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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러브콜’ 했던 빌 게이츠의 4세대 원전, 와이오밍주에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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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러브콜’ 했던 빌 게이츠의 4세대 원전, 와이오밍주에 짓는다

2021.06.03 13:32
소듐냉각고속로 건설 계획 공개…韓도 발전용 연구 시작
테라파워 제공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4세대 워전 소듐고속냉각로의 개념도. 테라파워 제공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미국 와이오밍주에 차세대 소형 원전을 짓기로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게이츠가 2006년 설립한 차세대 원자로 기업인 테라파워와 버핏이 소유한 전력회사인 퍼시피코프는 와이오밍주에서 조만간 문을 닫을 예정인 석탄발전소 한 곳에 4세대 원전을 짓기로 했다. 이 같은 계획은 이날 마크 고든 와이오밍주 주지사가 주재한 화상회의에 게이츠가 참석해 밝히면서 처음 공개됐다. 


이들이 건설할 4세대 원전은 냉각재로 물을 쓰지 않고 소듐(Na)을 쓰는 소듐냉각고속로(SFR)다. 소듐냉각고속로는 고속 중성자를 이용해 핵분열을 일으킨 뒤 이때 발생하는 열을 기존의 경수로나 중수로처럼 물로 냉각하지 않고 액체 소듐으로 냉각한 뒤 여기서 만들어진 증기로 전기를 생산한다. 


와이오밍주에 건설될 소듐냉각고속로는 345MW(메가와트)급으로 25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또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수소는 수소연료전지나 수소 트럭 등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와이오밍주는 미국 최대의 석탄 생산지로 화력발전소가 밀집해 있다. 한때는 미국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꼽혔지만,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최근 10년간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5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웠고, 와이오밍주의 화력발전소들은 줄줄이 발전 중단이 예고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테라파워의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를 와이오밍주의 폐쇄 예정인 화력발전소 부지에 건설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와이오밍주의 경제적 상황을 동시에 해결하는 최고의 해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DOE) 장관은 이날 화상회의에서 “원자력의 미래가 여기 있다”며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빨리 건설할 수 있고, 차세대 안전 대책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지지했다. 게이츠도 “소듐이 에너지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테라파워는 소듐냉각고속로가 기존 원전 대비 핵폐기물 발생을 3분의 2가량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거대한 탱크에 대량의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저장하고 있어 노심 융용을 막는 등 훨씬 안전하다고 설명한다. 


국내에서도 10년 이상 소듐냉각고속로(SFR)를 개발하고 있다. 다만 테라파워와 달리 전기 생산용이 아니라 사용후핵연료에 포함된 핵종을 분리한 뒤 태워서 환경 부하를 줄이는 목적으로 설계됐다. 이 기술은 현재 상당 수준 개발이 진행돼 조만간 향후 진행 방안을 결정하기 위한 전문가 검토가 예정돼 있다. 테라파워는 소듐냉각고속로 개발을 결정한 수 년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에 공동 개발을 위한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원자력시스템연구소장은 “테라파워의 소듐냉각고속로는 핵연료를 한번 장전하면 20년 동안 핵연료를 교체하지 않아도 되는 장주기 노심”이라며 “이런 방식의 4세대 원전으로 전기 생산을 실증하는 건 테라파워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원자력연이 개발 중인 소듐냉각고속로를 전력 생산용으로 전환하는 연구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임 소장은 “소듐냉각고속로의 설계를 조금만 변경하면 전기 생산용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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