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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내 자연에서 분해되는 KF94 마스크용 필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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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내 자연에서 분해되는 KF94 마스크용 필터 나왔다

2021.03.22 12:16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소재연구단 개발…숨쉬기 편하고 자연에서 쉽게 썩어 쓰레기 문제 해결
황성연 한국화학연구원 정밀바이오화학연구본부 바이오화학소재연구단 단장과 오동엽 선임연구원, 박제영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한 달 안에 100% 자연분해되면서도 기존 마스크 필터의 단점을 보완한 생분해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황성연 한국화학연구원 정밀바이오화학연구본부 바이오화학소재연구단 단장(왼쪽)과 오동엽 선임연구원(오른쪽), 박제영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한 달 안에 100% 자연분해되면서도 기존 마스크 필터의 단점을 보완한 생분해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한 달 내로 자연에서 분해돼 없어지는 생분해 마스크가 개발됐다.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만든 나노섬유 필터에 미세먼지나 바이러스가 달라붙는 키토산 입자를 코팅한 마스크로 KF94 성능을 보이면서도 습기에 강하고 재사용이 가능한데다 숨쉬기도 편해졌다. 독성평가 등 상용화까지 과제가 있지만 최근 새로운 오염원으로 꼽히는 마스크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란 기대다.

 

황성연 한국화학연구원 정밀바이오화학연구본부 바이오화학소재연구단 단장과 오동엽 선임연구원, 박제영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한 달 안에 100% 자연분해되면서도 기존 마스크 필터의 단점을 보완한 생분해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발발 이후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마스크는 생활 필수품이 됐다. 하지만 마스크를 구성하는 소재 대부분이 분해와 재활용이 어려워 환경오염 문제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필터 부분은 플라스틱 빨대 소재와 같은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져 흙에서 썩지 않는다.

 

시중에서 주로 유통되는 폴리프로필렌 마스크 필터는 섬유 가닥을 교차시켜 공간을 만들고 속에 정전기를 발생시켜 바이러스나 미세먼지가 섬유에 달라붙게 하는 정전기 필터 방식을 쓴다. 국내 KF94 등급 마스크는 모두 이 방식이다. 문제는 정전기가 건조할 때 잘 일어나 습기에 약하다는 점이다. 습기를 머금을수록 필터 효율이 떨어지고 정전기가 일시적으로 발생하도록 설계돼 긴 시간 기능이 유지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플라스틱 섬유 가닥을 더욱 얇게 만들고 촘촘하게 교차시켜 사이 공간을 빽빽하게 만들어 바이러스나 미세먼지가 아예 통과하지 못하게 하는 나노섬유 필터도 있다. 하지만 통기성이 부족해 사람이 숨쉬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화학연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마스크는 기존 두 가지 방식의 마스크 필터의 장점을 결합하면서도 생분해가 가능하도록 생분해성 재료를 이용했다. 화학연 제공

연구팀은 두 필터 방식 단점을 보완해 습기에 강하면서도 숨쉬기 편한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폴리프로필렌과 비슷한 강도를 가진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BS) 섬유를 겹쳐 부직포로 만들었다. 이 부직포에 게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을 나노입자로 만들어 코팅했다. 섬유는 나노 섬유와 마이크로 섬유를 섞어 바이러스나 미세먼지가 통과하지 못하면서도 통기성을 높였다. 키토산 나노입자는 양전하를 띠어 주로 음전하를 띠는 바이러스나 미세먼지를 달라붙게 한다. 정전기 방식이 아니라 습기에 강하고 영구적으로 양전하를 유지할 수 있어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하다.

 

이렇게 개발한 필터는 초미세먼지 기준인 2.5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크기 입자 98.3%를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마스크 표준 기준인 N95(0.3㎛ 크기 입자 95% 차단)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한국 기준인 KF94와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 마스크 기준인 KF94는 0.4㎛ 크기 입자를 94% 차단해야 한다.

 

다른 장점도 많았다. 착용 전과 후 호흡 압력 차가 59파스칼(Pa)로 KF94의 압력 차인 70Pa보다 낮았다. 압력 차가 낮을수록 공기가 잘 통해 호흡이 편하다는 뜻이다. 또 45회 이상 재사용해도 차단율을 그대로 유지했다. 필터는 흙 속에서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고 50도 이상 열을 내는 '퇴비화 토양' 조건에서 28일 내로 생분해됐다. 연구팀은 기존 필터를 만드는 공법에 그대로 적용해 제조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나노섬유 필터는 체내에 나노섬유가 들어왔을 때 일으킬 수 있는 독성 여부를 평가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나노섬유 필터 마스크 중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부여하는 KF94 등급을 받은 마스크는 아직 없다. 황 단장은 “최근 쓰레기 문제가 불거지며 기업들과 정부에서 최근 생분해성 마스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며 “국내에서 보유한 기술을 응용한 아이디어 특허에 가까운 연구로 향후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이 제품화에 사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가 효소에 반응해 6시간만에 분해되는 모습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가 효소에 반응해 6시간만에 분해되는 모습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필터 외에도 콧대 고정용 철사, 마스크 풀림 방지용 연결고리, 마스크 고무줄 등 마스크에 달린 모든 부분을 생분해성 소재로 바꾸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황 단장은 “마스크에 쓰이는 플라스틱은 마이크로, 나노 단위로 작아 빠른 분해가 가능해 생분해를 적용하기 좋다”며 “엄청난 양의 마스크가 쓰레기로 나오고 있는데 생분해할 수 있는 소재를 모아서 이를 대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러한 연구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정부가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한 지침과 제도를 마련해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생분해 플라스틱이 개발되고 시중에 유통되고 있지만 퇴비화 토양 조건을 만들 수 있는 생분해 플라스틱용 매립장이 없어 전체의 70% 이상이 소각되는 실정이다. 황 단장은 "국내에 아직까지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매립할 수 있는 전용매립장이 없다"며 "마스크를 생분해 소재로 대체하는 것은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중간과정이며 최종적으로는 이를 효율적으로 분해시킬 수 있는 퇴비화 매립장이 제도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17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표지논문으로 발표됐다.

 

연구팀의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표지논문으로 발표됐다. 화학연 제공
연구팀의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표지논문으로 발표됐다. 화학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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