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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재단 "2년 기회 줬는데 개선 안했다" 연세대 "타 연구자까지 제재는 과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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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재단 "2년 기회 줬는데 개선 안했다" 연세대 "타 연구자까지 제재는 과도" 반발

2021.06.11 20:18
학술지원사업 1년 제외 제재 배경
연세대 신촌캠퍼스 전경. 연세대 제공
연세대 신촌캠퍼스 전경. 연세대 제공

연세대가 교육부의 인문한국플러스(HK+) 지원사업 지침 위반으로 1년간 학술연구지원사업에서 제외된 것과 교육부에 집행정지 가처분 및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연구지원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연구재단은 이에 대해 연세대에 두 차례 평가에서 지침 위반을 지적했는데도 위반을 시정하지 않아 내린 결정이라며 제재가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연구재단은 11일 “연세대가 HK+ 진입시 전임교원 교수들을 학과 소속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2년여 간 지속적인 시정을 요구했으나 해당 대학이 시정하지 않았다”며 “관련 절차에 따라 제재처분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연구재단은 지난달 27일 연세대에 대해 한국연구재단의 교육부 수탁 신규사업에 향후 1년간 참여할 수 없다는 제재를 내렸다. 연세대가 2018년과 2019년 각각 인문한국플러스(HK+) 지원사업에 참여한 한국연구원과 언어정보연구원 교원 11명 소속을 HK연구소로 두지 않고 개별 학과로 변경한 것이 발단이 됐다.

 

HK+ 사업은 대학 내 인문학연구소의 연구 인프라 구축을 돕고 연구성과를 창출하는 게 목적이다. 2007년 시작된 인문한국(HK) 사업의 후속사업으로 HK사업에 참가한 대학에 한해 신청이 가능했다. 연구재단은 HK와 HK+ 사업에 참여하는 교원은 인문학연구소에 반드시 적을 둬야 한다고 규정했는데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연세대는 이달 7일 입장문을 내고 “문제가 된 교원 겸직 사안은 HK 사업 신청 때 이미 계획을 밝혔고 그 뒤에도 연구재단이 정상 협약을 체결했다”며 "교육부의 시정조치를 따랐는데도 이와 무관한 연구소와 연구원들까지 피해를 주는 처분은 과도한 제재"라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또 "사업을 신청할 때 신청서에 겸직을 미리 설명했고 이후 과제 협약이 별다른 제재 없이 체결된 만큼 이는 사실상 연구재단이 이를 승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재단은 이와 관련해 연세대가 HK 사업에서도 규정을 알고 있었고 HK+사업은 후속사업인 만큼 다른 잣대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았다고 지적했다. 이강재 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장은 “HK+ 사업은 협약 당시 총장 명의의 확약서를 내도록 했는데 여기에도 연구소 교수로 임용을 준수하겠다고 서명을 하도록 하고 있다”며 “연세대가 확약서를 낸 만큼 사업계획서에 모순된 내용을 담는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연구재단은 이어 연세대에 2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HK교수 소속변경 문제를 시정하라고 권고했는데도 학교 측이 이를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HK+ 사업 2019년 연차평가와 2020년 연차평가 두 차례에 걸쳐 이를 시정하라고 공문을 보냈는데 끝내 시정하지 않아 이번 제재 처분이 내려졌다. 연세대의 소속 복귀 조치는 이미 제재 처분 내용이 통지된 이후 이뤄졌다는 게 연구재단의 설명이다.

 

연세대 측도 이를 인정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 시정하라는 요청이 온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연세대는 입장문에서 “2020년 9월 교육부의 시정 조치 요구로 연세대가 이를 적극 수용해 2021년 3월 HK 교원을 다시 연구원으로 복귀시켰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교수들에 대한 설득에 나섰지만 실패해 끝내 시정을 하지 못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 본부장은 “지난해 10월 이미 제재할 수 있다는 경고를 했고 사업관리위원회를 열어 제재를 결정하려고 했는데 연세대 측에서 적을 옮긴 교수들을 설득할테니 기다려달라고 했다”며 “그러고 나서 11월 초에 불가능하다는 통지가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재단은 사업 신청 단계에서 연세대 측이 겸직 계획을 사전에 밝혔다는 주장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이 본부장은 “HK사업은 신청 팀 자체가 아주 제한됐고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면 연구계획의 연속성을 보고 선정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주장처럼 연구재단도 뒤늦게 이 문제를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0월 16일 신설된 연구재단의 HK+ 관리운영규칙에 따르면 HK교수와 관련해 학과나 다른 기관업무를 겸직·겸무할 수 없으며 사업 수행에 전념하여야 한다. 단 HK+2유형 연구소의 HK교수는 전문기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 한해 겸직·겸무가 가능하다. 이는 연구재단 측이 연세대에 시정조치를 내린 지 약 두 달 뒤에 신설된 것이다. 이 본부장은 “HK사업을 진행한 교수라면 이런 조항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사안 자체는 안타깝지만 문제가 있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연구재단은 이번 재제조치가 학술진흥법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학술진흥법 20조에 따르면 교육부장관은 대학이 협약 위반 등의 이유로 사업비 지급이 중지되거나 환수된 겨우 1년 이상 5년 이하 범위에서 학술지원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이 법안은 올해 3월 개정돼 10년 이하까지 범위가 확장됐으나 소급 적용되지는 않았다.

 

연구재단은 이를 근거로 교육부 소관 학술연구지원사업 중 HK+가 속한 집단연구사업에 대해 선정에서 1년간 제외되도록 처분했다. 하지만 연세대가 6월 사업 시작을 앞두고 있던 이공분야 선도연구센터 등 집단연구 3건이 선정이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학교 측은 문제가 된 사업 외에 다른 사업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조치는 과도한 조치라고 보고 가처분 소송을 냈다. 연세대 관계자는 “다른 학과 연구원들에게까지 피해가 가는 것은 분명 과도한 제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연세대에 제재 조치를 통보하기 전에 법률사무소 두 곳에 법률검토까지 다 마쳤다”며 "인사는 학교 전체의 문제인 만큼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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