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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 따고 냄새 맡고,물 마시고 의사소통까지…'코끼리 코, 못하는 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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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 따고 냄새 맡고,물 마시고 의사소통까지…'코끼리 코, 못하는 게 뭐야'

2021.06.03 19:00
미 연구팀 분석 결과....상상 이상 속도와 힘으로 흡입
코끼리 코는 먹거나 마시기 위해 비상용 물을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위키미디어 제공.
코끼리 코는 먹거나 마시기 위해 비상용 물을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위키미디어 제공.

코끼리 코는 생물학적으로 보면 경이롭다. 관절이나 뼈가 없이 순전히 근육으로만 만들어진 코끼리 신체 기관이다. 나무를 통째로 뽑을 수도 있을 만큼 근육의 힘은 세며 코 끝의 움직임은 나무에 붙은 나뭇잎을 하나씩 잡고 뗄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하다. 폭탄 냄새를 맡는 개보다 더 강력한 후각을 자랑하기도 한다. 

 

코끼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코를 사용한다. 코를 사용해 물을 마시거나 저장하고 뿌릴 수 있다. 코를 통해 공기를 불어 의사소통도 할 수 있다. 110데시벨에 달하는 코로 내는 소리는 수마일 떨어진 곳에서도 들린다. 

 

앤드류 슐츠 미국 조지아공대 기계공학 박사과정 연구원 연구팀은 코끼리 코의 능력과 특성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결과를 2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로열 소사이어티 인터페이스’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 코끼리 코는 약 6L의 액체를 저장할 수 있으며 물이나 음식을 흡입시 사람이 재채기를 할 때 공기나 침방울을 내뱉는 속도의 약 30배에 달하는 힘을 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끼리는 자연 다큐멘터리나 동물을 담은 어린이용 책에서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코끼리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 예를 들어 코끼리 코 해부학에 대한 가장 최근의 상세한 연구는 1908년에 발표된 연구다. 연구진은 코끼리와 관련된 해부학적 연구가 부족한 이유로 코끼리 연구를 실제로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도 코끼리는 연구진의 실험 장치를 부수기도 했다. 

 

연구진은 우선 미국 애틀랜타동물원의 사육사들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몸무게가 7400파운드(약 3.35t)가 넘는 34살 된 아프리카 코끼리 암컷 ‘켈리’가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잡는 방법을 영상으로 촬영했다. 순무의 일종인 ‘루타바가’를 입면체 형태로 작게 잘라 많은 양을 주자 켈리는 코를 이용해 공기를 빨아들이며 흡입했다. 그러나 루타바가 조각을 크게 자르거나 수가 적을 경우에는 흡입을 하는 대신 코 끝단에 있는 근육을 이용해 움켜잡은 뒤 입으로 가져갔다. 

 

입면체 형태가 아닌 얇은 과자칩을 먹을 때는 양이나 크기에 관계없이 코로 공기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과자칩을 코 끝에 붙인 뒤 섭취했다. 과자칩은 얇고 부서지기 쉽지만 켈리는 흡입하는 기능을 사용해 칩을 부수지 않고 잡는 데 성공했다. 

 

코끼리 코의 흡입 비결은 큰 콧구멍과 특별한 호흡기 시스템 덕분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비침습적 방식의 초음파를 활용해 코끼리가 콧구멍을 확장하고 코의 부피를 64%까지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약 6리터의 액체를 코 속에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또 얼마나 빨리 액체를 흡입하는지 측정하고 코로 빨려들어가는 액체의 속도가 초당 490피트(약 149미터)가 넘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사람이 재채기를 할 때 공기나 침방울을 내뱉는 속도의 약 30배에 달한다. 

 

‘코끼리 감각과 민감성:행동과 인지’를 저술한 마이클 가스탱 버지니아대 명예교수는 “코끼리가 야생에서 음식을 흡입해 먹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야생 코끼리는 마시고 식히기 위해 비상용 물을 코에 저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스탱 교수는 “이런 이유로 코끼리는 코 속을 먼지나 사물로 채우고 싶지 않는 습성이 있다”며 “아프리카 코끼리의 경우 하루에 약 200kg의 초목을 코로 잡아채며 먹는데 이같은 습성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코끼리가 공기와 물을 어떻게 빠르고 강력하게 이동시키는지를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로봇 공학 혁신에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또 멸종 위기에 처한 아프리카 코끼리를 보존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밀렵꾼과 덫으로 부상당한 코끼리 대부분이 코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부상당한 코끼리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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