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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산업을 준비하는 스타트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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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산업을 준비하는 스타트업들

2021.04.14 07:00
TAE테크놀로지스 엔지니어가 핵융합 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TAE테크놀로지스 제공.
TAE테크놀로지스 엔지니어가 핵융합 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TAE테크놀로지스 제공.

미래 청정에너지원으로 꼽히는 핵융합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한 혁신 스타트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지난 8일(현지시간) 핵융합 에너지 분야 혁신기업 ‘TAE테크놀로지스’가 핵융합 분야에서는 가장 많은 8억8000만달러(약 990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이 회사가 2017년부터 운영한 핵융합 장치 ‘노먼(Norman)’의 최근 연구성과를 소개했다. 

 

핵융합 에너지는 방사성 폐기물이 나오는 원전이나 화석연료를 바탕으로 한 발전과는 달리 친환경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중수소, 삼중수소)들이 융합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원자핵이 융합하는 과정에서 줄어든 질량만큼 중성자가 튀어나오는데 이 때 중성자가 갖고 있는 엄청난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이용하는 게 핵융합 에너지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려면 1억도 이상 초고온 상태의 플라스마(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이온 상태)가 필요하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태양은 자체 질량과 중력으로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를 스스로 만들어 끊임없이 핵융합 반응으로 열에너지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지구에서는 1억도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인공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토카막’으로 불리는 도넛 형태의 핵융합 장치에 초고온 플라스마를 가두는 데 필요한 강력한 자기장을 내는 초전도 자석을 활용한다.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2025년 완공해 2035년 풀 가동을 목표로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에서 건설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지난해 11월 1억도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20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시간 동안 초고온 플라스마를 유지하는 기록을 썼다. 

 

● TAE테크놀로지스, 플라스마 가두는 자기장 직접 생성해 구축 비용 절감

 

TAE테크놀로지스가 설계한 핵융합 장치 노먼은 초고온 플라스마가 고리 모양으로 회전하도록 설계됐다. 회사 측은 이를 FRC(Field-reversed configuration)라고 이름붙였다. FRC에서 이뤄지는 플라스마 입자의 소용돌이 운동으로 플라스마를 내부에 가두는 자기장을 직접 생성해 핵융합 장치 구축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약 6000만도의 온도에서 FRC 상태를 30밀리초(1밀리초는 1000분의 1초) 동안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TAE테크놀로지스는 현재 차세대 핵융합 장치인 ‘코페르니쿠스’를 설계중이다. 핵융합 에너지의 재료격인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혼합된 플라스마 온도를 1억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코페르니쿠스의 크기는 노먼보다 50%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풋힐랜치에 구축되는 코페르니쿠스에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TAE테크놀로지스에 투자한 기업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고(故) 폴 앨런이 설립한 투자 회사 ‘벌컨(Vulcan) 캐피털’을 비롯해 구글, 웰컴트러스트, 쿠웨이트 정부 등이다. 


핵융합의 재료인 삼중수소가 지닌 단점 해결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수소의 방사성동위원소인 삼중수소는 베타붕괴를 통해 방사선을 방출한다. 방사선 유출 보호를 위한 차폐 장치가 필요하다. TAE테크놀로지스 연구진은 삼중수소 대신 수소와 붕소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진은 수소와 붕소가 융합할 때 더 적은 중성자를 생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성자가 적게 튀어나오는 만큼 열에너지도 적어지지만 핵융합 장치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핵융합 전문가인 데니스 화이트(Dennis Whyte) 연구원은 “핵융합 에너지를 얻는 조건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FRC 내부에 있는 전자가 플라스마 온도보다 차가워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는 단점을 해결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 커먼웰스퓨전시스템즈, 고온 초전도 자석으로 효율 높여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과 이들의 스핀오프 기업인 ‘커먼웰스퓨전시스템즈(CFS)’도 민간 핵융합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CFS는 지난해 9월 국제학술지 ‘플라스마 물리학 저널’에 2025년 풀가동이 가능한 핵융합로 ‘스파크(SPARC)’ 연구결과를 담은 7개의 논문을 발표했다. 

 

CFS가 구축한 스파크는 토카막 내부에 초고온 플라스마를 가두는 데 필요한 자기장을 만드는 데 ‘고온 초전도 자석’을 활용한다. 고온 초전도 자석은 절대온도(영하 273도)에 가까운 환경에서 구동되는 초전도 자석보다 비교적 높은 온도(영하 173도)에서도 구동된다. ITER 건설이 착수된 2007년에는 없었던 기술이다.

 

당시 연구 논문을 발표한 마틴 그린월드 MIT 교수는 “고온 초전도 자석은 ITER 설계에 적용된 초전도 자석의 자기장 세기인 12테슬라보다 적은 부피로 훨씬 강력한 21테슬라의 자기장을 생성할 수 있다”며 “ITER의 초전도 자석보다 부피가 약 60~70배 작아 핵융합로 건설 비용은 물론 운영 효율 측면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MIT 연구진과 커먼웰스퓨전시스템즈는 7개의 연구논문에서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과 계산 결과를 공개하고 2025년 핵융합 반응이 실제로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핵융합 에너지의 실현 가능 기준인 투입 에너지 대비 생산 에너지(에너지 증폭률)도 10배 이상 구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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