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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환의 과학세상] 태양광 발전의 비중은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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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환의 과학세상] 태양광 발전의 비중은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2021.08.04 21:37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며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는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며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자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1일부터 걱정했던 폭염에 따른 전력 수급 위기를 어렵사리 극복한 것은 정말 다행이다. 산업부의 전망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다. 실제로 7월 27일의 최대 전력 수요가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렸던 2018년 여름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기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 김부겸 국무총리가 정비 중이던 원전 3기를 서둘러 재가동시키지 않았더라면 산업부의 우려가 현실화될 수도 있었다.


그런데 탈원전을 밀어붙였던 여당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대응이 황당하다. 전력 수급 위기에 대한 산업부의 우려는 태양광 발전의 기여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서 생긴 착시였을 뿐이었다는 것이다. 야당과 언론의 우려는 전력 수급의 정치화로 몰아붙였다. 국회에서의 기자회견도 모자라 호텔에서 떠들썩한 토론회까지 개최했다. 전력난에 대한 산업부의 우려에 동의했던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여당 의원들로부터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볼썽사나운 레임덕이 가시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정비 중이던 원전이 구원투수

 

산업부의 7월 1일 전망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다. 실제 7월 27일 17시 전력거래소가 파악한 전력 수요는 91.1GW까지 치솟았다. 산업부의 기준 전망(89.3GW)과 상한 전망(93.2GW)의 중간에 해당하고, 2018년 7월 23일의 최대 전력 수요 92.5GW에 바짝 다가선 위험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산업부의 공급 예비력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전력 수급 경보 발령의 기준인 5.5GW를 훌쩍 넘어서는 9.6GW (예비율 10.5%)의 전력이 남아돌았다. 


여당 의원들이 강조한 태양광 발전 덕분에 위기를 넘겼던 것은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김부겸 국무총리가 전력 수급의 위기 상황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고 정비 중이던 원전 3기의 재가동을 서두르도록 조처한 것이 특효약이었다. 실제로 7월 18일부터 신월성 1호기, 신고리 4호기, 월성 3호기가 차례로 재가동 되면서 3.1GW의 전력이 추가로 공급되었다. 여당 의원들이 그런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결정을 무시하고, 국민을 속이려는 시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정비를 위해서라면 원전의 가동을 중단할 수 있다. 그러나 원전 24기(23.3GW) 중 9기(8.6GW)를 한꺼번에 멈춰 세워놓은 것을 정상적인 예방 정비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것도 하필이면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것이 분명한 여름철 폭염 기간에 멀쩡한 원전을 세워놓을 수는 없다. 고속버스도 승객이 밀려드는 명절에는 정비소에 보내는 스케줄을 조정하기 마련이다.


정부가 원전을 세워놓은 분명한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8월 말에나 정비를 끝내겠다던 신월성 1호기는 국무총리의 지시 이틀 후부터 전력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결국 6월 말에 정비가 끝난 원전을 탈원전 때문에 붙잡아두고 있었던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가동 심사도 무의미한 요식행위로 전락해버렸다. 탈원전이 장기적이고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탈원전 주의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은 국민 기만적이고 모욕적인 억지일 뿐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태양광의 발전량

 

태양광에서 생산하는 전력량 때문에 최대 전력 수요가 나타나는 시간이 오후 5시 이후로 늦춰졌다는 주장도 어처구니없는 궤변이다. 전력 수요는 소비자가 전기를 얼마나 쓰는지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지,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량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런 상식까지 무시하고 여당 의원들의 입맛에 맞는 궤변을 늘어놓는 전력거래소의 계통운영처장에게는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전력거래소가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전력 수요가 탈원전과 신재생 확대 정책에 의해서 크게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물론 소비자의 전력 소비 패턴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전력거래소가 발전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지 못하는 태양광 설비에 의한 전력거래소 자료의 왜곡이 발생한 탓일 뿐이다. 전국의 태양광 설비 중에는 한전과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거나 자가 소비용으로 설치한 경우에는 굳이 값비싼 스마트 계량기를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실제로 전국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 20.3GW 중에서 전력거래소의 수요 커부에 반영되지 않는 비계량 설비가 무려 15.2GW에 이른다. 전체 전력 설비의 12%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태양광 설비가 생산하는 전력량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맑은 날에는 2시에서 5시 사이에 가장 많은 전력을 생산하고, 5시가 지나면 태양광의 전력 생산량은 급격하게 줄어들어서 해가 지고나면 발전 기능을 상실해버린다. 실제로 비계량 설비에서 생산되는 전력량은 추정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비계량 설비가 생산하는 ‘상쇄 태양광’ 전력량은 5.2GW이나 된다. 피크 타임 전력 공급량의 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소비자가 피크 타임에 실제로 소비하는 전력양은 전력거래소가 확인하는 양보다 5.2GW나 더 많다는 뜻이다.


전력거래소의 전력 수요 커브에서 최대 수요가 나타나는 시각이 오후 2시에서 5시 이후로 지연되는 것이 바로 상쇄 태양광이 만들어내는 착시라는 뜻이다. 실제 전력 수요가 줄어든 것은 절대 아니다. 상쇄 태양광 발전량이 하루 종일 생산되는 것은 아니다. 고작해야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에 일시적으로 생산되는 것이 고작이다. 피크 타임에만 제한적으로 생산되는 발전 비중을 소비자가 사용하는 총 전력량의 비중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태양광 설비의 비효율성은 놀라운 수준이다. 태양광 설비의 발전 효율이 가장 높은 피크 타임에도 실제 발전량은 35%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전력거래소의 주장이다. 그런 정도로 비효율적인 발전 설비는 서둘러 폐기하는 것이 마땅하다. 


비계량 태양광 설비가 전력거래소의 관리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것도 아니다. 갑자기 구름이 끼거나 해가 지고 나면 비계량 태양광 설비의 전력을 사용하던 소비자들도 거래소가 공급해주는 전기를 사용하게 된다. 그런 변화를 수용하려면 전력거래소가 상당한 규모의 LNG 발전소에 부하 조정 역할을 맡겨야만 한다. 송전망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비계량 태양광 설비에 통합 관리 기능을 추가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대통령의 지시를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태양광의 기본적인 발전 특성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여당 의원들이 요란한 토론회까지 개최해서 쏟아내는 괴담은 백해무익한 것이다. 탈원전을 외치고, 신재생 확대를 주장하려면 최소한의 상식은 갖춰야 한다. 신재생에 대한 섣부른 환상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는 일도 중요하다. 남이 장에 간다고 우리도 반드시 따라가야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

 

 

※필자소개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대한화학회 탄소문화원 원장을 맡고 있다. 2012년 대한화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과학기술,교육,에너지,환경, 보건위생 등 사회문제에 관한 칼럼과 논문 2500편을 발표했다.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번역했고 주요 저서로 《이덕환의 과학세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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