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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백신 맞고 하루이틀이면 술 마셔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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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백신 맞고 하루이틀이면 술 마셔도 될까

2021.06.10 15:59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을  한 번 이상 맞은 사람이 1000만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1006만705명이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인구(지난해 12월 기준 5134만9116명) 약 19.6%에 해당한다. 

 

접종 예약자 외에도 잔여백신을 맞은 30~50대들이 늘면서 코로나19로 제한됐던 일상생활 복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금도 하루 400~600명씩 감염자가 나오고 있지만 식당과 카페 등에는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저녁이나 술자리 모임을 하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7월부터 5인 이상 모임금지 적용대상에서 백신 접종자는 제외되는 것을 앞두고 백신 접종 후 언제부터  자유롭게 술자리를 가져질 수 있는지 주변에 묻는 사람들도 있다.  

 

현재 방역당국은 백신을 맞은 뒤 1~2일간은 음주를 금지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예방 접종 후 주의사항을 통해 접종 당일과 다음날은 과격한 운동이나 음주를 삼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월 24일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이틀 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접종 전후 음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질병청의 주의 사항은 명확한 과학적 근거가 아직 없다. 알코올과 코로나19 백신 간의 관계를 연구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음주 관련 지침을 내리지 않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림비아 주 정부 보건당국은 “구체적 권고사항이 없다”고, 인도 보건당국도 “술이 백신 효과를 저하시킨다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음주 인구가 많은 러시아에서는 접종 전후 8주간 금주해야 한다고 했다가 3일간 금주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놔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술 속의 알코올이 면역 반응을 방해할 수 있다며 백신 접종후 음주에 부정적인 견해를 대체로 내놓고 있다. 일부 연구는 소량의 알코올이 염증을 줄여 면역체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하지만 과도하게 알코올을 섭취할 경우 면역체계를 억제한다는 연구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간의 백신 효능에 관한 연구를 보면 백신을 맞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 정도의 항체를 생성하는 데는 최소 2주 정도 걸린다. 이런 점을 고려해 그 사이에는 면역 반응을 방해하는 모든 행동을 삼가는 게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소견이다.


알코올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민감성도 증가시킨다. 면역세포가 감염 부위로 이동하고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에 감염된 세포를 파괴하는 기능을 방해한다. 병원균이 세포로 들어가기 쉬워지고 관련 문제들이 쉽게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알코올이 면역 체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 중인 일렘 메사우디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바이러스연구센터 이사는 지난 4월 뉴욕타임즈에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은 면역 체계를 포함해 모든 생물학적 시스템에 영향을 준다”며 “조금만 과도하게 알코올을 섭취하더라도 이런 일을 쉽게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보는 적당한 음주량은 정도는 얼마일까?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코올 남용 및 중독 연구소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하루에 최대 2잔, 여성은 1잔이다. 과도한 음주는 남성의 경우 일주일 중 하루라도 술 4~5잔를 먹는 날이다. 여성은 생물학적으로 3잔 이상 마시면 과도한 음주에 해당한다. 여기서 1잔의 기준은 와인으로 따지면 148ml, 맥주는 355ml에 해당한다.  


과도한 음주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열과 불쾌감, 몸살 같은 증상을 유발한다. 미국 등에서는 이를 백신 부작용으로 착각해 이상반응으로 보고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안젤라 휴렛 미국 네브라스카대 의대 교수는 “샴페인 한잔이 면역 반응을 억제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과도한 음주는 삼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지나친 음주는 여러 부작용이나 면역 체계 형성에 있어 영향을 줄 수 있어 권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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