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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빛바랜 녹색혁명 ‘비료의 역설’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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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빛바랜 녹색혁명 ‘비료의 역설’ 풀릴까

2018.09.02 14:55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대규모 계단식 논밭이 펼쳐진 농장에서 수확한 잘 익은 곡물을 등에 진 여인이 밭 사이를 걷고 있다. 전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리고 있는 쌀, 밀 등 주요 곡물을 많이 얻기 위해 인류는 엄청난 양의 비료를 쓰고 있다. 하지만 땅에 뿌린 비료 중 일부는 계곡과 지하수를 통해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녹조, 적조를 일으키며 생태계를 파괴한다. 인류의 생존을 위해 뿌린 비료가 생태계, 나아가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비료의 역설’이다. 

 

이번 주 30일자 ‘네이처’ 표지에는 푸시앙둥 중국과학원(CAS) 유전학 및 발생생물학 연구소 교수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공동으로 곡물에 사용되는 비료의 양을 줄이면서도 수확량은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는 논문이 실렸다. 식물의 영양분 흡수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유전자를 발견한 것이다.

 

1960년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식량이 부족해진 국가들은 농업기술 혁신을 통해 농작물 수확량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녹색혁명'이었다. 화학비료와 살충제, 제초제부터 관개 기술, 품종 개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학기술이 농업에 동원된 결과다. 1961년 7억4100만 t에 그쳤던 전 세계 작물 수확량은 1985년 16억2000만 t으로 2배 이상 크게 늘었다.

 

이 시기 개발된 작물들은 곡물 수확량이 많고 비바람에 휩쓸리지 않게끔 키를 작게 만들어 태풍, 호우 등을 잘 견딘다. 하지만 부작용도 나타났다. 키 성장 억제 단백질인 ‘DELLA’를 과발현 시키면서 의도치 않게 영양분 중 하나인 질소를 흡수하는 능력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질소 비료를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써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2015년을 기준으로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사용된 비료 양은 1억4000만 t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녹색혁명 시기에 육종 기술로 개량된 벼와 밀 36종의 질소흡수능력을 분석하고 유전체를 분석해 어떤 유전자가 질소흡수능력과 연관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성장억제요인(GRF)4’ 단백질을 합성하는 유전자가 식물의 질소 흡수와 탄소 고정, 생장을 두루 촉진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푸 교수는 “식물의 질소흡수능력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유전자를 처음 찾았다. 이전까지 GRF4는 쌀알 크기를 키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던 단백질”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기존 녹색혁명 품종에서 GRF4 유전자를 과발현 시켜 비바람에 강하고 적은 비료로도 잘 자라는 품종을 개발했다. GRF4 단백질은 식물의 질소 흡수 효율을 높였고, 그 결과 적은 비료로도 기존과 비슷한 수확량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 키가 자라지 않게 만드는 DELLA 유전자의 효과는 그대로 유지돼 비바람에 쉽게 휩쓸리지 않았다. 논문의 제1저자인 리샨 CAS 연구원은 “비료를 덜 사용하면서 생산량을 높이는 것은 환경 파괴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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