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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터리 산업은 ‘불안한 1등’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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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터리 산업은 ‘불안한 1등’ 자리”

2021.06.01 17:49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 배터리 산업의 현재와 미래’ 포럼 개최
온라인 포럼 캡처
온라인 포럼 캡처

전기자동차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배터리 산업에서 한국이 ‘불안한 1등’을 유지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를 확고한 세계 1등으로 다지기 위해서는 배터리를 구성하는 소재·부품·장비 등 원천 기술 확보와 차세대 배터리의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술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한미정상회담으로 양국의 배터리 산업 경제 동맹이 가시화되는 만큼 이를 기회로 삼아 대응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1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한국 배터리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개최한 온라인 포럼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리튬이온전지로 대표되는 배터리 산업이 반도체에 이어 한국을 먹여 살릴 미래 기술이라는 점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김도형 포스코케미칼 소장은 “한국은 배터리 산업에서 세계 시장을 이끌고 있다”며 “좋은 기회가 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도 “종합적인 기술 수준은 세계 톱”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전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로만 보면 내수 시장을 앞세운 중국의 CATL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기차 배터리의 세계 시장 점유울은 CATL이 31.7%로 가장 많고, LG에너지솔루션이 19.2%로 2위를 기록했다. 삼성SDI(5.3%)와 SK이노베이션(5.0%)은 각각 5위와 6위에 올랐다. 


​송준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전략기획단 이차전지 PD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는 국내 배터리 산업의 밸류체인(가치사슬) 확보에서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배터리 소재 기업과 자동차회사 등이 모두 협력해 배터리 생태계를 확장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형 소장은 밸류체인에서 배터리의 원료가 되는 리튬, 니켈 등 원소재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 배터리 산업에서 소재 확보는 대부분 해외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취약한 구조”라며 “이차전지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소재 체인을 빨리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 전기차 배터리의 대세는 리튬이온전지이지만, 전고체 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송준호 PD는 “전고체 전지는 2030년 이전에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때까지 차근차근 준비할 현실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양국 교수는 “전고체 전지는 리튬이온전지를 이을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음극으로 리튬을 사용한다”며 “리튬이온전지는 사실상 차세대 전지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만큼 그간 개발한 리튬이온전지 관련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각각 테슬라와 폭스바겐이 배터리를 직접 만들어 자신들이 생산하는 차에 넣겠다는 이른바 ‘내재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도형 소장은 “배터리 기술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때마다 배터리 공급 부족 사태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며 “자동차 회사의 배터리 산업 진출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경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저장연구단장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한 것은 전기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 배터리임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엔진 기술을 가진 BMW와 혼다가 자동차 산업에 진출했듯이 향후 배터리 기술 기업이 전기자동차 시장에 진출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의 배터리 원천 기술 경쟁력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정경윤 단장은 “그간 국내 연구개발 풍토가 선진국을 따라잡는 방식이어서 이차전지 연구에도 이런 풍토가 남아 있어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이제는 우리가 원천기술 개발과 확보에 주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장욱 서울대 화학생명공학부 교수는 “그간 대부분 기술은 리버스 엔지니어링(이미 만들어진 시스템을 역으로 추적해 설계 기법을 얻는 방식)으로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지능형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은 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는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BMS는 전기자동차에 탑재되는 수백~수천 개의 배터리 셀에서 온도, 전압, 충전량 등을 모니터링하고 전송해 배터리 상태를 관리하는 기술이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이를 지능적으로 관리하는 지능형 BMS가 최근 전기차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배터리 산업은 2050년 탄소중립 실현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 수명을 다한 폐배터리의 재사용과 재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3년 뒤부터는 폐배터리 배출량이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형 소장은 “배터리 산업도 탄소중립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이슈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며 “재활용과 재사용 기술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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