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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혐오]⑥'그들'에게 들었다. 혐오와 더불어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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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혐오]⑥'그들'에게 들었다. 혐오와 더불어 살기

2020.12.05 15:00
신천지 교인·중국 유학생들 인터뷰
 

2019년 말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팬데믹은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전세계적으로 경제는 위기를 맞았고 개인들은 당연히 누려야할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무엇보다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은 감염병 공포, 불안과 함께 중국인을 비롯한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시기는 물론 위기의 시기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가 만연한 사회는 건강한 사회와는 거리가 멀다. 동아사이언스는 코로나 시대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혐오 현상과 연관된 데이터와 심리분석을 통해 입체적으로 진단하고 혐오의 원인과 우리 사회가 혐오를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연속기획을 통해 짚어봤다.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지 한달 여만인 2월 중순 대구 신천지 교인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했다.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첫 보고된 중국과 중국인, 국내 확진자 급증에 영향을 미친 신천지 교인들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기 시작했다. 

 

지금도 중국인과 신천지 교인에 대한 사회적인 혐오는 진행중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승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12월 4일 국내 신규 확진자가 지난 3월 대유행 이후 276일만에 600명대를 기록했다. 전국적인 산발적 집단감염으로 ‘대유행’이 현실화하며 확산 초기 지탄을 받았던 이들에 대한 마음도 쉽게 누그러지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동아사이언스 취재팀은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국내 사회적 혐오 현상을 다각도로 진단했다. 인터넷 댓글 분석, 코로나19 확산에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여겨지는 특정집단에 대한 정서적 반응 분석을 포함한 혐오 민감성 및 우울·불안·스트레스와의 상관관계 분석, 혐오를 부추기는 가짜뉴스 등 빅데이터, 진화인류학, 심리학, 데이터사이언스, 보건학 등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업을 진행했다.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불거진 정서적 불안감과 스트레스, 혐오 대상에 대한 인식, 위기 속에서 확산되는 가짜뉴스로 인한 글로벌 인포데믹까지 혐오 현상과 혐오를 부추기는 원인 등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직접 혐오를 당하는 당사자들의 이야기도 직접 들었다. 전사회적 혐오와 더불어 살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혐오를 뛰어넘어 감염병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보려는 의도였다. 대구 신천지 교인으로 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완치된 4명과 한국에서 유학중인 중국인 유학생 3명을 어렵게 섭외하고 직접 만났다. 

 

인터뷰에 응한 유학생고 교인들이 전체를 대변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모두 사회적 혐오로 인한 실질적를 피해를 입고 있었다. 실제로 직장을 잃는 눈에 보이는 피해는 물론 사람이 많은 장소에 가기를 꺼리는 등 무형의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도 있었다.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국내에서 이들에 대한 혐오를 ‘이해한다’면서도 만연한 혐오가 감염병 위기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라고도 했다. 

 

 

"감염 의도 없었지만 국민에겐 미안한 마음...쏟아지는 비난 겸허히 감내"  

 

 

지난달 2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육상진흥센터. 이곳에서는 대구 신천지 교인들의 혈장 공여 행사가 한참 진행중이었다. 행사에 참여한 신도 4명을 만났다.  이들은 대구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확산이 되는 당시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완치됐다. 

 

안 모씨(63세)는 지난 2월 중순 허리 수술로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병상에 누워 TV를 보다 뉴스에서 신천지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안씨는 신천지 신도라는 이유로 곧 강제 퇴원당했다. 강제 퇴원 당시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안씨는 “실밥을 뽑지 않은 상황에 간호사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병원에서 쫓겨나다시피 해서 나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인인 손 모씨(60세)는 코로나19 감염 여부가 확인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신천지교인이라는 이유로 직장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신 모씨(29세)는 신천지교회 집단감염 당시 코로나19에 확진됐고 완치된 후에 다니던 직장에 복직하려고 했지만 해고를 당했다. 현재 이들은 무직 상태다. 

 

신천지 교인 4인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동아사이언스 비디오 채널 제공
신천지 교인 4인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동아사이언스 비디오 채널 제공

신천지교회는 인터넷 등에서 국내 코로나19 사태를 악화시킨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증가 추세가 하루에 한두명 수준이다가 대구 신천지교회 교인들을 중심으로 대량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신천지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5213명으로 현재까지도 집단감염 사례 중 가장 많은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다.

 

인터뷰에 응했던 이들은 신천지교회가 코로나19 사태 초기 확산의 원인이 됐다는 사실에 대해 대부분 미안함을 표했다. 신씨는 “미리 방역에 신경을 쓰고 노력했더라면 국민에게 불안감을 안겨드리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라며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많은 교인들이 감염돼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손씨도 “신천지 때문에 확진자가 늘어난 것에 대해 죄송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코로나를 겪어보니 미안했다”며 “가족에도 미안했고, 저희 가정이 격리를 하다보니 주변에 피해가 생겨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신천지교회 측은 “당시만 해도  종교 모임 제한이 없었다"며 "교회도 신도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이라는 것은 상상을 못했다”고 했다.

 

이들은 또 신천지교회와 교인에 대한 사회의 혐오도 이해한다고 했다. 코로나19 같은 신종 감염병을 모두가 처음 겪는 일이고 그로 인한 불안감과 공포감이 신천지교회 신도들에 대한 혐오가 자연스레 생겨나도록 했다는 것이다. 

 

전씨는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은 모두가 처음 겪는 일”이라며 “그렇다 보니 국민들의 불안감과 공포감이 커졌고 그래서 좀 더 혐오의 감정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손씨는 “직장을 잃게 된 것도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을 이해한다”며 “모든 직원들이 신천지를 다니는 사람과 일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데 거부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한 네 명은 대규모 유행 이후 실직과 같은 어려움과 함께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직장에서 같이 10년 넘게 근무한 직원들이 이번 일로 혐오가 섞인 말을 했고 대놓고 직장을 그만두라고 했다”며 “감염이 됐으니 당연히 들어야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천지 교인 4인과의 인터뷰 영상 

동아사이언스 비디오 채널 제공

이날 인터뷰를 진행한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신천지교회 교인들이 단체 혈장공여를 실시했다. 혈장은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한 것으로 GC녹십자와 종근당 등 국내 기업에 제공되고 있다. 이미 1차와 2차 단체 혈장공여가 끝났고 현재 3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 참가한 4명 중 전 씨와 손 씨는 이미 혈장공여를 마쳤고 나머지 2명은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네 사람은 헌신적으로 자신들을 치료를 해준 의료진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함께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혈장공여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코로나19에 감염되고 고통이 굉장히 심했다”며 “이런 고통을 다른 사람들은 안 겪었으면 하는 마음에 혈장공여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나라에서 방역을 위해서 해주는 것들에 너무 감사한다”며 “4차 단체 혈장공여를 한다면 또 참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 씨는 코로나19로 남편을 잃었다. 안씨는 “남편을 보니 치료제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손씨는 “하루 속히 코로나19 종식되는 게 저희가 원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에 걸렸다는 것 자체가 죄송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신씨도 “개개인의 힘이 빨리 모일수록 코로나19 종식이 빨리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함께 한 신천지교회 관계자는 “9개월간 교단 차원에서는 시설 폐쇄나 집합금지 명령이, 교인 개인적으로 권고사직이나 시설이용거부, 인격에 대한 공격이 있었지만 교회내 많은 감염자가 나오면서 충격받았을 국민의 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모아졌다”며 “다만 감염병 시대에 확진자들을 손가락질하기보다 ‘누구나 바이러스에 걸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회가 서로를 안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혐오하는 사람 당하는 사람 모두가 피해자...환자 치유가 우선"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지난해말 처음 시작했다는 분석 결과들이 나오면서 사태의 진원지인 중국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국내에서도 첫 환자가 중국인 관광객으로 밝혀진데다가 중국 유입설이 확산하면서 국내에서 머물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과 근로자들을 향한 혐오가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다.    

 

취재팀은 지난달 26일 서울 소재 대학교 대학원에 유학중인 20대 중국인 유학생 3명 만났다. 이들은 국내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한때 제기된 중국이 인위적으로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주장에 대해 “중국과 중국 국민에도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일을 일부러 했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정 모씨(27세)는 “중국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되고 국민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일부러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글을 보면 상식 밖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민주주의 국가든 사회주의 국가든 국민을 위험에 일부러 빠뜨리는 정부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모씨(34세)는 “인터넷 SNS를 보면 ‘중국은 존재하면 안 되는 나라’라거나 ‘힘을 합쳐 중국을 고립시키자’는 글을 보면 기분이 썩 좋지 않다”며 “중국인들도 코로나19의 피해자라는 점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중국인 유학생 3인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동아사이언스 비디오 채널 제공
중국인 유학생 3인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동아사이언스 비디오 채널 제공

중국에선 코로나19가 4월 이후 사실상 크게 줄었지만 한국에 머무는 이들은 여전히 코로나19는 진행형의 위기이다.  정씨는 “유학생이라 사실 학교 내에서는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학교 밖이나 공공장소에서는 중국인이라는 이유로 미움을 받을까 두려워 통화를 한국어로 하거나 말을 아낀 적이 있지만 모든 한국인이 중국인을 혐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황씨는 “세계적으로 보면 중국인만 차별이나 혐오를 겪고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서구권에서는 한국과 일본, 중국인의 생김새로 인종차별을 하는 등 동아시아인에 대한 혐오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데다가 코로나19로 더 심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리우 모씨도 “네덜란드에서 유학중인 친구로부터 현지 국민들이 중국인을 욕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고 어떤 한국인 친구는 지하철에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불편한 시선을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세 명의 유학생들 역시도 신천지 교인들처럼 한국 내 중국인에 대한 혐오에 대해 한편으로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되는 정서라는 것이다. 하지만 함께 생각해볼 게 있다고 했다.

 

중국인 유학생 3인과의 인터뷰 영상 

동아사이언스 비디오 채널 제공

황씨는 “최근 해외에서 한국으로 유입된 확진자를 보면 중국 외에도 여러나라에서 들어오는데 중국인만 입국을 금지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됐다고 해서 모든 중국인을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로 보는 시선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1년 가까이 지나면서 중국인 혐오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들도 어느 정도 이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정씨는 "일부 종교단체나 방역을 준수하지 않은 단체와 시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면서 중국을 향하던 화살이 다른 곳으로 향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인을 포함해 혐오를 당하는  사람은 물론 하는 사람도 모두 피해자이며 감염병 위기에서 확진자를 줄이고 치료를 하는 게 최우선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씨는 “지금은 국가 간의 혐오를 버리고 신규 확진자를 줄이고 확진자를 치료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모두가 하루 빨리 팬데믹을 끝내는 걸 목표로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씨도 “코로나19는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심각한 바이러스가 나올 수도 있다”며 “방역과 치료에 힘쓰면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환경 보호, 지구 보호 등에도 신경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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