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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산업 리포트]지구 저궤도 확보를 위한 암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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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산업 리포트]지구 저궤도 확보를 위한 암투가 시작됐다

2021.04.30 13:00
스타링크 제공
지구 궤도 500-800km 구간은 현재 스페이스X를 비롯한 다수에 기업들이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구역이다. 스타링크 제공

지상에서 100~2000km에 떨어진 지구 저궤도의 ‘교통 체증’이 심상치 않다. 하루가 멀다하고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있는 인공위성들의 증가세가 원인이다. 이미 2000개 이상의 위성이 이 궤도를 돌고 있고, 앞으로도 각국 정부와 민간 기업이 쏘아올릴 최소 5만 개 이상 위성이 이 궤도를 목적지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할 국제기구는 전무하고 각국이 모여 만든 규정에도 허점이 많다. 그러다 보니 인공위성끼리 충돌할 뻔하거나 실제로 충돌하는 일이 최근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구 저궤도에 대한 지배력 강화를 원하는 국가와 기업들의 경쟁이 워낙 치열해 문제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혼잡이 가장 극심한 구간은 고도 500-800km로, 스페이스X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우주인터넷’이라 불리는 글로벌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시장의 패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제공 (자료  인텔리안테크)
자료제공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우주인터넷 선두주자인 미국의 스페이스X는 지금까지 1500개 이상의 통신위성을 550km 상공에 쏘아올렸다.  2027년까지 총 4만 2000개의 위성을 동일 궤도에 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27일 스페이스X의 이러한 계획에 순풍을 불어주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결정이 나왔다. 스페이스X가 앞으로 발사할 2814개의 위성을 처음에 허가받은 궤도인 1100~1300km가 아닌 540~570km에서 운영하고 싶다며 제출한 고도 변경 신청을 FCC가 받아들인 것이다.

 

스페이스X의 경쟁사인 원웹과 바이어셋은 위성의 과도한 밀집에 따른 전자파 장애, 충돌 위험 증가를 이유로 들며 FCC의 고도 변경 허가를 반대했다. 하지만 스페이스X의 끈질긴 로비를 이기지 못했다. 스페이스X가 550km 궤도에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통신위성 운영에 많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상에서 550km 떨어진 궤도에서는 버퍼링이 거의 없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상과 별로 멀지 않은 거리이기 때문이다. 인공위성과 대기권 사이에 강한 마찰이 발생하지 않는 지역이라 위성의 고장도 적다. 또 수명을 다한 위성을 신속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폐기할 수 있는 곳으로 평가된다. 연구에 따르면 550km 고도에서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은 5년 안에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권으로 떨어지면서 불타버린다. 그보다 고작 200km 더 높은 750km 고도에 있는 인공위성의 경우 이렇게 되기까지 150년이 걸리는 점을 보면 인공위성의 궤도가 비즈니스의 경쟁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원웹에서는 약 1200km 상공에 인공위성을 쏴올려 2022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원웹 제공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제공
원웹에서는 약 1200km 상공에 인공위성을 쏴올려 2022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원웹 제공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제공

스페이스X에 이미 550km 궤도를 잠식 당한 영국의 원웹은 1200km 궤도를 선택했다. 현재까지 182개의 위성을 이 궤도에 올렸다. 최종 목표인 650개가 올라가는 2022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을 이끌고 있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저스는 ‘카이퍼’라는 이름의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2029년까지 총 3236개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쏘아 올려 스페이스X 독주에 맞선다는 목표다. 카이퍼 서비스의 위성 궤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카이퍼’ 프로젝트를 통해 지구 저궤도의 혼잡이 더욱 가중될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지구 저궤도의 교통 혼잡 문제를 증폭시킨 사건도 최근 추가됐다. 중국이 자체적으로 우주인터넷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각국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은 약 1만3000개 통신위성을 500~1145km 지구 저궤도에 올려 궈왕(Guowang)이라는우주인터넷을 구축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원래는 위성 수백 개를 쏘아올리는 정도에 그쳤다가 최근 급변하는 외부 상황을 본 중국 정부가 최근 구축 규모를 크게 확대했다고 한다.

 

미국에 이어 엘비에타 비엔코프스카 EU 집행위원이 우주군 창설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유럽우주운용센터(ESOC) 센터의 메인 조정실. ESA 제공
최근 유럽도 저궤도 위성경쟁에 가세해 최근 73억 달러(약 8조 880억 원)를 투자해 자체 우주인터넷을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유럽우주운용센터(ESOC) 센터의 메인 조정실. ESA 제공

유럽도 최근 경쟁에 가세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우주인터넷 구축에 73억 달러(약 8조 880억 원)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은 시작이 늦었지만 후발주자로서 입을 손해를 속도전을 통해 극복하는 전략을 세웠다.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2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라며 “늦어도 2020년대 말까지 유럽연합이 주도하는 우주인터넷 구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지구 저궤도에서의 이런 경쟁적인 구도를 가장 걱정하는 국가는 미국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은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1897개 민간 위성과 군사위성을 운영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포함해 3만 개 이상의 지구 밖 물체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미국 우주군의 사령관 제임스 디킨슨 대장은 지난 4월 20일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급변하는 상황에 대한 정확한 상황인식이 필요하다”며 “우주 상황을 체계적으로 관리 감독하는 독립기구의 설립이 시급하다”라고 했다.    

 

미국 우주군의 사령관 제임스 디킨슨 대장이 지난 4월 20일 미 상원 청문회(Senate Armed Services Committee in Washington, D.C.)에 출석한 모습. EJ Hersom/미 국방부 제공

※동아사이언스는 미국 우주전문 매체 스페이스 뉴스와 해외 우주산업 동향과 우주 분야의 주요 이슈를 매주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세계 우주 산업의 동향과 트렌드를 깊이 있게 제공할 계획이다. 박시수 스페이스 뉴스 서울 특파원은 2007년 영자신문인 코리아타임스에 입사해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를 거쳐 디지털뉴스팀장을 지냈다. 한국기자협회 국제교류분과위원장을 지냈고 올초 미국 우주전문 매체 스페이스 뉴스에 합류해 서울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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