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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막고 민족주의 논란까지 부른 백신 확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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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막고 민족주의 논란까지 부른 백신 확보전

2021.03.10 20:53
伊 호주 수출 금지조치 이어 英-EU 갈등
이탈리아 백신 접종 허브에 형성된 긴 대기 행렬의 모습이다. EPA/연합뉴스 제공
이탈리아 백신 접종 허브에 형성된 긴 대기 행렬의 모습이다. EPA/연합뉴스 제공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백신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국가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9일(현지시간) 공개적으로 영국과 미국이 코로나19 백신 수출을 막고 있다고 비판한 데 이어 이탈리아 정부는 4일 로마 인근 아나니 공장에서 포장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약 12만명 분이 호주로 수출되는 것을 막았다. 영국 정부는 즉각 “영국이 백신 수출을 규제하거나 제한했다는 언급은 모두 거짓”이라며 반박했다. 


EU는 코로나19 백신 생산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백신 수급 부족과 느린 접종 속도로 회원국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EU가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은 미국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미국 모더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개발한 백신 등 3가지다. 유럽 내 위탁 생산 공장에서 이들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 물량은 각 업체가 개별 계약한 국가들에 수출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가 전 세계에 공급하기로 한 공급량은 약 15억명 분이다.이 중 유럽에 공급되는 양은 1억5000만명 분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인도에 5억명, 미국과 1억5000만명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런 계약에 따라 유럽에서 생산된 물량은 유럽이 아니라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생산 차질을 이유로 올 1∼2분기 EU 회원국들에 대한 백신 공급을 계약 물량 대비 50% 줄인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이 같은 발표에 코로나19 백신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EU는 지난 1월 30일 제약사들이 EU 내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백신을 역외로 수출할 때 회원국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이 제도를 활용해 이달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내 공장에서 포장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약 12만명 분의 수출을 막았다. 이 물량은 호주로 수출될 물량이었으나 이탈리아 당국은 지난달 26일 EU 집행위원회에 호주 수출 소식을 알리고 역외수출을 막았다. EU 집행위도 이를 반대하지 않았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우르줄라 EU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제약사가 백신 공급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수출을 허가할 수 없다”며 “맨처음부터 나는 이탈리아의 결정을 지지했다아스트라제네카는 1분기 계약된 것의 10%가 못되게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수출 금지조치를 EU가 지지하자 일각에서 백신 민족주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0일(현지시간) 성명서를 통해 “EU는 (백신의) 수출 자체를 막은 적이 결코 없다"며 “유럽이 없었다면 백신을 1년 만에 개발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히려 영국이 코로나19 백신 수출을 막았다고 비판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EU를 겨냥한 '백신 민족주의' 비난에 충격을 받았다"며 "영국과 미국이 자국 영토에서 생산되는 백신이나 백신 성분들의 수출을 명백히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및 백신 성분들의 수출을 막지 않았다"며 “이 문제를 추가로 논의하기 위해 영국에 주재하는 EU 대표단 관계자를 불렀다”고 밝혔다.


EU 회원국들에서는 백신을 접종한 인구 비율이 6%에 그치고 있다. 반면 영국에서는 인구의 약 3분의 1이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 이상 맞았다. 영국은 지난해 1월 말 브렉시트 합의를 통해 EU 회원국에서 탈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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