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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스몰” 공유경제의 핵심 사례를 쏘아보내는 돌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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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스몰” 공유경제의 핵심 사례를 쏘아보내는 돌직구

2012.08.12 00:00
창업이나 경영, 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2012년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편에선 수년 째 지속되고 있는 미국, 유럽발 경제위기의 여파가 ‘자영업자의 몰락’ ‘중산층의 붕괴’ ‘하우스푸어 신드롬’ 이란 이름으로 연일 신문 지면과 방송 꼭지를 장식한다. 다른 쪽에선 인터넷을 근간으로 한 이른바 ‘1인 창조기업’의 발흥과 수많은 ‘창업 경진대회’ 열풍, 그리고 그 속에서 간혹 등장하는 '벤처 성공담'들이 눈과 귀를 잡아끈다. 이런 혼란은 기존과는 뭔가 다른, 새로운 경제 원리가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새로운 것이 과연 무엇인지 파악하기란 여간해선 쉽지 않다. ‘창조성을 바탕으로 한 소규모 아이디어 창업’ 따위의 동어반복적 설명은 새로운 것의 핵심을 드러내기는커녕, 도리어 감춰버리기 십상이다. 신간 “빅 스몰”은 새로운 경제의 원리를 ‘인터넷과 사용자 사이의 신뢰에 기반한 공유경제’로 압축하고 있다. 공유경제(shared economy)는 로렌스 레식 하버드 법대 교수 등이 몇 년 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말로 재화를 여럿이 공유하면서 사용하는 걸 기본으로 하는 경제 방식이다. “재화의 가치는 단독으로 소유할 때보다 다른 사람들과 나눌수록 커질 수 있다”는 게 전제다. “빅 스몰>” 인터넷이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공유할 재화가 있는 사람과 공유를 통해 재화의 가치를 높일 의사가 있는 사람을 이어주는 게 공유경제 기업의 비즈니스 방식이라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런 새로운 경제 현상을 수치와 그래프를 들먹이며 딱딱하거나 애매모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추상적 서술을 가급적 줄이는 대신 공유경제의 특징을 이용해 성업 중인 다양한 기업 사례를 담았다. 각 사례들도 책이나 기사, 논문 등에서 찾아낸 게 아니라 기자인 저자가 직접 인터뷰하고 취재한 것들만 현장감 있게 오롯이 모았다. 궤적을 추적하기 어려운 변화구가 아니라 빠르지만 한 눈에 들어오는 ‘돌직구’인 셈이다. “빅 스몰”에 담긴 공유경제 기업들은 실로 흥미롭다. 자기 집을 민박으로 제공하려는 사람들을 모아 주는 소셜 숙박업체 ‘에어비앤비(AirBnB)’는 설립 6년 만에 회원 수가 5000만 명을 돌파했고, 이미 오래 전에 하루 예약 건수가 세계 최대 오프라인 호텔체인을 추월했다. 한달에 일정 비용을 내면 3D 프린터, 레이저 절삭기, 3D 설계 소프트웨어 등 전문가 수준의 각종 공구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테크숍(Techshop)’은 상업적인 성공에 힘입어 확장을 거듭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조업 2.0, 또는 개인화된 제조업(individual manufacturing)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여러 국내 벤처의 사례들도 소개함으로써 저자는 이런 종류의 책들에는 흔한, 외국(특히 미국) 중심의 서술에서도 벗어나고자 했다. 에버비앤비 모델을 국내에 도입한 ‘비앤비히어로(BnBHERO)’, 개인들이 소장한 책들을 보관해주는 창고업개념이면서 책의 활용도를 높여주는 ‘국민도서관 책꽂이’, 아이들의 헌옷을 공유하게 하는 ‘키플’ 등 아직은 작지만 의미있는 실험을 진행 중인 기업들은 국내서도 공유경제의 싹이 움트고 있음을 확연히 드러낸다. 물론 200쪽 남짓한 이 책 한권으로 공유경제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다. 저자의 의도였겠지만, 사례가 풍부한 만큼 공유경제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은 부족한 감이 있다. 공유, 신뢰, 명성, 사생활 같은 거대한 문제를 조금씩이라도 모두 다루려다보니 각 내용의 연결이 얼핏 성겨 보이기도 한다. 기업 사례를 설명할 때에도 약한 고리보다는 강점과 밝은 면에 초점을 맞췄다. 그럼에도 “빅 스몰”은 공유경제의 큰 그림을 포착하기엔 충분하다. 책의 부제처럼 ‘인터넷과 공유경제가 만들어낸 백만 개의 작은 성공’은 새 경제 질서의 흐름에 올라타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영감을 제공해 줄 것이다. 설사 창업이나 경영에 관심이 없다 해도,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만들어가기 위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일독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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