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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은 장기화하는 데 계속해서 바뀌는 ‘거리두기’ 기준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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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은 장기화하는 데 계속해서 바뀌는 ‘거리두기’ 기준 문제 없나

2020.07.15 09:34
깜깜이 환자수·방역망 내 관리는 미달...신규 환자수는 기준 지속 완화..."엄격한 평가 필요"
 9일 오전 광주 서구청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문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9일 오전 광주 서구청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문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대응 수위를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지 두 달 반이 지나고 있다. 생활 속 거리두기는 일상생활과 경제, 사회활동을 영위하면서도 감염 예방활동을 지속해 나가는 방역체계를 뜻한다. 대규모 감염 사태를 강력한 환자 추적 및 검사로 조기에 막아 내고 4월 총선까지 무사히 치러낸 정부가 자신감을 담아 펴낸 유례없는 방역조치였다. 


아직까지는 대규모 집단감염이나 의료체계 붕괴 같은 우려하던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아 어느 정도 정착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일명 ‘깜깜이 환자’로 불리는 감염 경로 미상 환자 비율이 당초 방역당국이 제시한 목표치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고, 하루 신규 환자 수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언제든 대규모 감염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주의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방역당국이 생활 속 거리두기의 기준으로 스스로 정했던 기준을 지속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일부는 기준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하고 있어 이것이 변화하는 방역 환경과 역량을 반영한 것인지, 단순히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유지하기 위한 꼼수인지 논란이 될 가능성도 나온다.


● 스스로 제시한 목표 안지키는 방역당국


당초 방역당국은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작하면서 사태가 악화될 경우 방역 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고 단서를 언급했다. 이 때 제시한 생활 속 거리두기 유지 조건이 ‘하루 신규환자 하루 50명 이내, 감염경로 미상 환자 비율 5% 이내, 방역망 내 관리 비율 80% 이상’이었다. 


하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 시행 두 달 반이 지난 시점에서 초기에 언급한 기준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기준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발표 당시 상황을 봐가며라는 단서 조항을 제시했지만 극히 예외적인 상황을 감안해도 한 두번도 아니고 목표를 엄격하게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깜깜이 환자로 불리는 감염경로 미상 환자의 2주간 비율은 생활 속 거리두기 시작 단계인 5월 초 6%대였지만 5월 중순 잠깐 4%대로 낮아진 뒤부터는 꾸준히 상승했다. 5월 말 7%대를 기록한 데 이어 6월 10일에는 8.5%로 늘어났다. 6월 21일에는 10.6%로 기준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날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대규모 급격한 유행 확산은 억제하고 있으나 방역 당국의 추적이 유행 확산을 충분히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깜깜이 환자 비율은 이달 13일에도 9.4%, 14일 8.8%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1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으로 인해 바뀐 일상의 모습. 28일 가평휴게소 식탁에도 침방울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판이 설치돼 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으로 인해 바뀐 일상의 모습. 28일 가평휴게소 식탁에도 침방울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판이 설치돼 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여기에 신규 환자 가운데 자가격리 상태에서 확진된 사람의 비율을 의미하는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은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실시된 5월 초부터 줄곧 기준의 80%를 크기 미달하고 있다. 이 수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일 때엔 80%를 넘겼지만, 이태원 집단감염이 일어난 이후 크기 떨어져 이후 80%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수치가 낮다는 것은 기존 환자의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은 사람 중에서 새로운 환자가 나오고 있다는 뜻이다. 역시 지역사회의 조용한 전파 위험을 높여 주의가 필요하다. 


●하루 신규환자 50명 → 2주 평균 신규 환자 50명 → 지역사회 감염 50명 ‘사실상 완화’


초기에 유일하게 기준을 충족하던 기준은 매일 브리핑에서 가장 주목 받는 하루 신규환자수다. 하지만 이 역시 방역 당국이 상황에 따라 미묘하게 기준을 완화하면서 당초보다 많이 느슨해졌다.

 

지난 5월 3일부터 6월 12일까지 각 날 기준 2주 전까지의 감염 경로 불명 비율을 나타냈다. 5월 중순을 제외하고 모두 기준인 5%를 초과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지난 5월 3일부터 6월 12일까지 각 날 기준 2주 전까지의 감염 경로 불명 비율을 나타냈다. 5월 중순을 제외하고 모두 기준인 5%를 초과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첫 완화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행된 지 한 달이 채 안 된 5월 28일에 이뤄졌다. 이날 생활 속 거리두기 시행 이후 국내 신규 환자 수가 처음 50명을 넘어섰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전날(27일) 국내 신규환자 수는 79명으로, 50명의 기준을 초과했다”며 “그랬다고 해서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되는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다. 2주 간 누적된 통계 평균값이 50명을 넘었을 때 종합적으로 보고서 판단을 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갑자기 ‘하루 신규 환자 수’ 50명에서 ‘2주간 평균 신규 환자수’ 50명으로 기준이 바뀐 것이다.


방역 정책에 ‘정답’은 없고 수시로 변화하는 현실에 맞춰 기준을 바꾸는 것 자체도 비판의 대상은 아니다. 우연히 하루 환자 발생 수치가 높아졌다고 바로 정책을 변경하는 것보다는 통계를 통해 일정 기간의 경향을 확인한 뒤 변경하는 게 정책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그 정책이 방역 외에 경제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생활 속 거리두기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애초 제시했던 기준보다는 확실히 기준이 완화된 것만은 틀림없다. ‘단 하루도 신규 환자가 50명을 넘기지 않게 하겠다’는 정책과 ‘며칠 넘겨도 전체 평균이 넘지 않으면 괜찮다’는 정책은 결과에 차이가 크다. 실제로 사실상 완화된 기준에 따라, 결국 하루 평균 환자 수는 50명 전후로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통계 사이트 ′코로나19 실시간 상황판′에 집계된 5월 3일 이후 국내 하루 신규 환자수 추이다. 5월 말 이후 50명을 넘어서는 일이 잦아졌고, 7월 들어 더 잦아졌다. 아래는 중앙방역대책본부가 14일 발표한 정례 브리핑 자료에 있는 환자 발생 추이 그래프다. 국내 발생과 해외유입을 구분했다. 해외유입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국내발생은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하루 신규 환자 50명 미만′이라는 기준도 국내발생을 중심으로 슬쩍 바뀌었다. 하지만 이렇게 사실상 완화한 기준이 옳은지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코로나19 실시간 상황판 캡쳐 및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통계 사이트 '코로나19 실시간 상황판'에 집계된 5월 3일 이후 국내 하루 신규 환자수 추이다(위). 5월 말 이후 50명을 넘어서는 일이 잦아졌고, 7월 들어 더 잦아졌다. 아래는 중앙방역대책본부가 14일 발표한 정례 브리핑 자료에 있는 환자 발생 추이 그래프다. 국내발생(회색)과 해외유입(노란색)을 구분해 표시했다. 해외유입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국내발생은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하루 신규 환자 50명 미만'이라는 기준도 국내발생을 중심으로 슬쩍 바뀌었다. 하지만 이렇게 사실상 완화한 기준이 옳은지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코로나19 실시간 상황판 캡쳐 및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우선 하루 신규 환자 수가 50일을 넘는 날이 늘어났다. 5월 3일 이후 현재까지 하루 신규 환자 수가 50명 이상인 날은 18일이다. 이 가운데 7일이 7월에 집중됐다. 60명을 넘긴 날도 8일이며 이 가운데 5일이 7월에 집중됐다.

 

더구나 5월 말에 완화된 새 기준인 2주 평균 하루 신규 환자수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한계에 다다랐다. 6월 10일 이 수치는 45.5명을 기록했다. 50명에 근접한 수다. 6월 21일에는 46.7일으로 늘었다. 이달 5일에는 46.9명으로 소폭 늘었다. 지난 12일에는 급기야 2주간 하루 평균 신규 환자 수가 51.4명으로 50명을 넘겼다.

 

●국내감염 - 해외감염 따로 계산하기 시작...바뀐 환경 반영했을까


이 과정에서 다시 한번 완화된 기준이 등장했다. 박 차장은 5일 브리핑에서 갑자기 전체 하루 신규 환자수가 아닌 ‘지역사회 일평균 신규 환자 수’를 거론했다. 그는 “해외 유입은 2차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아 실질적으로 지역사회 감염 환자가 중요한 지표인 만큼 지역사회 감염 환자수 50명 이내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달간 이어온 기준인 ‘신규환자수’에서 갑자기 해외유입 환자수를 뺀 것이다.

 

박 차장은 12일에도 브리핑에서 “이번 주는 국내 확진자가 하루 20명대로 안정화되는 추이”라며 “최근 2주간 집단감염은 7건 발생해 그전 2주간의 19건에 비해 발생 수가 줄었다”며 국내 발생 환자만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12일 집계한 2주 평균 하루 신규 환자 수는 51.4명이었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국내 발생 환자 수보다 해외유입 환자 수가 더 많은 현실을 반영하기 위한 방역당국의 고민의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해외유입 환자 수는 6월 중순 이후 크게 증가하고 있어 서서히 감소 중인 국내 발생 환자 수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개학이 20일 시작됐다.  26일고등학교 1, 2학년을 비롯한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 2학년 등교개학도 순차적으로 시행됐다. 연합뉴스 제공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개학이 20일 시작됐다. 26일고등학교 1, 2학년을 비롯한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 2학년 등교개학도 순차적으로 시행됐다. 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그랬다 하더라도 중요한 정책의 관리 기준인 만큼 기준 변경에 대해서는 명확히 근거를 언급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애초 정한 기준은 지역 내 조용한 전파를 막고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환자만 발생시키면서 '바이러스와의 공존'을 택하기 위해 계산된 결과였다. 현실적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 과감히 그 사실을 공개하고 기준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물론 기준 완화를 공식화하는 순간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어 조심스러울 수는 있다. 이 경우 직접 기준을 완화하지는 않은 채 두 달 반 동안의 실제 관리 상황을 엄격히 평가해 그 결과를 알리는 방법도 있다. 생활 속 방역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다른 나라에 참고할 만한 데이터가 될 수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4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개최한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코로나19의 등장하지도 않은 백신에 대한 기대를 하는 것은 매우 성급하며 유행을 종식한다는 표현은 기대일 뿐”이라며 “오직 거리두기, 그리고 마스크 착용, 개인위생을 통해서 유행 규모를 억제하면서 관리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이 새로운 세상에 누가, 그리고 어느 국가가 먼저 좀 더 완전하게 적응하는지 그리고 적응 후에 이런 생활 방법을 오래도록 유지해 나가는 지가 결국 코로나19의 종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70여일째 이어지고 있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이런 새로운 생활 방법의 성공적 사례가 될지 여부는 방역 당국의 철저한 기준 관리와 이에 따른 개개인의 방역수칙 준수 여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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