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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시화호’ 신재생에너지 중심지로 변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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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시화호’ 신재생에너지 중심지로 변했네

2012.02.14 00:00
#1. 드넓은 갈대밭, 춤추는 철새, 여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 ‘죽음의 호수’로 악명을 날렸던 시화호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풍경이다. 겨울철이라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는 없지만 철새 소리와 깨끗한 호숫물은 ‘안산습지공원’의 생명력을 그대로 느끼게 했다. #2. 경기도 안산시에서 시화방조제 위로 놓인 도로를 따라 40여분을 가면 거대한 수문 10개가 나온다. 수문 아래에는 지름 7.5m, 무게 800t의 조력발전기 10기가 일렬로 늘어서 있다. 수문으로 바닷물을 유통시켜 시화호의 숨통을 틔워주는 동시에 연간 5억 5200만kWh의 전기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인 ‘시화호 조력발전소’다. 2012 여수엑스포 해양베스트체험단 '엑스플로러(Expolorer)'팀이 13일 경기도 안산시 시화호 조력발전소를 찾았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발전용량과 시화호 수질 개선 효과 때문에 세계 해양베스트 사례 14개 중 하나로 선정됐다. 실제로 돌아본 시화호 주변은 철새를 비롯한 동·식물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변했고,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지금까지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서을성 한국수자원공사 시화조력관리단장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 시설까지 설치해 놓은 상태”라며 “앞으로 시화호 조력발전소를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인공호 살린 인공 갈대습지… 희귀 철새 도래지로 탈바꿈 “시화호는 이제 ‘물 반, 고기 반’이라고 할 정도로 깨끗해졌어요. 매년 이곳 갈대습지공원을 찾는 철새도 늘어났고, 멸종위기 희귀철새도 찾아옵니다.”(허준 한국수자원공사 시화지역본부 환경관리과장) 개발논리 때문에 1970년대 서해안에 반월공업단지가 들어서고, 공업용수 확보를 위해 인공호수인 시화호가 만들어졌다. 바닷물을 막고 해수가 아닌 담수(민물)로 만든 시화호는 쏟아지는 산업·생활 폐수 때문에 오염되기 시작했다. 썩어가는 시화호를 살리기 위해 정부는 우선 첫 번째 구원투수로 ‘갈대습지’를 앞세웠다. 시화호 상류로 들어오는 하천수를 갈대로 걸러 자연 정화시키는 방법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1997년부터 시화호 상류 3개 하천인 반월천과 동화천, 삼화천이 만나는 지점에 갈대를 심고 습지를 만들었다. 2005년 조성이 끝난 갈대습지는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갈대 줄기에 달라붙은 오염물질은 미생물에 의해 흡착 및 분해되고, 갈대 뿌리에서는 오염물질을 흡수했다. 덕분에 시화호로 직접 들어가는 오염원이 줄어들었고, 수질의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BOD)이 8~15ppm이던 물이 갈대습지를 지나면 BOD 2~5ppm으로 줄었다. 허준 과장은 “시화호는 물고기와 철새 등 야생동물에게도 좋은 서식처가 됐다”며 “특히 가을철에는 황금빛 갈대숲과 함께 수천여 마리의 철새가 장관을 이룬다”고 말했다. 갈대습지공원 한 켠에 마련된 조류관찰대에서는 흰뺨검둥오리와 왜가리, 청둥오리 같은 철새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 시간 정도 산책하다 보면 멧토끼는 물론 고라니나 너구리도 자주 발견된다는 게 허 과장의 설명이다. 그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갈대습지이지만 철새가 찾아오고 물고기가 자유롭게 생활하는 등 ‘원시자연’에 가까운 형태가 됐다”며 “매년 ‘갈대습지 환경축제’를 비롯해 습지와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생태사진전’, 습지 탐사와 갈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환경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 달 있는 한 마르지 않는 조력발전… “소양강댐 1.56배 전기 생산” “시화호조력발전소는 오염된 시화호에 해수를 유통시켜 오염을 막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습니다. 어차피 물을 유통시킬 것이라면 조력을 이용해서 전기를 생산하자는 것이었죠. 그 결과 연간 5억 5200만kWh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환경과 전력생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죠.” (김준규 한국수자원공사 시화조력관리단 조력운영팀장) 조력발전은 밀물과 썰물로 생기는 바닷물 높이차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기술이다. 달이 자전하는 지구를 돌기 때문에 하루에 두 번씩 밀물과 썰물이 일어나는데, 이 차이를 이용하면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발전설비용량이 254MW로 기존 세계 최대 규모였던 프랑스의 랑스 조력발전소의 240MW보다 크다. 또 시화호 조력발전소에서 1년간 만들 수 있는 전기량은 소양강댐의 1.56배나 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조력발전소이자 세계 최대 규모인 만큼 발전소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눈빛에도 자부심이 가득했다. 김준규 팀장은 “인천만이나 강화도, 가로림만, 아산만처럼 원래 목적이 전기 생산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꽤 많은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며 “더불어 시화호의 수질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어 환경과 발전 둘을 모두 잡았다”고 말했다. 전기 생산이 주목적이 아닌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창조식’이다. 창조식 발전은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는 밀물 전에 수문을 막았다가 해수면이 시화호보다 2m 정도 높아지면 수문을 열고 시화호로 물을 떨어뜨린다. 이때 수문 안에 설치된 발전기 프로펠러가 돌아가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김 팀장은 “밀물 때 댐 안에 물을 가득 가뒀다가 썰물 때 수문을 열고 바다로 물을 떨어뜨리는 ‘낙조식’ 발전이 발전량이 더 많지만 시화호 수위가 일정 이상 높아지면 안산시 등이 물에 잠길 수 있다”면서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여러 환경을 고려한 방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조력발전소의 의외로 경제적 가치도 어마어마하다. 10기가 전부 가동되면 인구 50만명이 사는 도시에서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나온다. 연간 86만 2000배럴의 원유수입 대체 효과도 있다. 그러나 조력발전 자체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크다.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방조제를 건설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갯벌 등 해양생태계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지구상에서 서해안처럼 조력발전을 할 수 있는 자연환경을 가진 곳은 드물고, 이를 잘 활용해 화석연료가 고갈될 때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환경이나 생태에 대한 가치도 잘 따져서 현명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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