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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인체 침투하는 유연한 관절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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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인체 침투하는 유연한 관절 지녔다

2020.08.20 06:28
독일 연구팀, 스파이크 단백질 '기둥' 부위 유연 구조 밝혀
독일 연구팀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를 자세히 밝혔다. 특히 그 동안 관심이 적던 ′기둥′에 해당하는 부위에 관절이 3개 존재해 단백질이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EMBL 제공
독일 연구팀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를 자세히 밝혔다. 특히 그 동안 관심이 적던 '기둥'에 해당하는 부위에 관절이 3개 존재해 단백질이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EMBL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이 유독 놀라운 전파 능력을 발휘하는 데에는 이 바이러스가 인체세포에 감염될 때 ‘열쇠’ 역할을 하는 바이러스 단백질의 독특하고 유연한 구조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단백질의 일부분이 마치 관절을 지닌 것처럼 유연하게 꺾여 인체세포의 목표 단백질과의 결합력을 극대화시킨다는 것이다. 바이러스의 침투 전략을 정확히 이해해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할 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틴 벡 독일 막스플랑크 생물물리연구소 단장과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 독일 구텐베르크대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표면 단백질 중 하나로 인체세포 침투 ‘열쇠’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를 분석한 결과, 나무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 중 기둥에 해당하는 부위가 세 개의 관절 부위를 포함하고 있으며, 유연하게 꺾이면서 인체 세포와 결합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8일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1000개를 준비한 뒤 극저온전자단층촬영(CryoET) 기술을 이용해 266개의 단층촬영 영상을 얻었다. 각각의 바이러스에는 평균 40개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표면에 있었는데, 연구팀은 이들 영상을 평균화하는 이미지 처리 과정을 거치고 원자 수준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을 추가해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를 주위에 붙은 부속 물질인 당 분자까지 포함해 정확히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흔히 나무 모양으로 묘사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기둥 부위의 구조에 주목했다. 기존에는 나무 기둥처럼 이 부분이 튼튼할 것으로 추정됐는데, 연구 결과 이 부위에 ‘관절’로 해석할 수 있는 연결 부위가 세 곳 존재해 조건에 따라 이 부위가 꺾이면서 스파이크 단백질의 높이가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팀은 단백질의 기중 부위를 다리에 비유해 세 부위에 각각 ‘골반’과 ‘무릎’, ‘발목’이라는 별명을 붙였다(아래 사진).

 

연구팀이 재구성한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를 왼쪽에 표현했다. 빨간색은 단백질이고 파란색은 그 표면에 붙은 당 분자다. 연구팀은 특히 기둥 부위에 ′골반′과 ′무릎′, ′발목′이라고 별명 붙인 관절이 세 곳 있어 움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오른쪽은 연구팀이 촬영한 스파이크 단백질의 단면이다. 관절처럼 보이는 연결부위가 선명히 관찰된다. 사이언스 논문 캡쳐
연구팀이 재구성한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를 왼쪽에 표현했다. 빨간색은 단백질이고 파란색은 그 표면에 붙은 당 분자다. 당 분자는 단백질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고, 중화항체 등으로부터 결합을 방해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한국의 석차옥 서울대 화학부 교수와 임원필 미국 리하이대 교수팀이 5월 처음 자세히 밝혔다. 이번에 독일 연구팀은 특히 기둥 부위에 '골반'과 '무릎', '발목'이라고 별명 붙인 관절이 세 곳 있어 움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오른쪽은 연구팀이 촬영한 스파이크 단백질의 단면이다. 관절처럼 보이는 연결부위가 선명히 관찰된다. 사이언스 논문 캡쳐

먼저 스파이크 단백질 중 인체 세포의 표면 단백질인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와 결합하는 부위인 수용체결합부위(RBD)는 나무의 윗부분에 존재한다. 이 부분과 나무 기둥에 해당하는 부위 사이의 결합 부위인 '골반'이 움직였다. 나머지 두 부분은 기둥 중간(무릎)과 맨 아래(발목)에 위치하며, 역시 여러 방향으로 꺾일 수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벡 단장은 “RBD가 있는 단백질 윗부분은 백신 개발을 위해 유전자 재조합 등 기술로 널리 만들어질 정도로 잘 알려져 있지만, 기둥 부분의 구조가 부드럽다는 것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연한 스파이크 단백질 기둥 구조는 인체 세포의 ACE2 단백질과 결합할 때 유리하다. 거리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결합력을 높이고, 감염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추정된다. 사이언스 논문 캡쳐
유연한 스파이크 단백질 기둥 구조는 인체 세포의 ACE2 단백질과 결합할 때 유리하다. 거리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결합력을 높이고, 감염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추정된다(오른쪽 그림). 사이언스 논문 캡쳐

이런 관절 구조 덕분에 스파이크 단백질은 인체 세포의 ACE2와 결합할 때 거리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능력을 갖게 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능력은 각각 공 모양인 바이러스와 인체세포 사이에서 서로 다른 결합 거리를 조절하는 데 유리하다. 스파이크 단백질이 먼 ACE2와 결합할 때는 관절을 펴고, 가까운 거리의 ACE2와결합할 때는 관절을 굽혀 높이를 낮출 수 있다(위 그림). 


지난 5월 말, 단백질 표면을 감싸는 당 단백질을 포함해 스파이크 단백질의 가장 상세한 3차원 구조를 임원필 미국 리하이대 교수팀과 함께 처음으로 밝힌 석차옥 서울대 화학부 교수는 “우리 연구팀 역시 구조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스파이크 단백질 기둥 부위가 관절을 갖고 있고 이들을 통해 단백질이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상태”라며 “이 결과가 오류인지 의문이 있었는데, 이번 연구로 이 같은 구조와 움직임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스파이크 단백질 움직이는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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