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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규칙한 수면 원인은 뚱뚱해서거나 나이 때문이거나, 치매에 걸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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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규칙한 수면 원인은 뚱뚱해서거나 나이 때문이거나, 치매에 걸려서

2020.11.09 15:22
KAIST-플로리다주립대 연구팀, 수학-생명과학 융합연구로 원인 밝혀...수면치료법 개발 기대
불규칙한 수면 사이클의 원인을 생체시계인 일주기리듬과 관련한 물질을 중심으로 해석하고, 그 요인을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과 치매, 노화가 이 같은 수면 불안정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불규칙한 수면 사이클의 원인을 생체시계인 '일주기리듬'과 관련한 물질을 중심으로 해석하고, 그 요인을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과 치매, 노화가 이 같은 수면 불안정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수면의 불안정성을 유발하는 대표적 요인이 비만과 치매, 노화라는 사실이 수학과 생명과학 융합연구 결과 밝혀졌다. 이 같은 불안정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 역시 구체적으로 제시해 향후 수면 질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김재경 수리과학과 교수와 김대욱 연구원, 이주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교수팀이 수학 모델을 이용해 세포 내 물질의 이동을 방해하는 ‘세포질 혼합’ 현상이 수면 사이클의 불안정성을 유발한다고 예측하고, 그 주요 요인으로 비만과 치매, 노화를 지목했다고 9일 밝혔다.


잠을 잘 이루지 못하거나 잠이 들어도 자주 깨는 등 불안정한 수면 패턴을 보이는 사람은 건강과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는다. 따라서 수면 패턴이나 사이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널리 연구돼 왔다.

 

흔히 수면 패턴은 인체의 반복적인 움직임을 조율하는 ‘일주기리듬’이라는 뇌 속 생체시계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주기리듬은 인간이 24시간 주기에 맞춰 살아가도록 조절하는데, 밤 9시경이 되면 뇌 속 멜라토닌 호르몬을 분비해 수면을 취하게 유도한다.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마이클 영 미국 록펠러대 교수 등은 일주기리듬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PER 라는 단백질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PER 단백질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세포 핵 안에 들어가 자신의 유전자에서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억제하는데, 이 과정이 매일 규칙적으로 반복되면서 일주기리듬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매우 많은 물질이 복잡하게 결합하고 분해되며 신호를 전달하는 세포 내 환경에서 수천 개의 PER 단백질이 어떻게 일정한 시간에 핵 안에 들어가 일주기리듬을 형성하는지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다. 연구팀은 “서울 각지에서 출발한 수천 명의 직원이 매일 같은 시간에 혼잡한 도로를 통과해 회사에 들어오는데, 이들이 오는 방법을 찾는 것만큼이나 난제”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포 내 분자의 움직임을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 따라 확률적으로 예측하는 모형을 자체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세포 내 PER 단백질의 움직임을 해석한 결과, 이 단백질이 세포핵 주변에서 충분히 모여 응축돼야만 동시에 일종의 ‘출입증’을 받아 핵 안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밝혔다. PER 단백질이 세포핵 주변에 수천 개가 모인 뒤에 이들 분자에 인산 분자가 붙는 과정이 일어나는데(인상화), 그 뒤에 세포핵 안에 들어가 일주기리듬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마치 서울 각지의 직원이 모두 숭례문에 집결한 뒤에 비로소 출입증을 받아 도심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수리모형을 통해 시뮬레이션한 시간에 따른 세포 내 PER 단백질의 움직임(왼쪽)과 PER 단백질의 양 그래프다. 인산화가 완료되지 않은 PER 단백질(주황색)이 세포핵 주위에 계속해서 응축된다(i). 이렇게 응축된 PER 단백질이 일정량 이상이 되면 함께 인산화되고(보라색, ii) 함께 세포핵 속으로 들어간다(iii). 연구팀은 이 과정이 지방 액포 등으로 방해 받으면 수명 불안정이 일어난다고 봤다.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비만과 치매, 노화다. KAIST 제공
수리모형을 통해 시뮬레이션한 시간에 따른 세포 내 PER 단백질의 움직임(왼쪽)과 PER 단백질의 양 그래프다. 인산화가 완료되지 않은 PER 단백질(주황색)이 세포핵 주위에 계속해서 응축된다(i). 이렇게 응축된 PER 단백질이 일정량 이상이 되면 함께 인산화되고(보라색, ii) 함께 세포핵 속으로 들어간다(iii). 연구팀은 이 과정이 지방 액포 등으로 방해 받으면 수명 불안정이 일어난다고 봤다.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비만과 치매, 노화다. KAIST 제공

연구팀은 이 같이 PER 단백질이 핵 주변에 응축되는 과정을 방해할 경우 일주기리듬도 흐트러질 것이라고 보고 그 원인을 찾았다. 그 결과 지방이 가득 든 일종의 주머니인 지방 액포가 세포 내에 과도하게 만들어질 경우 세포 내 물질 움직임이 둔화되는 세포질 혼합 현상이 나타나고, 이 때 PER의 인산화가 이뤄지지 않아 일주기리듬이 흐트러지고 수면 패턴이 불안정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비만과 치매, 노화가 이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대표적 요인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김 교수는 “비만과 치매, 노화가 불안정한 수면을 유발하는 원인임을 수학과 생명과학 융합연구를 통해 밝혔다”라며 “세포질 혼합을 해소하면 수면 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 만큼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활용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0월 26일자에 발표됐다.

 

연구를 이끈 김재경 KAIST 수리과학과 교수(왼쪽)과 김대욱 연구원이 한 자리에 모였다. KAIST 제공
연구를 이끈 김재경 KAIST 수리과학과 교수(왼쪽)과 김대욱 연구원이 한 자리에 모였다. 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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