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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임혜숙 장관은 왜 첫 외부일정으로 경북대를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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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임혜숙 장관은 왜 첫 외부일정으로 경북대를 택했나

2021.06.01 15:00
 

'우여곡절' 끝에 장관에 임명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현장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임 장관은 지난달 20일 장관 임명 후 첫 방문지로 2019년 12월 폭발 사고가 발생했던 경북대 연구실을 선택했다. 당시 사고로 화학 폐기물을 처리하던 대학원생 한 명이 전신 3도 화상을 입고 또 다른 한 명도 크게 다쳤다. 사고 조사 과정에서 미흡한 안전관리 실태와 학생연구자 산재보험 미가입이 확인되면서 지난해 6월 연구실안전법이 개정됐고, 올 4월에는 산재보상보험법이 개정되는 등 정부의 연구실 안전 정책에 큰 변화가 일었다. 


언뜻보면 임 장관의 이런 행보는 이상할 게 없어 보인다. 국내 연구 현장의 안전을 챙겨야 하는 과기정통부 수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임 장관들이 첫 행보로 임명 당시 과학기술계의 최대 현안에 집중하는 것과는 조금은 달라 보인다. 실제로 전임 최기영 장관은 2019년 9월 취임 직후 첫 외부 공식 일정으로 팹리스 반도체 회사 텔레칩스를 찾았다. 당시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최대 현안이었다. 최 전 장관보다 앞서 과기정통부를 이끈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2017년 7월 첫 현장 방문지로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찾았다. 당시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라 정부의 과학기술 분야의 국정 계획과 향후 추진 방향을 현장과 공유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런 전례를 보면 대학 연구자 출신인 임 장관이 경북대를 찾은 것은 실험실 안전사고를 가장 비중 있는 이슈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 무리는 아닌듯 보인다. 경북대가 과기정통부가 관할하는 기관이 아닌데도 장관이 직접 나섰던 것도 이런 해석에 힘을 더한다. 임 장관의 행보엔 최근 안전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경기도 평택항에서 하청업체 소속으로 일하다 사고로 숨진 고 이선호씨 빈소를 찾아 조문한 것과 관련해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갔다는 해석도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교수 출신인 임 장관이 청년연구자들과의 소통을 원했고 이런 의사가 첫 방문지에 반영됐다. 임 장관은 경북대를 방문한 뒤에도 지난달 21일 디지털 소외계층을 교육하는 디지털배움터 착수보고회에 참석했다. 지난 27일에는 서울 강남구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방문해 소프트웨어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비록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경북대 방문하기 전 KAIST 소프트웨어(SW) 교육현장 방문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장관이 한국 미래 과학기술의 꿈나무인 학생들과 대학원생을 만나는 것은 얼마든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더 수시로 권장할만 하다. 과기정통부가 과학기술계와 IT업계의 현안만 쫓으면서 소홀하던 인재에 다시 관심을 돌린다는 점은 의의가 크다. 다만 장관의 첫 단추가 이번에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뚝심 있게 이어지길 바란다. 임 장관은 장관 후보로 지명되면서 3개월만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직에서 물러나 본인의 실제 삶과 달리 책임성이 부족한게 아니냐는 인상을 남겼다. 자의든 타의든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과 같은 최대 현안 대처에 노력하면서도 물밑에서 소외됐던 분야를 챙기는 꾸준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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