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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검사키트 허가 앞두고 의료계 왜 취소 요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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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검사키트 허가 앞두고 의료계 왜 취소 요구할까

2021.07.22 21:26
국내 자가검사키트 개발사인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에스디바이오센서 제공
국내 자가검사키트 개발사인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에스디바이오센서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건부 허가한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신속 항원검사 키트) 제품들이 곧 정식 허가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계속해서 밝혀왔다. 자가검사키트의 민감도가 떨어져 오히려 코로나19 방역을 방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최근 확진자가 급증한 4차 유행의 원인 중 하나로 자가검사키트가 꼽히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식약처는 국내 업체인 에스디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가 개발한 자가검사키트 제품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하고 업체들에게 3개월 내에 자가검사에 대한 추가 임상적 성능시험 자료를 내도록 요구했다. 업체들이 23일까지 자료를 제출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입증하면 정식으로 허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이들 제품은 시중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 PCR 검사는 수 시간 걸리지만 정확, 키트는 빠르지만 부정확해

  

해외에서 작전중이던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사진은 작전중인 청해부대. 연합뉴스 제공
해외에서 작전중이던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국방부가 지난해 12월, 장기 출항 함정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즉각 확인할 수 있는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사용하라 지침을 내렸는데도 청해부대는 감별 능력이 떨어지는 신속항체검사 키트만 가져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사진은 작전중인 청해부대. 연합뉴스 제공

 

병원과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선별진료소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아내기 위해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를 하고 있다. 의료진이 검사자의 비강 깊은 곳에 면봉을 넣어 세포를 긁어낸 뒤 유전물질(RNA)을 증폭시키고 DNA로 합성해 이 중 코로나19의 특징적인 유전자가 있는지 알아내는 원리다. 유전물질을 증폭하는 과정이 있어 결과를 얻기까지 최소 6시간이 걸린다. 민감도 99% 이상으로 매우 정확하다. 

 

병원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등에서는 고열 환자를 대상으로 재빨리 결과를 얻기 위해 '신속 PCR 검사'를 한다. 특별한 효소나 기술을 이용해 유전물질을 증폭하는 과정을 단축시켜 1~2시간 내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월 여주시가 도입했고, 서울대가 4월 도입한 신속 분자진단 검사와 KAIST가 이달 도입한 모바일 스테이션도 바로 신속 PCR 검사다. 민감도는 95% 이상으로 꽤 정확하다. PCR 검사나 신속 PCR 검사나 모두 정확도가 높아 여기서 양성이 나오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진단한다.

 

반면 자가검사키트는 의료진 없이도 개인이 약국에서 구매해 스스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할 수 있다. 식약처에서 조건부 허가하고 서울시에서도 적극 활용하자고 권장한 자가검사키트가 바로 '신속 항원검사 키트'다. 

 

검사자가 직접 키트에 든 면봉으로 콧속을 훑어 콧물을 채취한 뒤 시약에 담그면, 감염자인 경우 바이러스의 항원에 나노입자가 들러붙으면서 붉은선이 2개 나타난다. 감염 여부를 알기까지 15분 정도가 걸린다. 민감도는 40~80%로 낮은 편이며 상황에 따라 정확성이 달라진다. 최근 서울대병원이 실험한 결과, 전문가가 사용해도 신속 항원검사 키트의 정확도는 PCR 검사 대비 약 17.5% 정도로 낮게 나타났다. 자가검사키트는 정식 진단용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키트에서 양성이 나오더라도 PCR 검사로 양성을 확인해야 코로나19 감염 여부에 대한 최종 확진 결과로 인정을 받는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점은 PCR 검사에 비해 자가검사키트가 정확도가 매우 낮음에도, 대중이 코로나19 진단용으로 의존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4차유행을 유발했다는 판단도 나왔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실제로는 감염자인데 자가검사키트에서 음성이 나와 일상생활을 하다가 나중에 증상이 심해진 뒤에야 PCR 검사로 양성을 확인한 사례도 있을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조용한 전파가 좀 더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식약처에서 자가진단용으로 허가하지 않은 ‘신속 항체검사 키트’도 있다. 신속 항체 검사키트는 코로나19 감염자만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검사자의 혈액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항원이 있는 키트에 떨어뜨려 항체 유무를 확인하는 원리다. 코로나19는 감염된 지 7~10일부터 항체가 생기기 때문에 이 키트로는 초기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신속 항체검사 키트는 국내에서도 자가검사용으로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달 초 청해부대에서 사용했다가 문제가 된 간이키트도 '신속항체검사 키트'였다. 국방부가 지난해 12월 장기 출항 함정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즉각 확인할 수 있는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는데도 청해부대는 감별 능력이 떨어지는 신속항체검사 키트만 가져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의료계 "자가검사키트 민감도 매우 낮아 방역 방해"

전문가들은 자가검사키트가 PCR 검사에 비해 정확성이 떨어지므로 지금이라도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혁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 대응 TF 팀장(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은 "식약처가 업체들에게 요구하는 임상적 성능시험 기준이 허술하다"며 "이제라도 식약처가 자가검사키트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식약처가 기준에 맞는 데이터 100개를 가져오라고 요구하면, 업체는 1000개를 시험한 뒤 결과가 좋은 100개를 골라서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가검사키트는 민감도가 매우 낮아 오히려 코로나19를 저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실제로는 코로나19 감염자임에도 불구하고 자가검사키트가 음성으로 잘못 나왔을 경우 본인의 감염사실을 몰라 지역사회에 전파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식약처는 방역수칙과 사용 규정을 준수하며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하면 코로나19 확진자를 찾는 데 훨씬 유익하다고 보고 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자가검사키트로 PCR 검사를 대체하라는 얘기가 아니"라며 "누구든지 증상이 있거나, 요양시설 등에 종사해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면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도서벽지 등 PCR 검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보조적인 방법으로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병원에서는 독감 같은 바이러스 감염질환에 대해 유전자 검사 없이 키트로 진단하고 있다. 김 교수는 "독감의 경우 고열이나 기침, 인후통 등 증상이 뚜렷한 환자가 검사를 받으니 양성률이 높고, 키트 자체도 민감도가 70% 이상으로 꽤 높다"면서 "반면 코로나19는 경증 또는 무증상 환자가 많고 키트도 민감도가 낮아 자가검사키트로만 진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차피 확실히 감염 여부를 알아내기 위해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면, 두 가지 검사 모두 하느니 PCR 검사만 받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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