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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 짓는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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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 짓는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란 무엇인가

2020.05.08 11:42
이명철 과학기술한림원장(왼쪽)과 정병선 과기정통부1차관이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부지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이명철 과학기술한림원 이사장(왼쪽)과 정병선 과기정통부1차관이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부지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신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할 부지로 충청북도 청주시가 최종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다양한 분야 첨단산업의 원천기술 경쟁력 혁신에 기여할 4세대 방사광가속기 부지로 청주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강하고 밝은 빛을 생산해 소재 및 부품 구조 파악 등 연구에 활용하는 ‘빛 공장’이다.  방사광가속기에서 가속돼 나온 극자외선, X선 등 빛을 이용하면 마치 현미경처럼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던 단백질 구조, 세포분열 과정은 물론 나노 소재 물성 변화까지 직접 볼 수 있다.


방사광가속기에서 나온 연구성과는 실제로 산업 판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일본이 수출 규제 품목으로 지정한 반도체 관련 소재인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일본은 방사광가속기에서 나온 EUV로 포토레지스트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타미플루와 함께 제약산업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던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도 방사광을 이용한 단백질 구조 분석 덕분에 가능했다.


국내에는 경북 포항에 설치된 3세대 방사광가속기와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있다. 포항 방사광가속기는 1995년 세계에서 5번째로 준공됐다가 지난 2011년 업그레이드를 통해 3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로 거듭나면서 국내 산업계와 과학계 연구를 지원해왔다. 3세대 방사광가속기에서는 태양광의 100억배에 이르는 빛을 만든다.  이 빛으로 100억분의 1초 단위로 물질 구조 변화 분석이 가능하다. 흔히 병원에서 사용되는 X선은 가시광선이 통과하지 못하는 피부나 근육을 투과해 뼈의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방사광가속기에서 나오는 X선으로는 심장근육의 움직임과 진동도 볼 수 있다. 2016년 준공된 4세대 선형 방사광가속기가 만드는 빛은 3세대 방사광가속기에서 나오는 빛보다 1억배 더 밝다. 연구자가 원하는 파장의 강한 빛을 1개만 생성할 수 있어 찰나의 시간 동안 물질의 구조가 어떻게 바뀌는지 보는데 활용된다. 

 

방사광가속기는 2021년 말 목표로 구축중인 중이온가속기와 다르다. 중이온가속기는 자연계에서는 가장 무거운 원자핵을 가진 우라늄 입자를 무거운 이온 상태로 가속시켜 다른 표적에 충돌시킨다. 이때 2차로 생성되는 입자를 이용해 주기율표 상에 존재하는 않는 원소를 찾아낸다. 양성자를 큰 에너지로 가속시켜 표적 물질에 충돌시킨 뒤 2차 입자를 소재 연구에 활용하는 중입자가속기와도 다른 개념이다. 

 

3세대 방사광가속기에는 빛을 내는 장치인 빔라인이 35개 구축돼 있다. 35개의 실험을 한번에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빔라인은 1개로 실험장치 3개를 끝단에 붙여 한번에 3개의 실험이 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산업계에서 방사광가속기 수요가 늘면서 점점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신규 가속기 건설이 추진됐다. 기존 방사광가속기만으로는 이용시간(빔타임) 확보가 부족하고, 산업을 지원하는 R&D 전용 설비(빔라인)이 없어 산업 R&D 수요에 대응이 어려워 소재 부품 장비 등 연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방사광가속기를 써야하는 연구 과제에 배정되는 시간은 실제 요구되는 시간의 절반 정도인 53% 정도에 불과하다.  

 

신규 방사광가속기 구축은 지난 3월 24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대형 가속기 장기로드맵 및 운영전략안’이 심의·의결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3월 27일 과기정통부가 추진 계획을 공고하고 경북 포항과 강원 춘천, 충북 청주, 전남 나주 등 4개 지자체가 지난달 8일 유치 의향서를 제출하며 신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 경쟁이 본격화됐다. 지역에 경제 유발 효과가 있는 '가속기'를 유치하려는 지자체간의 경쟁과 4·15 총선이 맞물리면서 유치전은 점점 뜨거워졌다. 춘천시는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넓은 부지를, 포항시는 3,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미 운영한 경험와 노하우를, 나주시는 안정적인 지반과 부지, 인공지능 관련 인프라를, 청주시는 대전 및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전문 인력을 각각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들은 4월 21일 지질조사 보고서를 제출하고 같은 달 29일에는 유치계획서를 제출한 뒤 6일 발표 평가를 받았다. 과기정통부는 2월부터 관련 분야 전문가로 부지선정평가위원회(선정위)를 구성하고 선정평가기준을 확정했다. 3차에 걸친 사전 준비회의와 지자체의 유치계획서 서면검토 이후 이달 6일 발표평가를 거쳐 충북 청주와 전남 나주로 후보를 압축하고 일 현장확인 등 최종평가를 통해 청주시를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부지로 최종 선정했다.  

 

과기정통부는 “가속기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단단한 지반을 가진 입지 환경이지만 교통접근성도 중요한 평가 사항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그 근거로 2020년 3월 수행한 방사광가속기 활용성 제고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수요자인 기업과 연구자들이 가속기 성능 외 항목에서 빔라인 이용시간 배정과 운영인력에 이어 교통 접근성을 세 번째로 중요한 애로사항으로 꼽았다고 제시했다.

 

충북 청주에 설치될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사업 조감도. 충청북도 제공
충북 청주에 설치될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사업 조감도. 충청북도 제공

● ‘빛 공장’ 방사광가속기, 신약·반도체 등 첨단기술 개발 ‘씨앗’

 

이번에 구축되는 방사광가속기는 4세대 원형 가속기다. 포항에 있는 4세대 선형 가속기와 구분하기 위해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로 부르고 있다. 이 가속기는 3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보다 100배 밝은 빛을 내도록 설계된다.   

 

방사광가속기는 쓰임새가 많다.  고인수 포항가속기연구소장(포스텍 물리학과 명예교수)은 “1년에 두 차례 빔라인 사용 신청을 받는데 원하는 빔라인을 쓰기 위한 경쟁률이 2대1에 달한다”며 “대부분 기업이나 연구원들이 보통 반년 정도 기다리는 상황에서 해외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2009년 발생한 신종 인플루엔자(신종 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라는 치료제도 이를 활용한 연구 산물이다.  미국 스탠퍼드대가 운영하는 방사광가속기(SSRL)는 타미플루 개발의 숨은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해 물체를 꿰뚫는 엑스선 빛을 만드는 장치다. 이 빛을 활용해 바이러스 단백질 결합 구조가 밝혀지면서 곧바로 치료제 개발로 이어졌다.

 

춘천 등 일부 지자체에선  평가기준이 불공정하다는 볼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접근성 등 평가 요소가 일부 불리하게 책정됐다는 점이 가장 큰 불만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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