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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극복에 공학도 한몫…공학계가 뽑은 6대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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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극복에 공학도 한몫…공학계가 뽑은 6대 혁신

2021.11.22 09:24
코로나 시대에 주목할 혁신 사례들
경기 수원시 경기도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 설치된 특별생활치료센터 이동 확정형 음압병동(MCM) 시스템 전경. 남택진 KAIST 교수 제공
경기 수원시 경기도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 설치된 특별생활치료센터 이동 확정형 음압병동(MCM) 시스템 전경. 남택진 KAIST 교수 제공

남택진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인 지난해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게 설치하고 구조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이동 확장형 음압 병동(MCM)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감염자의 비말을 통해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퍼지지 않도록 실내 공기를 계속 환기하는 이 시설은 흡사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로봇처럼 빠르게 설치하고 철거하도록 설계돼 주목을 받았다. 중국이나 미국 등에서 만든 음압시설이 공기를 넣는 에어텐트나 컨테이너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해 훨씬 높은 수준의 시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경기도인재개발원 특별생활치료센터와 건양대 응급실 등에서 운영 중이다. 

 

남 교수팀이 개발한 음압병동은 올해 한국공학한림원과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공동으로 구성한 '코로나19 대응 특별위원회'가 뽑은 코로나19 시대 주목할 6가지 공학 혁신 사례 중 하나로 선정됐다.

 

○순식간에 짓고 철거하는 트랜스포머 병동

 

음압 프레임의 개념도(이동확장형 음압병동 특화 음압 복합기기). 사이언스 얼라이브 제공
음압 프레임의 개념도(이동확장형 음압병동 특화 음압 복합기기). 사이언스 얼라이브 제공

KAIST가 개발한 음압병동은 건물 벽 역할을 하는 ‘기능 패널’과 공기 흐름을 만드는 ‘음압프레임’, 병실 공간인 ‘에어텐트’ 등 세 가지 모듈을 조립해 설치한다. 병실 하나 조립하는 데 15분이면 충분하다. 병실 여러 개와 진료실 등을 이으면 큰 병동을 조성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등 감염병 사태시 공터만 확보되면 금세 설치하고 깔끔하게 철거할 수 있어 시설 유지 부담을 줄인다. 남 교수는 “기존 응급실이나 중환자 병동 안에 설치해 그 부분만 음압시설로 만드는 일도 가능하다”며 “코로나19 감염자 치료용 외에도 쾌적한 임시주거시설이나 지진 발생 시 긴급 대피소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 과정에서 일부 개인정보 노출에 민감해진 시민사회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정보기술(IT)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보호한 사례도 대표적인 혁신 사례로 꼽혔다. 

 

한동수 KAIST 전산학과 교수팀이 항공기 블랙박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스마트폰 블랙박스 기술은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으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와이파이, 블루투스가 주기적으로 활성화하면서 방문지와 이동 경로,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장소와 시간 등이 기록된다. GPS로는 동선과 장소를 알 수 있고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로는 사람간 밀접접촉을 알 수 있는 셈이다. 이 기록은 스마폰 밖으로 유출되지 않고 저장돼 있다가 14일 후 폐기된다.

 

한 교수는 “지금까지 이동통신사가 모바일 이동경로 데이터를 수집했다면 스마트폰 블랙박스는 내 정보를 내가 갖고 있다가 코로나19 역학조사시 제공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구글과 애플에서도 비슷한 기술을 개발 지원해 상용화했지만 블루투스만 사용하는 탓에 역학조사에는 효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교수는 “시뮬레이션 결과 인구의 40~50%만 이 앱을 다운로드해도 역학조사가 가능하다”며 “특히 감염병 유행 초기에 90%가 사용하면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도 코로나19 극복에 혁신적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바이오 기업 신테카바이오는 AI와 유전체 빅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치료물질을 찾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에 핵심 역할을 하는 단백가수분해효소의 구조가 처음 공개되자 FDA가 승인한 약물 3000종 가운데 재창출 후보 30종을 AI와 슈퍼컴퓨터로 2주만에 추려냈다. 이후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세포실험 검증을 통해 불과 4주만에 현재 코로나19 치료시 사용하는 렘데시비르와 유사한 수준의 약물 3종을 선별했다.

 

○위기 앞에 뭉친 기술 융합

 

전자식 마스크.대한민국의학한림원·한국공학한림원 제공
전자식 마스크.대한민국의학한림원·한국공학한림원 제공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에서는 주로 방역이나 백신, 치료제 등 생명과학 분야만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특별위가 이달 발표한 보고서는 이들 기술 외에도 비대면 진료와 수술용 ‘원격 로봇’,  전자식 팬으로 오염물질을 99.95% 이상 차단하며 나이와 호흡량에 따라 조절되는 ‘전자식 마스크’ 등도 코로나19 종식에 기여할 혁신 사례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권동수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산업계에 비해 수요가 적었던 분야에서 로봇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사람간 접촉을 줄이고 의료체계 부담을 덜기 위해 방역과 소독이 가능한 방역로봇, 진단부터 처치, 수술, 평가, 모니터링이 가능한 원격 의료로봇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 등 통신사와 휴림로봇 등 스타트업 기업이 5G와 자율주행 기술 등을 활용해 방역용 또는 의료용 원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여전히 기술 혁신을 제도가 따라오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특별위가 뽑은 혁신사례인 ‘전자식 마스크’는 대표적인 사례다. 박형호 LG전자 공기과학연구소 부소장은 보고서에서 “일반 보건용 마스크에 비해 훨씬 효율적임에도 성능과 안전성 검증 규격이 국내에 마련돼 있지 않아 공산품 취급을 받고 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번 코로나19 사태 동안 긴급 사용승인 제도로 다양한 신기술을 신속하게 도입하고 있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윤희 특별위 위원장(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로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입었지만 공학에서는 컴퓨터와 자동화, 인공지능(AI) 발전이 가속화하고 바이오 기술까지 융합하는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며 "전혀 새로운 개념의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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