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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생 구제 시사 배경은…코로나19 악화일로에 입장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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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생 구제 시사 배경은…코로나19 악화일로에 입장 변화

2020.12.21 19:11
서울 광진구 자양동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본관. 연합뉴스 제공
서울 광진구 자양동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본관. 연합뉴스 제공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국가고시 응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에게 재시험 기회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 여론이 좀 바뀐 것 같다며 의대생 구제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정 총리가 이 같은 입장을 밝히자 보건복지부는 곧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산이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과 의료인력 공백에 대한 문제를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의대생 구제에 대한 그간의 강경론에서 한참 벗어난 모습이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국시 거부 의대생 구제 방안을 묻는 말에 "국민 여론 때문에 굉장히 신중했는데, 조만간 정부가 현실적인 여러 상황을 고려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시험 부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다”며 “(재시험 기회를 주는 것이 공정한가, 절차가 정당한가 하는 여론이 있어 그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국민 여론도 좀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복지부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국민적 수용성을 고려하면서 한편으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의료 인력의 공백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의료계는 올해 중순부터 정부의 의대 증원, 공공의대 설립,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육성 4가지 정책에 반대하며 파업을 이어왔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이 각자의 단체행동으로 파업에 참여했다. 의대생들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을 중심으로 정부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국시거부와 같은 집단행동을 펼쳤다. 정부와 여당, 의료계가 이후 9월 4일 의정 협의체 구성 등을 골자로 합의에 이르렀지만, 학생들은 두 차례의 재접수 기회에도 시험을 거부했다. 이번 의사 국시의 총 응시대상은 3172명이다. 14%에 해당하는 446명이 응시 신청을 했고, 나머지 2762명이 미응시생이다.


정부는 추가 기회 부여 여부에 지속적으로 선을 그어왔다. 당사자들이 자유의지로 시험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추가시험을 검토할 필요성은 떨어지며 다른 공적시험과의 형평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게 이유였다.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한다'는 청와대 청원에는 57만명 이상이 동의하는 등 국민 반대 여론도 지배적이었다.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 등 주요 병원장들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생들이 의사국가고시에 응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 등 주요 병원장들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생들이 의사국가고시에 응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정 총리가 의대생 구제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현 코로나19 상황과 의료계의 지속적인 인력부족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연일 1000명을 넘거나 가까운 숫자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이에 따라 위중증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사망자도 이날 24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고, 병상 부족 상태도 심화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이미 중증 환자 전담치료병상이 바닥났다. 병상 자체 뿐 아니라 환자들을 치료할 의료인력 자체도 부족한 상황이다.


의료계는 의대생들의 국시 미응시로 인한 의료인력 공백을 지속적으로 우려해왔다. 서울대병원과 연세대의료원, 고려대의료원 등 4개 대학 병원장들은 지난 10월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하며 “코로나19로 인해 매우 힘든 시기에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문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코로나의 전 세계적 대유행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이 엄중한 시점에서 당장 2700여명의 의사가 배출되지 못하는 상황은 상상하기 조차 싫은 심각한 의료 공백이며 의료의 질저하가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의·정 협의체를 거부하고 '비타협적 전국 투쟁'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국민 여론이 달라지고 있다는 정 총리의 판단과 달리 일각에선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이달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새로 게시된 '의대생 국가고시 재응시 특혜를 막아주세요'라는 국민 청원에는 4만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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