 노화 방지제를 첨가해 빵 맛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불평이 나온다고 한다.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윤선 교수는 지방은 또 “글루텐을 끊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방을 많이 쓰는 파이나 크로아상과 같은 빵이 잘 부서진다”고 설명했다. 케이크의 무게가 가벼운 것은 달걀 흰자를 저을 때 들어간 기포 때문. 지방질 크림에 들어있는 기포도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 달걀 흰자에 들어있는 단백질들도 열을 받아 팽창해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 달걀 노른자에 들어있는 레시틴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주요 구성물이다. 물과 친한 부분과 친하지 않는 부분이 함께 있어 재료들이 지방과 잘 섞이게 도와준다. ▽케이크 속의 발효공장 효모〓효모는 케이크 재료에 들어간 설탕에 든 포도당을 먹고 이산화탄소와 에탄올을 만들어낸다. 빵이 부풀어오르는 것은 바로 이산화탄소 때문. 에탄올은 빵 고유의 향취를 만들어낸다. 최근 효모 대신 사용하는 베이킹 파우더에는 염기인 탄산수소나트륨과 산인 주석산소다가 들어 있어 이 둘의 반응으로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진다. 효모를 쓰면 반죽이 부풀어오르는데 1시간쯤 소요되지만 베이킹 파우더는 15분이면 된다. 효모나 베이킹 파우더의 작용을 쉽게 알아보려면 밀폐용 지퍼가 달린 냉장고용 대형 비닐봉지에, 가게에서 파는 효모 한 봉지 또는 베이킹 파우더를 따듯한 물 한 컵, 설탕 반 컵과 함께 넣고 한 두 시간쯤 두면 된다. 비닐봉지는 이산화탄소에 의해 베개로도 쓸 수 있을 만큼 부풀어져 있을 것이다. 설탕 대신 밀가루를 사용하면 효모가 밀가루를 분해해 설탕과 같은 당류로 바꾸지 못하므로 부풀어 오르지 않는다. 그렇지만 자연적으로 밀에 포함되어 있는 소량의 아밀라제나 혹은 케이크 재료에 우연히 섞여있는 있는 곰팡이류에 의해 녹말이 또 다른 당류인 맥아당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시간이 걸리므로 좀 더 오래둬야 한다.
미국 교육부가 만든 초등학생 방과후 과학교육 교재에 소개된 케이크 만들기. ▲재료 : 밀가루 6큰술, 설탕 3큰술, 소금 약간, 베이킹 파우더 두세 줌, 우유 2큰술, 식용유 2큰술, 바닐라 1/4 티스푼, 달걀 1개 휘저은 것 1/3. ▲조리 순서 : 적당한 그릇을 알루미늄 호일로 여러 번 감싼 다음 그릇을 빼내 호일 용기를 만든다. 여기에 케이크가 달라붙지 않게 기름을 두른 다음 오븐의 온도를 350℃로 맞춘다. 모든 재료를 한 데 넣고 반죽한다. 반죽을 호일 용기에 넣고 15분간 굽는다. ▲과제 : 식용유, 달걀, 베이킹 파우더를 하나씩 뺀 재료를 3개 더 준비한 다음 케이크를 구웠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아이들과 함께 관찰하라. 이 재료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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