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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리포트] 하늘이 일상으로 들어오다 에어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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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리포트] 하늘이 일상으로 들어오다 에어택시

2021.05.29 06:00
현대자동차 제공
에어 택시(Air Taxi)로 불리는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한국에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현대자동차, 한화시스템이 기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오랫동안 교통의 주무대는 땅이었다. 아침저녁으로 사람들을 실어나르는 탈것들은 땅 위 혹은 지하 깊숙한 곳을 오갔다. 하늘은 일상보단 특별한 날을 위한 공간이었다. 그런데 곧 하늘이 일상 속으로 들어온다. 에어 택시(Air Taxi)로 불리는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다. 도요타, 에어버스, 보잉, 조비 항공 등 세계 여러 기업이 뛰어든 가운데 한국에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현대자동차, 한화시스템이 기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UAM이 그리는 청사진과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극복해야 할 점들을 짚어봤다.

 

전 세계 도시가 에어택시에 뛰어들다

 

릴리움 제공
독일 기업 릴리움이 만든 5인승 eVTOL '릴리움 제트'는 36개의 전기모터로 최대 시속 300km의 속도를 낸다. 릴리움 제공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UAM)는 고도 300~1000m를 오갈 수 있는 비행체다. 도시 내에서 중장거리(30~50km)를 20여 분안에 이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자동차로 김포공항에서 서울 잠실로 출근하면 73분(도로 34km)이 걸리는데, UAM은 이를 약 16% 수준인 12분(직선거리 27km)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교통량이 땅과 하늘로 분산돼 도심 교통 혼잡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UAM은 골목까지 운행할 수 없기 때문에 버스, 전동 킥보드, 자전거 등 다른 운송수단과의 연계가 필수다. 그래서 운영 시스템인 통합교통서비스(MaaS)도 함께 추진 중이다. MaaS는 출발지 문 앞에서 도착지 문 앞까지의 운송수단 조합을 추천하고 예약, 결제까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통합하는 시스템이다. MaaS는 시간과 비용을 통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이동 효율성을 최대로 높일 수 있다.


한국도 UAM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로드맵’을 발표하며 2025년을 에어택시 상용화의 원년으로 정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2023년까지 시범 운영에 투입할 기체 개발을 완료하고, 2024년에는 수도권에서 공항과 도심을 잇는 실증 노선을 운영할 계획이다. 한강변을 따라 김포공항에서 서울 강남구 코엑스로 이어지는 노선과 인천공항에서 경기 시흥, 안양을 거쳐 코엑스까지 이어지는 노선 등이 포함돼 있다. 공항 셔틀로 시작해 점차 도심 이동수단으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도심을 날아다니기 위해선 eVTOL이 최적

 

 

현재 공항은 대부분 외곽 지역에 있다. 비행기는 넓고 긴 활주로를 달린 뒤 땅에서 하늘까지 사선으로 오른다. 헌데 건물로 꽉 막힌 도심지에는 드넓은 활주로도, 탁 트인 하늘도 없다. UAM 기체는 도심지에서 운행하기 위해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이 필수다. UAM 기체를 개발 중인 황창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개인항공기사업단장은 “도심 건물 옥상을 이착륙장으로 활용하려면 연료 공급의 편의성을 위해 전기 동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화석연료나 수소를 동력원으로 하는 기체를 개발하는 기업도 있지만, 현재 개발 중인 대부분의 UAM은 전기 배터리를 탑재했다. 이처럼 전기를 동력원으로 하며,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기체를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이라 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개발되고 있는 UAM 기체는 400종 이상으로 형태가 모두 제각각이다. 분산 전기 추진 기술 때문이다. 기존에는 한두 개의 추진체(모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비행기, 헬리콥터처럼 형상이 고정돼 있었다. 반면 UAM은 보통 8개 이상의 추진체를 사용하며, 개발사마다 추진체의 위치와 개수가 제각각이라 형태가 다양하다.

 

도심을 안전하고 조용하게 날아다니려면

 

한화시스템과 오버에어가 공동개발 중인 PAV 버터플라이.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과 오버에어가 공동개발 중인 PAV 버터플라이. 한화시스템 제공

황호연 세종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팀은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서 UAM 운행시 운영 중단 요인으로 안개와 미세먼지, 뇌우, 바람(초속 12.9m) 등을, 운영 감소 요인으로 황사, 0℃ 이하의 저온, 37.8℃ 이상의 고온을 꼽았다.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항공우주공학부 연구팀도 2019년 델파이기법(전문가의 경험 지식을 종합해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으로 12명의 전문가와 함께 UAM 사고 요소의 각 위험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가장 사고를 많이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요소는 운전 미숙과 같은 인위적 요소고, 다음은 바람이 갑자기 아래쪽으로 몰아치는 ‘마이크로버스트’였다. doi: 10.2514/6.2019-3628 


황 단장은 “이런 위험 요소는 수십 년 간 헬리콥터의 진보를 위해 연구돼 온 주제”라며 “전천후 비행이 가능하려면 풍속 초속 15~20m에서 비행하거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계기비행을 하고 아이싱(기체 표면에 얼음이 끼는 현상)을 제거할 수 있어야 하는 등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안전한 운행을 위한 항공기 기체 인증 절차도 속도를 내고 있다. 2월 미국 항공우주기업인 조비 항공은 세계 최초로 미국 연방항공국(FAA)과 항공기 인증 조건에 합의했다. 이에 따르면 UAM 기체는 소형 항공기 인증에 해당하는 미국연방항공규정 파트 23의 요구조건과 eVTOL의 고유한 특성을 적용한 특수 조건 G1을 통과해야 한다. G1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도시풍 역시 UAM 이착륙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위험 요소다. 특히 터미널을 건설할 때 안전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현재 UAM 터미널인 ‘버티포트’를 설계하고 있는 우버는 빌딩이 적은 고속도로 주변을 최적의 터미널 건설지로 꼽고 있다. 이때 도시풍이 시시각각으로 바뀔 가능성을 대비해 기체가 도시풍에 따라 여러 경로로 진출입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UAM의 운영에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임시 정차지도 고려하고 있다. eVTOL 기체에 탑재된 분산 전기 추진 기술은 엔진 한두 개가 꺼져도 남은 엔진으로 조종하면서 착륙할 수 있다. 윤윤진 KAIST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서울은 도시 중심에 한강이 있어 유역을 따라 임시 정차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에서 운행하는 만큼 소음도 중요한 고려 요건이다. 분산 전기 추진 기술 덕분에 소음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다. 2014년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조비 항공이 실험한 결과 18개의 추진체를 장착한 UAM 기체는 이륙 시 깃단 속도(프로펠러 끝이 회전하는 속도)가 초속 137m로 전통적인 추진 방식을 사용한 동급 항공기의 절반 수준이었다. doi: 10.2514/6.2014-2851 깃단 속도가 느리면 항력이 감소하므로 소음 역시 감소한다. 국토교통부는 UAM의 소음 수준을 헬기 대비 20%인 최대 63dB(대화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정도 소음은 UAM을 통근에 활용해도 큰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2019년 황 교수팀은 경기 수원에서 서울 서초까지 통근하는 사람의 10%가 UAM을 이용할 경우를 가정하고 소음을 모델링했다. 그 결과 미국 연방항공국이 정한 주거 최대 소음인 65dB을 넘는 구역은 전체 경로의 0.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헬기(평균 소음 80dB)가 다닐 경우에 비해 200분의 1 수준이다. doi: 10.12673/jans.2019.23.4.265


황 단장은 “항공기는 단일체가 아닌 시스템으로 안전성, 저소음, 분산 전기 추진, 자율비행, 배터리, 경량 소재 등이 균일하게 개발돼야 한다”라며 “인류는 지금까지 꿈꾸는 것을 실현해왔으며 UAM도 기술이 완성되고 중요한 교통수단이 될 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NASA 제공
NASA 제공

에어 택시 실현의 또다른 관문, ‘수요’

 

교통과 인프라 구축은 기술만으로 실현될 수 없다. 환경에 대한 영향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요 역시 중요한 요건이다. 어떤 운송수단의 이용자가 얼마나 옮겨갈지,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을 심리적으로 수용할지, 지불용의는 얼마인지 등의 질문을 풀어나가야 한다.


이런 질문에 장 유 미국 남플로리다대 교수팀은 미국 템퍼만 지역을 대상으로 UAM 교통을 가상으로 설계해 이용자 수 변화를 추정해 봤다. 3D 지도와 라이다(LiDAR)로 수집한 자료를 활용해 잠재적인 버티포트 후보지를 뽑고 26만 6734회의 실제 통행을 적용해봤다. 그 결과 버티포드 수가 늘수록, 환승 시간이 줄어들수록 이용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UAM 이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가격이었다. 기본요금 10달러인 경우 할증요금을 1달러에서 2달러로 올렸을 경우 수요는 40%로 줄었다. doi: 10.1016/j.eng.2020.11.007 


미국 뉴욕주립대 연구팀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령과 소득 역시 UAM 수요자의 인식에 영향을 미쳤다. 45세 이상의 응답자는 약 3분의 1(30.6%)이 UAM이 이동 시간을 줄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젊은 사람보다 새로운 운송수단 기술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게 평가해서다. 소득은 높을수록 UAM이 이동 시간을 줄여줄 것이라 기대하는 응답이 많았다. doi: 10.1016/j.tbs.2019.07.003 


국내에서는 윤윤진 KAIST 건설환경공학부 교수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윤 교수는 “UAM이 상용화되면 탈 의향이 있다는 사람이 최대 65%로 나타났으며 출퇴근 시간이 30분 내로 짧아질 경우 소득과 상관없이 평균 7500원 정도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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