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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스마트공장에 동형암호 적용 안전진단 첫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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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스마트공장에 동형암호 적용 안전진단 첫 성공

2021.06.29 16:32
美 MIT·서울대 연구팀...동형암호 활용 기기 안전진단 성공
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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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를 기반으로 제조 전 과정에서 생긴 데이터를 활용하는 스마트공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조업 혁신을 위한 핵심 요소로 꼽힌다. 스마트공장은 제품 기획에서 설계, 제조, 공정, 유통, 판매 등 모든 생산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고, 이 과정에서 생성된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스마트공장이 되면 일차적으로 기업의 제품 생산과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원가 절감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실시간 데이터를 이용해 시장의 수요를 읽고 고객 맞춤형 생산까지도 가능하다. 


다만 세계적으로 스마트공장이 확산되는 가운데 데이터 활용에서도 기업 규모에 따른 양극화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대기업은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스마트공장 전환에 앞서 있는 반면,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뒤처져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서울대 공동 연구진이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 전환을 위해 데이터를 활용할 때 기술 유출 걱정 없이 암호화된 상태 그대로 공유하고 분석할 수 있는 동형암호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하면 중소기업이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 기기의 고장을 사전에 진단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 의료, 금융, 마케팅 등 분야에 주로 활용된 동형암호 기술이 중소기업의 스마트제조 기술에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앤서니 브라운 MIT 기계공학부 교수와 천정희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은 동형암호 기술을 이용해 중소기업이 기술 유출 걱정 없이 데이터를 외부에 보내거나 공유한 뒤 이를 암호화된 상태로 분석해 기기의 안전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제조 분야 국제학술지 ‘제조시스템저널(Journal of Manufacturing Systems)’ 19일자에 발표했다. 


동형암호는 원래의 데이터를 수학 함수를 변형시켜 알아볼 수 없게 암호화한 뒤 이를 암호가 걸린 상태 그대로 분석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암호기술이다. 현존 가장 안전한 암호 기술로 평가받는다. 암호화된 상태로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전송하는 기술은 많이 있지만 암호화된 상태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형암호는 차세대 암호기술로도 불린다. 

 

천 교수는 동형암호의 계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혜안(HEAAN)’을 개발하는 등 동형암호 연구에서는 세계적인 권위자로 꼽힌다. 현재 동형암호 원천기술을 보유한 곳은 천 교수가 있는 서울대를 포함해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극소수다. 


논문 제1 저자인 강하은 MIT 기계공학부 박사과정 연구원은 “최근 기계공학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스마트공장이 빅데이터를 어떻게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다”며 “데이터는 넘쳐나는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정작 데이터를 활용하려고 해도 보안 문제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MIT와 서울대의 공동 연구가 성사된 건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덕분’이었다. 지난해 5월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MIT는 한시적으로 ‘셧다운’을 결정했고, 강 연구원도 코로나19를 피해 한국으로 쫓기듯 입국했다. 


강 연구원은 동형암호를 이용해 스마트공장의 데이터 보안 문제 해결을 연구하고 있었고, 연구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해 서울대에서 천 교수를 만난 일을 계기로 지난해 8~12월 직접 천 교수 연구실인 ‘크립토랩(CryptoLab)’에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천 교수팀은 동형암호 원천기술을, 강 연구원을 포함한 MIT 연구진은 이를 스마트공장에 적합하게 변형해 활용하는 연구를 맡았다. 


강 연구원은 “실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시험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MIT 실험실에 있는 방적기를 이용해 이 기계를 이용하는 중소기업이 있다고 가정한 뒤 데이터 생산과 보안 여부를 시험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전환이 매우 활발하다. 강 연구원은 중소기업을 직접 만나 데이터 활용의 애로 사항과 고충을 듣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왔다. 이들 기업은 미국 3대 보험회사로 꼽히는 리버티뮤추얼그룹의 고객들이다. 강 연구원의 연구비도 리버티뮤추얼그룹이 지원하고 있다. 그는 “리버티뮤추얼그룹이 새로운 보험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리버티뮤추얼그룹은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해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기업으로부터 고객의 응급 상황, 화재, 도난 등 정보를 공유하고, 고객에게는 할인된 보험상품을 제안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강 연구원은 “중소기업이 동형암호 기술을 적용하면 각종 정보 유출에 대한 걱정 없이 안심하고 다른 회사에 정보를 공유해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전한 클라우드서비스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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