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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자가격리 위반 '처벌강화' 불필요한 규제였다" 국내 연구팀 효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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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자가격리 위반 '처벌강화' 불필요한 규제였다" 국내 연구팀 효과 분석

2020.12.14 17:24
전신 방호복을 입은 인천국제공항 출입국 외국인청 입국심사관이 8일 오후 유증상자 전용 입국심사대에서 입국심사 후 자가격리 지침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전신 방호복을 입은 인천국제공항 출입국 외국인청 입국심사관이 입국심사대에서 입국심사 후 자가격리 지침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확진자와 접촉하거나 해외에서 입국한 뒤 자가격리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2주간 자가격리 조치를 지키지 않고 돌아다니다 방역당국과 지자체에 적발된 사례도 늘고 있다. 정부는 이런 자가격리 위반을 사례를 줄이기 위해 지난 4월 이를 지키지 않은 경우 벌금을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올리는 등 벌칙을 강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국의 강화조치가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만큼 자가격리 위반이 심각한 문제될 수준이 아니었으며 이런 강화 조치가 오히려 자가격리 위반을 막기보다는 불필요한 규제에 가까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석현 건양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코로나19로 자가격리 대상이된 사람 가운데 위반자 비율을 분석한 결과 정부의 관리 강화가 자가격리 위반율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이런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재난의학 및 공중보건준비’ 인터넷판에 지난 10월 22일 공개됐으며 이달 중 정식 게재될 예정이다. 

 

자가격리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예방책 중 하나로 확진자와 마주친 사람들과 위험지역에서 이주한 이들이 대상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들을 스스로 2주간 격리하고 이를 지원 및 감시하는 방향으로 방역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4월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하면서 정부가 해외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자가격리를 하기로 하면서 자가격리 인원이 늘어난 후 언론을 중심으로 자가격리 위반 사례가 연이어 보도되기도 했다.

 

정부는 자가격리 위반을 막기 위해 행정력을 대거 투입해 자가격리 이탈자에 대한 관리강화방안을 시행하고 무단이탈자 다중 감시체계를 구축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과 각 지자체에서 별도 전담조직을 운영해 24시간 감시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정당한 사유 없는 무단이탈자를 즉시 고발하고 방역 비용과 손실 비용 등 손해배상도 청구하기로 했다. 법 조항도 강화해 자가격리 위반시 벌금을 최대 3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늘렸다.

 

재난의학 및 공중보건준비 제공
연구팀은 올해 3월 22일부터 6월 10일까지 자가격리자 수와 위반자 수를 분석했다. 이 기간 자가격리자 중 위반자수는 일평균 6명 정도로 나타났는데, 자가격리 조치가 강화된 4월 5일(빨간 점선) 이후 별다른 차이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재난의학 및 공중보건준비 제공

하지만 분석 결과 이런 조치는 자가격리 위반자를 줄이는 효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연구팀은 올해 3월 22일부터 6월 10일까지 자가격리자 인원과 위반자 수를 분석했다. 이 기간 평균 하루 격리자 수는 3만 6561명이었다.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된 평균은 5127명, 해외입국 후 자가격리된 3만 2041명이었다. 4월 5일 이전과 이후를 놓고 자가격리 위반자 발생 양상이 달라졌는지를 통계적으로 분석해보니 유의 확률이 99%로 나타났다. 유의 확률이 높을수록 두 비교대상이 거의 비슷하다는 결과로 해석된다. 정부가 조치를 시행했으나 별다른 차이를 만들지는 못한 셈이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국내 자가격리 관리 체계가 지원과 감시, 제재 등 3단계로 잘 조직된 체계로 시작하며 초기에 낮은 수준의 일일 자가격리 위반율을 보인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은 강화 조치 이전에도 1만 명당 1.6명이 자가격리를 위반하는 낮은 비율을 보였기 때문에 위반율을 줄이는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자가격리 위반자의 특성 분석이나 위험 요인 분석 등에 근거한 정책이 아니고서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사례라고 짚었다. 향후 감염병 관련 정책을 마련할 때도 과학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 교수는 “자가격리 위반이 이슈화되면서 정부 측에서 여론에 반응을 보여야 해 대응 수위를 올린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근거 없이 규제를 마련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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