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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이상 집합금지' 2.5단계 거리두기보다 더 효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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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이상 집합금지' 2.5단계 거리두기보다 더 효과 크다

2021.03.26 03:15
KIST 계산과학연구센터 김찬수 선임연구원 분석 결과
김찬수 KIST 연구원이 20일 서울 성북구 소재 KIST 국제협력관에서 발표하고 있다. KIST 제공.
김찬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이 지난해 11월 서울 성북구 KIST 국제협력관에서 발표하고 있다. KIST 제공.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3차 유행을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도입한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사실상 2.5단계 거리두기보다 더 확산 억제 효과가 크다는 시뮬레이션 분석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시작해 한때 하루 신규 확진자 1200명대까지 치솟았던 3차 유행이 1월 중순 이후 하루 확진자 규모 300~400명으로 억제되는데 주효한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최근 두 달 가까이 확진자 규모가 300~400명대를 오르내리고 있는 현 상황은 물이 부글부글 끓는 것과 같아서 언제든 다음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김찬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계산과학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25일 국민 5000만 명의 나이, 이동 패턴과 같은 비식별 정보를 슈퍼컴퓨터로 분석한 결과 5인 이상 집합금지 효과가 크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김 선임연구원은 "3차 유행이 한창일 때 5인 이상 모임금지와 다른 방역조치가 더해지며 실질적으로 3단계 거리두기와 같은 강력한 확산 억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며 “만약 10인 집합금지였다면 실제로는 2단계 거리두기 정도의 효과만 나타나 지금과 같은 확진자 규모로 줄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2013년부터 자체 개발해 온 감염병 확산 모델링 기술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파 현상 개인 시뮬레이션 툴킷’과 KIST 자체 슈퍼컴퓨터 아비니트를 이용해 지난해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이후부터 확산 양상을 분석해 왔다. 개인이 코로나19 환자에 노출되고 감염된 후 다시 이를 전파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다. 지난 3월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었다면 제2 이탈리아가 될 뻔 했다는 연구 결과를, 4월에는 입국자의 철저한 자가격리 관리와 온라인 수업 유지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잇따라 내놨다. 

 

5인 이상 집합금지는 2.5단계 거리두기보다 강한 효과 
KIST 제공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이후 3차 유행이 시작할 무렵 상황을 가정해 낮은 방역단계(2단계 거리두기)와 높은 방역단계(3단계 거리두기)를 적용했을 때 확산세를 시뮬레이션했다. KIST 제공

김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거리두기 효과와 집합금의 효과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집합금지가 코로나 확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적용하며 3단계 거리두기에 해당하는 강력한 거리두기를 진행하면서 확진자 규모는 300~400명대로 감소하했다. 반면 10명 이상 집합금지라는 완화된 조치로 대응하자 2단계 수준의 낮은 방역단계가 적용되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그 결과 하루 확진자는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나고 이후로도 확진자가 계속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선임연구원은 모임 규모를 4인으로 제한하는 5인 이상 집합금지는 2.5단계 거리두기보다 강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만에 하나 모임 인원수를 제한하는 조치를 통해 사실상 거리두기 3단계에 해당하는 효과를 거두려면 모임 규모를 2.7명으로 제한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즉 현재 두 달가까이 이어지는 300~400명의 확진자수를 꺾으려면 4인까지 모임 허용보다 더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모임 허용 규모를 10인까지 늘리면 거리두기 2단계에 해당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임 참여 인원이 늘어날수록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 5인 이상 집합금지 했는데 연말 확진자 증가 이유

방역당국은 지난해 12월 5인 이상 집합금지 외에도 9시 이후 영업제한, 임시선별진료소 대규모 설치 등 강력한 방역 조치를 함께 실시했다. 그런데도 확진자는 오히려 더 낮은 방역단계를 적용한 것처럼 급격히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확산하는 정도를 보면 하루 확진자 규모는 1월이 들어서야 400명대로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선임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선별진료소가 늘어나면서 숨어있던 감염자가 드러나 확진자가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확진자를 많이 찾아내서 초기엔 환자가 늘었지만 1월 들면서 높은 방역단계를 적용해야 달성할 수 있던 하루 확진자 300~400명대까지 줄었다는 설명이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났지만 끝내 3단계 거리두기를 도입하지 않았다. 김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3단계와 같은 초고강도 방역정책을 적용할 경우 나중에 출구 전략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적용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거리두기 단계를 한번 높이면 다시 낮추는 데 필요한 확산 정도를 설정하는 것이 힘들어 오랜 고강도 방역조치가 이어지고 결국 사람들의 피로도만 크게 올라간다는 설명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이탈리아가 대표적인 예로 고강도 방역을 수행한 국가는 방역조치를 해제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존스홉킨스의대 제공
국내 코로나19의 일일 확진자 규모를 표시했다. 8월 2차 대유행과 11월 3차 대유행 이전 감염자 규모가 일정 규모로 유지되는 '정체기'가 나타난다. 존스홉킨스의대 제공

 

○ 지금도 물이 끓고 있는 것과 같은 격

최근 일일 확진자 규모가 300~400명대를 오르내리며 장기간 정체되고 있는 상황은 위험 신호를 던지고 있다.  긴 정체기가 큰 유행을 다시 부르기 때문이다. 8월 2차 유행도 6월부터 8월 초까지 일일 확진자 규모가 50명 안팎에 머무르는 정체기가 있었다. 11월 시작된 3차 유행도 9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100명 언저리를 오가는 정체기가 나타났다. 김 선임연구원은 “수학적으로는 비평형 정상 상태라고 하는데 겉으론 멀쩡하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체기가 이어지다 큰 유행으로 확산할 때는 작은 감염들이 늘어나고  대규모 집단 감염은 잠시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다 대규모 감염이 확인되면서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게 된다. 실제 1차 유행에서는 대구 신천지 교회, 2차 유행에서는 광복절 집회와 사랑제일교회가 감염의 중심이 됐다. 김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의 양상이 고강도 거리두기에 맞춰 진행되는 것을 보고 감동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 선임연구원은 “국민이 방역당국의 경고를 잘 지켜주시는 것 같다”며 “그렇지 않으면 시뮬레이션에서 의도한 대로 움직이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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