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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큐멘터리] '세상의 모든 것'을 검출해 내는 탐정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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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큐멘터리] '세상의 모든 것'을 검출해 내는 탐정사무소

2020.12.08 18:00
포스텍 분자식별연구단
 

과학에서뿐 아니라 전쟁, 스포츠 등 어느 분야에서건 상대하는 이의 정체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전략을 세우고 접근할 수 없다. 다양한 대비책을 미리 마련해 훑어 나가면서 확인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게 된다.

 

장영태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의 화학 식별체학 연구실도 같은 방법을 쓴다. 1만 개의 형광 분자로 구성된 ‘라이브러리’를 구축해 목표하는 물질이 어떤 물질이건 말 그대로 환하게 밝혀내는 것이다. 물질을 찾아내는 ‘식별자’로써 눈에 바로 보이고 반응 감도도 가장 좋은 형광 분자를 활용해 세상의 모든 것을 검출할 수 있는 센서를 만드는 게 목표다.

 

식별자를 만드는 대부분의 연구는 목표한 물질을 정하면 이를 찾는 데 집중한다. 커피 속 카페인 검출을 예로 들면 대다수 연구는 카페인만을 정확히 검출해내는 식별자를 찾고 이를 정밀화한다. 문제는 실생활에서 이 연구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커피에는 식별자를 방해할 수많은 물질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장영태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반대로 접근한다. 엄청난 양의 식별자 도구 세트를 갖춰놓은 후 어떤 식별자가 반응할지를 찾는다. 범용 항체 수백 개를 갖춰놓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수백만 개 물질에 이를 조합해가며 대응하는 인체 면역체계와 비슷하다. 한 물질을 찾는 데 집중하면 다른 연구에 적용이 어렵지만 라이브러리로 접근하면 어떤 물질에도 대응할 수 있다. 연구팀이 이를 위해 지금까지 만들어온 형광 식별자는 1만 개가 넘는다. 전 세계 연구실 어디에도 이만큼의 라이브러리를 갖춘 곳은 없다.

 

연구실의 꿈은 두가지다. 하나는 탐정사무소를 차리는 일이다. 누구나 와서 찾고 싶은 물질을 이야기하면 바로 찾아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물을 한 잔 들고 와서 마셔도 괜찮은지를 물어보면 인체에 무해한 식별자 한 방울만 떨어뜨리면 바로 알 수 있게 돕는 식이다. 적용할 물질은 무궁무진하다. 최근에는 중국 음식인 훠궈가 기름이 빨갛다 보니 신선도를 알 수 없다며 확인할 방법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아 해결해주기도 했다.

 

인체 속 종류만 200개가 넘는 세포를 하나하나 구분하는 것도 목표다. 암세포를 예로 들면 건강한 면역세포는 암을 잡아먹지만, 그렇지 못한 세포는 암을 오히려 키워주기도 한다. 이를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암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작은 세계들을 점차 정복해나감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인간 세포 지도책을 만드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연구실은 형광 분자를 활용해 '세상의 모든 것'을 검출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포스텍 화학식별체학연구실 보러 가기  https://youtu.be/v6L1Go8xleA

 

※대학 연구실은 인류의 미래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엿볼 수 있는 창문입니다. 인류 지식의 지평을 넓히는 연구부터 실제 인간의 삶을 편하게 하는 기술 개발까지 다양한 모험과 도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연구실마다 교수와 연구원,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열정을 펼치고 있습니다.  연구자 한 명 한 명은 모두 하나하나의 학문입니다.  동아사이언스는 210개에 이르는 연구실을 보유한 포스텍과 함께 누구나 쉽게 연구를 이해할 수 있도록 2분 분량의 연구실 다큐멘터리, 랩큐멘터리를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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