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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흔적 추적하고 반도체 발열 해결 방안, 자율주행차 SW 검증 방법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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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흔적 추적하고 반도체 발열 해결 방안, 자율주행차 SW 검증 방법 찾는다

2021.10.11 17:02
11일 삼성미래육성재단 하반기 기초과학·소재·ICT 등 22개 연구 지원 과제 발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2021년 하반기 지원 과제에 선정된 교수진(첫째줄 왼쪽부터 포스텍 김태경 교수, UNIST 박경덕 교수, 가천대 김익수 교수, 둘째줄 왼쪽부터 KAIST 김진국 교수, GIST 이종석 교수, 서울대 허충길 교수, 포스텍 공병돈 교수)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2021년 하반기 지원 과제에 선정된 교수진(첫째줄 왼쪽부터 포스텍 김태경 교수, UNIST 박경덕 교수, 가천대 김익수 교수, 둘째줄 왼쪽부터 KAIST 김진국 교수, GIST 이종석 교수, 서울대 허충길 교수, 포스텍 공병돈 교수)

감각 자극 종류에 따라 선택적으로 작동하는 신경 세포들을 구별해 기억의 흔적을 정밀하게 추적하는 연구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희소병 환자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가운데 정상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량을 극대화해 치료제가 없던 난치병을 치료하는 연구도 시작된다. 자율주행차량과 금융처럼 작은 오류만 생겨도 대형 손실로 이어지는 복잡한 시스템을 손쉽게 고치는 소프트웨어 기술도 국내에서 개발이 추진된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는 11일 이들 연구를 포함해 올해 하반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서 지원할 연구과제 22개를 발표했다.

 

이 사업은 한국의 기초과학 발전과 세계적 연구자 육성을 목표로 삼성전자가 지난 2013년부터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공익 목적의 연구지원 사업이다.  삼성은 올 하반기 340억70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기초과학 분야는 10개 연구가 172억7000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소재 분야는 6개 연구가 92억원을, 정보통신기술(ICT)은 6개 분야 76억원을 지원받는다.


기초과학에서는 수학, 물리, 화학, 생명 분야에서 학술적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거나 질병 치료의 근원적 접근 등 파급 효과가 예상되는 과제를 포함해 총 10개가 선정됐다. 기초과학에서는 김태경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가 ‘유전체 활동전위에 기반한 기억 흔적의 추적과 재구성’ 제안해 지원받게 됐다. 연구진은 친숙하지만 여전히 미지의 영역인 ‘기억’에 대한 연구에 도전한다. 사람 뇌는 다양한 감각 정보를 매일 접하지만 다양한 자극에 대한 정보가 어떻게 처리되고 어떤 종류의 신경세포에 기록이 되는지에 대한 선별적 정보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팀은 유전체 분석을 통해 기억 정보의 시공간적 배치에 따라 다른 패턴으로 발현되는 조기 발현 유전자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통제하는 유전체상의 조절 부위(인핸서)를 조합해 새로운 개념의 신경 활동 탐지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향후 이 연구가 발전하면 자폐증, 조현병 등 비정상적인 인지행동을 초래하는 다양한 뇌 질환 치료는 물론 광유전학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인위적으로 기억을 재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박경덕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교수는 1n㎥(세제곱나노미터) 보다 작은 영역에서 엑시톤(전자와 정공이 전기적 힘에 묶여 하나의 입자처럼 보이는 상태)을 제어하는 연구에 도전한다. 이는 새로운 나노 광학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분자 물리와 나노 과학 범위에서 새로운 물리 현상을 관찰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익수 가천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세포가 분화되는 다양한 과정을 모두 기록하고 밀착 추적하는 연구를 수행한다. 세포가 병에 걸려 질병으로 전이되는 경로를 수정하는 등 각종 질환을 치료할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전 질환 치료제와 전자 소자 발열 문제 해결처럼 국내 소재 기술을 선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6개 소재 연구들도 추진된다. 김진국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단백질을 만드는 mRNA(메신저리보핵산)의 특정 부위에 결합해 단백질 발현량을 증가시키는 유전자를 발굴해 희소 질환을 치료하는 연구에 도전했다. 기존 치료 연구는 외부에서 바이러스나 재조합 단백질 기술 등을 통해 몸에 부족한 단백질량을 보충하는 데 치중했지만 부작용이 나타나는 등 아직 성공적인 치료법을 찾지 못했다. 인체는 DNA 정보를 읽어서 mRNA(메신저 RNA)를 생성하고,  mRNA의 정보를 읽어서 다시 단백질이 생성되는데 유전자 한쪽이 망가지면서 정상적인 양의 단백질을 만들지 못해 병에 걸린다. 


김 교수팀은 환자가 가지고 있는 두 쪽의 유전자 중에 망가진 한쪽은 어쩔 수 없지만 남은 한쪽에는 정상적인 유전자가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정상적인 유전자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양을 극대화함으로써 단백질량을 정상화하는 전략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mRNA가 단백질로 만들어지는 효율을 조절하는 ‘스위치’들이 존재한다고 알려진 영역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KAIST에서 전산학,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를 전공하고, 캐나다에 있는 머신러닝 스타트업에 초기 멤버로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전자 스위치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유전자 스위치를 조절하는 RNA기반 약물을 설계해 주입한 결과 정상적인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가 순조롭게 발전하면 선두측두엽성 치매, 유전성 희소 질환인 안젤만 증후군 등 현재 치료제가 없는 뇌신경계 유전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석 광주과학기술원(GIST) 물리·광과학과 교수팀은 나노미터 크기의 계면에서 일어나는 열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연구를 수행한다. 반도체 등 전자 소자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점점 중요성이 커지는 발열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ICT 분야에서는 차세대 통신, 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분야에서 6개 과제가 선정됐다. 허충길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자율주행차량과 의료, 금융 등 같은 복잡한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안전성을 빠르게 검증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소프트웨어가 원래 설계대로 온전히 동작하는지, 오동작하는지 검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허 교수팀은 기존 소프트웨어 검증 기법들의 장점을 취하고 단점은 보완한 '앱스트랙션 로직'이라는 3세대 프로그램 로직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자율주행차 등 안전성이 필수적인 시스템에 적용된 소프트웨어를 효율적으로 검증하는 단계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공병돈 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높은 출력의 무선 주파수(RF) 소자를 개발한다. 6G(6세대) 통신, 자율주행용 레이더 등 미래 신산업 분야에 필요한 핵심 요소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연구과제를 포함해 지금까지 지원된 연구비는 기초과학 분야 239개, 소재 분야 230개, ICT 분야 236개 등 총 705개 과제 9215억원이 투자됐다. 지원받은 연구자만 1만3000명에 이른다. 지금까지 국제학술지에 2550건의 논문이 게재됐으며, 특히 사이언스 10건, 네이처 7건, 셀 1건 등 최상위 국제학술지에 소개된 논문이 420건에 이른다. 이들 3대 학술지 게재된 논문은 2015년 1건, 2018년 2건, 2019년 3건, 2020년 5건에 이어 올해는 9월까지 벌써 7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년 이와 별도로 1년에 한 번 ‘지정 주제 과제 공모’를 통해 미래기술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도 지정테마 연구지원 과제로 어드밴스드 인공지능(AI), 차세대 암호 시스템, 비욘드(Beyond) 5G&6G, 로봇, 차세대 디스플레이, 반도체 소자와 공정 등 총 6개 분야에서 12개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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