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우리 손으로 만든 우주발사체, 우리 발사대에서 세우는 꿈 이뤘다"

통합검색

"우리 손으로 만든 우주발사체, 우리 발사대에서 세우는 꿈 이뤘다"

2021.06.01 14:01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인터뷰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1일 기자회견 중 나온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흥=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1일 기자회견 중 나온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흥=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우리 손으로 만든 발사체를, 우리가 만든 발사대에 세우고 싶었던 오랜 꿈이 이제 현실이 됐습니다. 아직 갈 길이 더 남았지만 자부심을 느낍니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개발을 이끌고 있는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1일 오전 11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항우연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올해 10월 발사를 앞둔 누리호와 성능과 모습이 같은 인증모델(QM)을 발사대로 옮겨 수직으로 세웠다. 


완성된 형태의 누리호 인증모델이 나로우주센터 가장 끝자락에 있는 발사대에서 하늘을 향해 바로 서는 모습을 차분히 지켜본 고 본부장은 “우주발사체를 발사대에 세워 본 것은 2013년 1월 나로호 3차 발사 때가 마지막이었다”며 “그로부터 8년만에 우리 손으로 만든 발사체를 직접 발사대에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8년 11월 28일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75t 액체엔진을 검증하기 위해 시험발사체를 쏜 적은 있지만 완성된 형태의 우주발사체를 발사대에 세운 것은 나로호의 3차 발사 이후 8년만이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인증모델(QM)이 1일 오전 10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수직으로 우뚝 섰다. QM은 오는 10월 발사 예정인 누리호 비행모델(FM)과 형상과 설계구조가 동일한 발사체로 성능 검증과 시험을 위해 제작됐다. 고흥=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인증모델(QM)이 1일 오전 10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수직으로 우뚝 섰다. QM은 오는 10월 발사 예정인 누리호 비행모델(FM)과 형상과 설계구조가 동일한 발사체로 성능 검증과 시험을 위해 제작됐다. 고흥=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누리호는 길이 47.2m, 무게 200t으로 무게 1.5t의 인공위성을 600∼800㎞인 지구 저궤도(LEO)로 실어나르는 우주발사체다. 300t급 추력을 갖춘 1단은 75t급 액체엔진 4개, 2단은 75t급 액체엔진 1개, 3단은 7t급 액체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2010년부터 1조 9572억원을 들여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하고 있다. 오는 10월 첫 시험 발사가 예정돼 있다. 


누리호 인증모델은 이날 실제 발사를 위한 최종 관문 중 하나인 발사대 인증시험의 첫발을 내디뎠다. 항우연은 이날 1시간 10분에 걸쳐 나로우주센터 종합조립동에서 약 1.8km 떨어진 발사대까지 누리호 인증모델을 거대한 운반 차량에 실어 옮겼다.


하지만 누리호 발사까지는 이제부터가 큰 고비다. 고 본부장은 “7월 초까지 이어지는 발사대 시험 일정은 모두 7단계로 진행된다”며 “오늘부터 그 시험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항우연은 이날 발사대로 옮겨진 누리호 인증모델을 수직으로 세워 저녁까지 각종 케이블을 연결하고 기밀시험을 진행했다. 시험은 오는 10월로 예정된 누리호 실제 발사 전날하는 작업과 동일하게 진행됐다. 고 본부장은 "누리호 인증모델과 발사대를 연결한 뒤 발사체의 각종 파트와 장비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게 되는데, 모든 과정들이 발사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고 본부장은 “나로호 때도 그랬고 누리호 때도 국민들이 관심과 기대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 기술을 들여오지 않고 우리끼리 우리의 손으로 개발을 진행하다보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10월 발사까지 어떤 시행착오를 겪을지 모르지만 문제가 생기면 정확히 고치고 개선할 것을 국민에게 약속 드린다"고 했다. 

 

다음은 고 본부장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고흥=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고흥=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3단형 우주발사체인 누리호가 완성된 모습으로 처음 공개됐는데, 어떤 의미를 가지나

 

" 그동안 단별 개발과 시험을 진행해왔다. 3월에 연소시험을 마무리해 각 단별 개발을 끝냈다. 현재 발사 전 마지막 과정인 발사체와 발사대 간의 인증시험을 위해 처음으로 삼단형 기체를 조립했다. 또 발사대로 이송해 발사대에 기립도 시켰다. 앞으로 한달에 걸쳐 발사대와 발사체 간의 각종 접속시험을 시행할 계획이다. 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비행 기체를 가지고 실제 발사를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간다. 이송해서 기립한 것은 발사체와 발사대에 접속시험이 성공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발사대 인증시험에서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확인하나

 

"발사를 잘하기 위해 모든 과정들이 중요하다. 어떤게 중요하다고 말하기 힘들다. 다음주에는 산화제 충전과 연료 산화제 동시 충전, 비상시를 가정한 작업, 정상 발사를 가정한 장치 동작 시험을 시행하게 된다. 이 모든 부분이 잘 진행되어야 발사에 도전할 수 있다."

 

-러시아와 공동 개발한 나로호와 비교해 어떤 기술적 진보가 있었나

 

"누리호는 국내에서 독자 설계, 개발, 시험한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액체로켓 엔진을 설계하고 제작∙시험까지 마쳤다. 발사체를 완성해서 발사에 성공하게 되면 발사체 개발의 전과정을 우리 손으로 다 확보하게 되겠다는 의미가 있다."


"또 제1발사대는 나로호 때 한러 공동개발로 진행했다. 발사대 설계를 러시아에서 했고, 국산화와 제작을 국내기업이 맡았다. 그때도 참여기업들이 제2발사대 개발에도 참여했다. 러시아 쪽에서 약간 컨설팅 받은 건 있지만 설계도 우리 기술도 해냈다. 설계 제작 시험 구축하는 모든 과정을 우리 국내 기술로 모두 진행했다." 

 

-나로호 발사 때 우여곡절이 있었다. 시행착오 줄이기 위한 고민 있었나

 

"나로호 발사 때 경험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것이 개발 과정의 일환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10월에 발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그 일정 내에 해결을 할 수 있게 경험한 모든 걸 다 쏟아 부을 예정이다."

 

-누리호를 1단부터 3단까지 조립해 공개한 것은 처음인데 특별히 신경 쓴 점이 있나


" 발사대를 구축하면서 실제 발사체와 동일한 모형을 갖고 여러 차례 이송 연습을 했다. 누리호는 나로호에 비해 20여미터 길이가 길다. 또 무게가 무겁다보니 이송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나로호 때와 비교해 도로도 확장했다. 오늘 이송과정을 통해 그동안 준비한 모든게 계획대로 진행됐다고 말할 수 있다. 굉장히 조심스럽게 진행해 시간이 약간 지연된 점은 있으나 큰 문제 없이 진행이 됐다. 

 

-누리호 발사가 빨라질 가능성 있나

 

"발사에 있어 여러 준비해야할 것들이 있어 기간이 단축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준비하는 것들에 혹시 문제가 생기더라도 빠르게 해결하고 전진해야 한다. 지금까지 개발을 쭉 진행해오면서 연구원들도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자신감도 갖고 있다. 그런 면에서 다행스럽고 자랑스럽다고 생각한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우주개발 사업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

 

"우주 개발에는 발사체와 위성, 탐사선 등 여러 요소가 있다. 위성과 탐사선을 우주로 보내기 위해서는 발사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형 발사체를 통해 한국이 우주발사체 기술을 확보했다는 게 가장 큰 의미다. 한국형발사체는 올해 10월과 내년 5월 두차례 발사가 계획돼 있고 그 이후에도 국내에서 제작된 위성을 발사하는 일정이 있다. 개발된 발사체를 지속적으로 발사∙운영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확보한 기술을 한단계 도약할 계획이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발표된 미사일 지침 종료 한국 발사체 개발에 어떤 영향을 주나

 

"한국형 발사체가 개발에 성공해서 우주 위성을 쏘아 올리게 되면 향후 우주 탐사에 도움이 된다. 우주 발사체 기술을 유무는 외국 대우가 다르다. 향후에 국제 협력 등에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다. 발사체 관련해서 국가 간 기술 이전이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나로호와 한국형 발사체 개발이 진행이 되면 될수록 해외기관이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변방의 작은 나라였다가 지금은 협력대상으로 점점 그렇게 보는 듯 하다." 

 

-누리호 인증모델을 발사대에 세운 소감은


"발사체 실물모형으로 발사대에 몇 번 이송을 하고 기립을 했지만 실제로 누리호 QM을 발사대에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굉장히 감개가 무량하다. 실제 발사체를 세워본 게 2013년 1월 나로호 3차 발사 때가 마지막이었다. 그로부터 8년 조금 지나서 우리 손으로 만든 기체를 발사대에 세우게 됐다. 우리가 설계해서 만들고 시험해 온 모든 것들을 결집해보게 됐다. 아직 갈 길이 있지만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10월 발사를 앞두고 있는데 부담이 클 것 같다

 

"나로호 때도 그랬고 누리호도 국민들이 관심이 많고 기대가 많다는 걸 느꼈다. 개발과정 문제라던지 일정을 연기하게 될 때 굉장히 질타도 많이 받았다. 빨리 기술 확보해서 국민들께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끼리 기술 개발과정을 거치다보니 시행 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 10월 발사도 어떤 시행착오를 겪을지 모른다. 비행과 발사 과정 처음하다보면 뜻하지 않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문제 생기면 개선하고 나아갈 것이다. 잘 지켜봐주고 응원을 해줬으면 한다. 시작을 했으니 끝을 맺을 것이다.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많은 응원을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누리호의 인증모델(QM)을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옮겨 발사체를 일으켜 세우는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누리호의 인증모델(QM)을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옮겨 발사체를 일으켜 세우는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관련 태그 뉴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14 + 9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