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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감염병, 30분 만에 진단하는 새 유전자 기반 진단기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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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감염병, 30분 만에 진단하는 새 유전자 기반 진단기술 나왔다

2020.09.20 14:54
포스텍 연구팀 개발...코로나19와 비브리오 등 바이러스, 세균에 적용 가능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감염병의 감염 여부를 30~50분만에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 기반 진단법이 개발됐다. 항체를 쓰는 기존 신속진단법과 달리 유전자를 사용해 비교적 정확도가 높으면서도 진단이 빠른 게 특징이다. 세균과 박테리아 모두에 사용할 수 있고, 새로운 감염병이 나타나도 쉽게 새 진단법을 개발할 수 있어 미래 감염병 대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은 이정욱·정규열 화학공학과 교수와 우창하, 장성호 연구원팀이 별도의 검체 전처리 없이 현장에서 바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인 리보핵산(RNA) 염기서열을 검사해 신속하게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기반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기존에도 현장에서 10~20분 만에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신속진단 기술은 존재했다. 하지만 이들은 바이러스의 단백질 일부인 '항원'과 이를 인지하는 체내 면역 물질인 '항체' 사이의 반응성을 바탕으로 하는 방식으로 정확도가 낮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 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진용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항원 항체 반응이 아니라 코로나19 확진 검사에 사용되는 유전자 검사 방식으로 신속하게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RNA를 지닌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검체에 존재할 경우 이를 정확히 포착해 빛(형광)을 내 감염 여부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검사는 사전 제작과 현장 진단의 두 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새로운 감염병이 등장하면 원인이 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RNA에서 특징적인 부분을 골라 표적으로 정한 뒤, 여기에 붙을 수 있는 탐지용 RNA 서열(프로브)을 두 개 만든다. 하나는 일종의 ‘머리’에 해당하는 ‘프로모터 프로브’이고, 다른 하나는 꼬리로 나중에 형광물질과 결합하는 ‘리포터 프로브’다. 이렇게 유전자 검사용 프로브를 만드는 과정은 지금의 확진검사법인 유전자증폭법(RT-PCR)에서도 똑같이 필요하다.


일단 프로브 두 개를 개발하면 이 다음부터는 현장에서 빠르고 쉽게 검사를 할 수 있다. 먼저 끊어진 RNA를 연결시켜주는 연결효소(라이게이스)와 RNA 복제를 담당하는 RNA 중합효소, 형광물질, 그리고 만든 두 개의 프로브를 검체 시료에 한꺼번에 넣고 인체 체온과 비슷한 37도의 환경에 둔다. 그러면 프로브가 표적 RNA에 달라붙고 곧이어 연결효소가 작도해 두 프로브를 연결시킨다. 이어 중합효소가 연겨뢴 두 프로브의 RNA를 일종의 '틀' 삼아 새로운 RNA를 만든다. 이 RNA는 스스로 꼬이면서 독특한 입체 구조(압타머)를 이루는데, 이 구조가 형광물질과 결합하면서 빛을 낸다(아래 그림).

 

포스텍이 개발한 새 진단기술의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시약 병 안에 표적 RNA와 결합할 수 있는 프로브 두 개와 연결효소(라이게이스), RNA 중합효소, 형광물질을 넣는다. 차례로 프로브가 표적에 붙고 라이게이스가 두 프로브를 연결시키며, 중합효소가 연결된 RNA를 바탕으로 새 RNA를 만든다. 새 RNA는 완성되면 스스로 꼬이면서 입체 구조를 갖는데, 이 구조는 형광물질과 결합해 빛을 낸다. 이 방법으로 연구팀은 30~50분 만에 적은 양의 표적 RNA를 검출하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네이처 의공학 논문 캡쳐
포스텍이 개발한 새 진단기술의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시약 병 안에 표적 RNA와 결합할 수 있는 프로브 두 개와 연결효소(라이게이스), RNA 중합효소, 형광물질을 넣는다. 차례로 프로브가 표적에 붙고 라이게이스가 두 프로브를 연결시키며, 중합효소가 연결된 RNA를 바탕으로 새 RNA를 만든다. 새 RNA는 완성되면 스스로 꼬이면서 입체 구조를 갖는데, 이 구조는 형광물질과 결합해 빛을 낸다. 이 방법으로 연구팀은 30~50분 만에 적은 양의 표적 RNA를 검출하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네이처 의공학 논문 캡쳐

이 모든 과정은 하나의 시약병 안에서 별도 조작 없이 한 번에 이뤄진다. 총 반응시간은 30~50분이다. 특히 별도의 RNA 증폭이 없어도 적은 양의 시료를 비교적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연구팀이 유전자증폭법(RT-PCT)과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 정확도를 비교한 결과, 50분이 걸리는 기술의 경우 감염된 환자를 감염됐다고 정확히 판정하는 비율은 80~85%, 감염되지 않은 환자를 감염되지 않았다고 판정하는 비율은 100%를 기록했다.


또 원하는 병원체의 RNA 서열만 정해주면 어떤 새로운 병원체라도 진단이 가능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외에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 중동호흡기증후군바이러스(MERS, 메르스), 병원성 대장균, 패혈증 비브리오균 등 총 5종의 바이러스와 세균에서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정욱 교수는 “RNA를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기술로 환자의 시료에서 별도의 처리 없이도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어 빠르고 간단하다”라며 “코로나19 외에 다른 새로운 감염병이 나오더라도 일주일 이내에 이에 대한 진단키트를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어 미래의 감염병에도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의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의공학’ 18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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