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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100일 '효과는 증명, 그래도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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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100일 '효과는 증명, 그래도 갈 길 멀다'

2021.06.07 16:41
집단면역 집착보다 접종률 올리고 예방수칙 유지 강조

 

이달 5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이뤄진 지 100일을 맞았다. 연합뉴스 제공
이달 5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이뤄진 지 100일을 맞았다. 연합뉴스 제공

이달 5일 국내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지 100일을 맞았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에 따르면 7일 0시까지 한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사람은 759만8787명으로 국민 5200만명 가운데 14.8%가 한 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애초 세웠던 상반기 중 1200만명 접종 계획을 수정해 이달 말까지 1300만명의 1차 접종을 마친다는 계획을 내놨다. 9월까지 3600만명에게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게 해 11월에는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목표다. 7일부터 60~64세 고령층과 30대 미만 군인과 군무원에 대한 접종을 시작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3분기부터는 18세 이상 20~50대 일반인에 대한 접종을 추진하고 있어 백신 수급에 차질만 없다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 치명률·위중증환자 감소와 감염 예방효과 증명

지난 2월 27일 코로나19 치료병원에 근무하는 종사자를 대상으로 첫 접종이 이뤄진 이후  2~3월 국내에서는 요양병원·노인의료복지시설과 고위험 의료기관 입소자와 종사자, 코로나 1차 대응요원에 대한 접종이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이른바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4월부터는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장애인 시설 등 코로나19 취약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학교와 돌봄공간 근무자, 군인과 항공기 승무원 등 사회필수 인력, 만성신장질환을 가진 투석환자에 대한 접종도 진행됐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6일까지는 연령을 더 낮춰 65~75세 고령층에 대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만성중증호흡기질환을 앓는 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도 같은 기간 진행되고 있다.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늘면서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하루 확진자 수는 연일 400~700명대를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지만 고령층과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만성신장질환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에게 백신 접종을 집중하면서 치명률은 떨어지고 있다. 백신 첫 접종이 이뤄지던 지난 2월 26일 이전 누적 확진자 8만9321명 중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1595명으로 치명률이 1.79%이었지만 접종이 시작되고 난 후 이달 6일에는 1.37%까지 떨어졌다.

 

백신을 맞은 사람들의 감염 예방효과도 일부 증명됐다. 당국은 지난 2월 26일부터 4월 26일까지 60세 이상 백신을 맞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했는데, 그 결과 예방 접종 2주 후부터 86.6%의 감염예방 효과를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또 백신 접종이 늘어나며 위중증 환자가 감소하고 있다. 전담중환자병상은 786개로 이 중 75%가 비어있고, 입원 대기 중인 환자도 없다. 중증도와 경증 환자들을 위한 병상도 1만 6000개 중 약 60%가 비어있는 상황이다. 

 

 

○백신 효과는 7월말~8월초 나타날 듯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국민의 25%에 해당하는 1300만명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끝내고 약 396만명에 이르는 60~64세 성인에 대한 접종이 진행된 7월 말부터 8월 초 이후에야 전체 유행 규모가 줄 것으로 전망했다.


방역당국은 현재까지 상반기 내 1300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 목표를 무난히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국 위탁의료기관과 예방접종센터는 하루 최대 100만명도 접종할 수 있다. 실제 전국 위탁의료기관에서 진행되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의 경우에도 지난해에 하루새 209만명이 백신을 맞기도 했다.

 

지난달 27일부터는 65~74세 고령층 일반인에 대한 접종도 시작되며 하루 접종자 수가 적게는 30만 많게는 70만명대까지 집계되고 있다. 이달 7일부터는 약 396만명에 이르는 60~64세에 대한 일반인 접종도 시작돼 더욱 접종에 속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달 19일까지 상반기 1차 접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55만명이 1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 


백신 수급도 어느 정도 안정화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 화이자에 이어 미국 모더나의 백신 초도물량이 지난 1일 들어온 데 이어 이달 4일에는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존슨앤드존슨의 의약품 부문 자회사 얀센이 개발한 백신 101만명분이 도착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오히려 상반기 내 계약물량보다 1만 회분 더 늘어나는 등 물량부족 우려가 어느정도 해소됐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 백신협력이 강화되면서 미국의 모더나와 백신 생산과 mRNA(메신저 리보핵산·전령RNA)  연구개발(R&D) 협력도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코린 르 고프 모더나의 최고사업책임자(CCO)는 7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백신 원액을 한국에서 생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에서 mRNA 백신 원액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단순한 제조 협력뿐만 아니라 연구 분야에서도 협력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3분기 내 정부가 계약한 미국 노바백스나 얀센 백신 등도 줄줄이 도입이 예정돼 있다. 수급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감이 줄면서 3분기에 국민의 70%인 3600만명에게 백신 접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희귀 혈전증’ 발생 등을 이유로 백신 접종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는 듯 했으나 사적모임 인원 해제와 마스크 착용 지침 완화 등 백신 접종 인센티브가 주어지며 백신을 맞겠다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잔여백신과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얀센 백신에 대한 수요도 높다.  상반기 코로나19 백신 접종대상자 1217만8856명 중 1031만5348명이 백신 접종을 예약했거나 동의했다. 전체 84%가 백신을 맞겠다고 밝혔다. 

 

 

○ 접종률 70%, 집단면역 가능한가

정부는 백신 접종률을 70%로 끌어올리면 11월까지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접종률 70%과 집단면역 형성은 별개 문제라는 지적도 여전히 나온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은 지난 5월 “인구의 7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기대가 있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며 “접종률 70%에 도달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사라지고 거리두기를 종료하는 일은 저절로 따라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주장은 백신 감염차단 효과가 95% 이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데서 비롯됐다. 오 위원장은 “화이자 백신의 효과가 95%라는 건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이지 전파를 예방하는 효과가 아니다”며 “집단면역의 핵심은 ‘발병’보다 ‘2차 감염차단’에 있다”고 강조했다.


오 위원장에 따르면 현재 개발된 코로나19 백신 중 감염차단효과가 95% 이상인 백신은 아직 없다. 영국의 2차 감염 차단효과에 대한 분석에 따르면 백신을 한번 맞아도 가족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차단효과는 대략 40~50%에 머무른다. 오 위원장은 “통상 감염 차단 효과는 발병 예방효과보다 떨어진다”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어린이와 중·고등학생의 인구 비율 15%를 제외할 때 85% 수준의 인구 접종만으로 70% 이상이 면역을 가지는 것은 힘들다고 설명했다.

 

변이 바이러스가 새롭게 유입되는 현상이나 백신 접종 후에도 감염이 발생하는 ‘돌파 감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집단면역을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오 위원장은  “고위험군은 접종률이 올라가도 조심해야 하고, 감염 또는 백신 접종으로 인해 생긴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할지도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명확한 집단면역 형성 기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때 전체 인구의 60~70%가 항체를 가져야 집단면역이 형성된다고 했다가 지난해 11월 70~75%로 이를 상향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후 "항체 형성 기준을 다시 80~85%로 높였고, 지난해 12월에는 최대 90%까지도 기준이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마크 립시치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역학과 교수는 “(집단면역 형성 기준에 대한)방정식에 어떤 변수를 입력해야  할지만 알면 답이 나온다”며 “하지만 그 숫자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모렌스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역학부문 수석고문은 “집단면역의 정확한 형성기준은 실제 감염병이 지나간 후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홈페이지에 집단면역 형성 기준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알지 못한다”며 추정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캐서린 오브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예방접종책임자는 “집단면역 형성 기준은 당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과 같이 붐비는 도시에 전파를 막으려면 붐비지 않는 도시에 비해 더 많은 사람들이 면역력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제시한 70% 기준은 이런 점에서 아직 디테일이 떨어진다.  

 

○ 집단면역 목표 집착보다 백신 접종률 높이고 방역수칙 준수해야

전문가들은 집단면역 형성의 기준이 명확치는 않은 상황에서 백신을 맞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의 예방 조치를 지키는 방식으로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명돈 위원장은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며 “결국 독감처럼 백신을 맞으며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야 한다"고 내다봤다. 립시치 교수는 “코로나19 전염을 완전히 막기 위해 백 85~90%의 집단면역이 필요하더라도 우리는 그전에 더 빨리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다”며 방역수칙 준수의 생활화를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아예 '집단면역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립시치 교수와 에린 모더카이 미국 스탠퍼드대 생물학과 교수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변이 바이러스가 새롭게 등장하거나 집단면역 도달 후에도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많은 방해요소로 때문에 집단 면역에 도달할 수 없을 지 모른다"면서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단면역을 달성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백신 접종을 일찍 시작한 국가에서는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지침을 완화하면서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두 번 맞은 국민이 50.75%에 이르면서 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학생들의 학교 등교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4월 한달 새  코로나19 입원환자가 청소년 층에서 한달 새 2배가 늘어나 미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접종률이 더디게 올라가는 현상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미국에선 안도감에 접종률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내달 4일까지 현재 63.4%에 이르는 1차 접종자를 7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르 내놨다. 이를 달성하려면 하루 약 57만명이 백신을 맞아야 하지만 이달 들어 하루 37만명 정도만 백신을 맞고 있는 실정이다. 백악관은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백신접종센터의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다각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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