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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과학] 33년 만에 깨진 여자 100m 기록은 ‘번개 트랙’ 덕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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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과학] 33년 만에 깨진 여자 100m 기록은 ‘번개 트랙’ 덕분일까

2021.08.02 15:06
일레인 톰슨-헤라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달 31일 도쿄올림픽 여자 100m 결승에서 자메이카의 일레인 톰슨-헤라가 10초61을 기록하며 33년 만에 올림픽 신기록을 갈아치운 뒤 국기를 들고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일레인 톰슨-헤라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달 31일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여자 100m 결승에서 자메이카의 일레인 톰슨-헤라는 10초61의 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기록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미국의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가 세운 10초62 기록을 0.01초 단축하며 33년 만에 새로운 올림픽 기록을 만들어냈다. 


영국 가디언은 30일(현지시간) 도쿄올림픽 육상 여자 100m 결승에 출전한 선수 8명 가운데 7, 8위를 제외한 6명이 모두 11초의 벽을 깼다며 기록 단축에는 첨단 트랙이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여자 100m 결승에서는 11초12로 8위에 그쳤지만 앞선 예선 경기에서 10초96을 기록하며 개인 기록으로 처음 11초의 벽을 깬 영국의 데릴 네이타는 가디언에 “정말 놀랍다”며 “번개처럼 빨리 달릴 수 있는 트랙”이라고 말했다. 

 

몬도 제공
이탈리아의 트랙 전문 기업인 몬도는 올해 도쿄올림픽 육상 트랙도 독점 공급했다. 사진은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 전경이다. 몬도 제공

도쿄올림픽 육상 트랙은 이탈리아 트랙 전문 기업인 몬도(Mondo)가 제작했다. 몬도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육상 트랙 공식 지정 업체로 선정된 이후 이번 도쿄올림픽까지 12차례에 걸쳐 모든 하계 올림픽에서 육상 트랙을 독점 공급해왔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까지 포함하면 몬도트랙에서 쏟아진 신기록은 더 많다. 몬도는 홈페이지를 통해 몬도트랙에서 280개 이상의 세계 기록이 수립됐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육상연맹이 인정한 전체 육상 세계 기록의 70%에 이른다. 


흙에서 시작해 폴리우레탄을 쓰던 육상 트랙은 몬도트랙이 등장하며 기술적으로 한층 더 진화했다. 몬도트랙은 아스팔트 소재 위에 탄성고무를 층층이 얹는 방식을 기본으로 매회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진보된 기술을 선보여왔다. 

 

몬도 제공
도쿄올림픽에 사용된 몬도트랙의 위층은 가황고무를 입자 형태로 만들어 제작했다. 몬도 제공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몬도트랙에 사용된 고무는 총 420t(톤)에 이른다. 크게 두 층으로 이뤄진 몬도트랙의 맨 위층은 선수들에게 반발력과 탄성력을 최대한으로 제공하기 위해 고무에 황을 넣어 처리한 가황고무로 만들었다. 생고무를 사용할 경우 여름철 기온이 올라가면 녹을 수 있지만, 가황고무는 고온에서 안정적이고 탄성력도 좋아진다. 


특히 맨 위층의 가황고무는 ‘TY 입자’로 불리는 특수 고무 입자로 제조해 딱딱하면서도 탄성력은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게 했다. 또 선수의 발이 바닥에 닫는 순간 충격을 흡수하면서 동시에 반발력이 선수의 발에 고르게 전달된다. 

 

몬도 제공
도쿄올림픽에 사용된 몬도트랙의 아래층은 3차원 공기 구멍을 넣은 구조로 제작했다. 몬도 제공

몬도트랙의 아래층에는 육각형 공기 구멍이 3차원(3D)으로 촘촘히 들어 있어 선수가 트랙을 달리는 동안 발을 안정적으로 지지한다.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우사인 볼트가 세운 남자 100m 세계신기록인 9초58도 몬도트랙 위에서 나왔다. 당시 몬도트랙은 적갈색이 아니라 파란색이었는데, 몬도는 아스팔트 위에 탄성이 좋은 폴리우레탄 3장을 깔고 그 위에 이중합성고무로 코팅한 신형 트랙이라고 설명했다. 선수가 트랙을 밟을 때 생성되는 지압의 최대량을 선수에게 그대로 돌려준다는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올해 도쿄올림픽에서는 몬도의 ‘번개 트랙’에서 지금까지 22명의 선수가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고, 10명이 자국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10초74로 여자 1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자메이카의 셸리 앤 프레이저는 결승 경기 전 가디언에 “초고속 트랙이어서 10초5까지도 목표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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