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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 성능 한층 다가선 양자컴퓨터…IBM 새 127큐비트 프로세서 공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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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 성능 한층 다가선 양자컴퓨터…IBM 새 127큐비트 프로세서 공개 의미

2021.11.19 07:00
 IBM은 큐비트 수를 127개로 늘린 새 양자컴퓨터 정보처리장치 ‘이글’을 공개했다. IBM 제공
IBM은 큐비트 수를 127개로 늘린 새 양자컴퓨터 정보처리장치 ‘이글’을 공개했다. IBM 제공

IBM이 양자컴퓨터의 정보처리 단위인 ‘큐비트’를 100개 이상 탑재한 세계 최대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16일 공개했다. IBM의 양자연구를 발표하는 ‘IBM 퀀텀 서밋’에서 큐비트 수를 127개로 늘린 새 정보처리장치 ‘이글’을 공개한 것이다. 다리오 길 IBM 수석 부사장은 “이글 프로세서 출시는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를 능가해 유용한 응용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는 날을 향한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뛰어넘는 이른바 ‘양자우월성’에 한 걸음 다가갔다는 설명이다.

 

● 수만년 걸리는 계산을 몇 시간만에 해내는 '양자컴퓨터'

 

양자컴퓨터는 큐비트 하나에 0과 1을 동시에 담아 여러 연산을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컴퓨터다. 현재의 디지털 컴퓨터는 정보단위(비트) 하나에 0 또는 1을 담을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이론적으로는 큐비트 하나가 늘어나면 성능이 2배씩 늘어난다. IBM은 “127큐비트를 일반적인 비트로 나타내면 전 세계 75억 인구를 구성하는 원자 수보다 더 많은 상태를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문제를 풀거나 연산을 수행할 때 기존의 컴퓨터가 가능한 경우의 수를 하나씩 따진다면 양자컴퓨터는 여러 경우의 수를 동시에 따진다. 수많은 갈래가 있는 미로 속 출구를 찾는 문제를 예로 들면 슈퍼컴퓨터는 출발점에서 한 길씩만을 찾아다닌 후 돌아오는 계산을 빠른 속도로 반복하며 출구를 찾는다. 이와 달리 양자컴퓨터는 엄청나게 많은 수의 사람이 동시에 여러 갈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수행해 출구를 찾는 방식이다. 이론적으로 슈퍼컴퓨터가 푸는 데 수만 년이 걸리는 문제를 몇 시간만에 풀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슈퍼컴 성능 뛰어넘는 진정한 '양자우월성'은 '글쎄'

 

IBM의 발표로 양자우월성에 대한 기대도 한층 커지고 있다. 학계에서는 큐비트의 수가 50개를 넘어가면 이론적으로는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양자우월성을 달성했다는 선언도 나오고 있다. 구글은 2019년 IBM과 같은 초전도 방식의 54큐비트 양자컴퓨터 ‘시커모어’를 발표하고 "슈퍼컴퓨터로 1만 년이 걸리는 문제를 새로 개발한 양자컴퓨터 칩으로 3분 20초만에 풀었다"며 양자우월성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판젠웨이 중국과기대 원사 연구팀도 지난달 66큐비트 초전도 양자컴퓨터 ‘쭈충즈 2.1’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발표하며 양자우월성을 주장했다.

 

다만 아직은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양자우월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재윤 포스텍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구글은 실용적이지 않은 양자컴퓨터에만 유리한 문제를 푼 결과로 양자우월성을 주장해 논란이 있었다"고 말했다. 구글이 양자우월성을 발표하자 IBM은 즉각 자사 블로그 등을 통해 "기존 컴퓨터를 극대화하면 풀 수 있는 문제"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양자컴퓨터의 성능을 높여 양자우월성을 달성하는 데는 큐비트 수뿐 아니라 큐비트의 품질과 속도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품질은 실제 양자컴퓨터에서 양자 회로가 얼마나 정확하게 실행되는지를 설명하는 ‘양자 볼륨’으로 측정된다. 큐비트의 수가 많아도 문제를 푸는 도중 오류가 쌓일수록 결과를 믿을 수 없게 된다. 심 교수는 “양자컴퓨터를 얼마나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느냐는 큐비트 수보다는 양자 볼륨이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큐비트 개수만 많아도 볼륨이 낮다면 간단한 문제만 빨리 풀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IBM이 개발한 양자컴퓨터의 모습이다. IBM 제공
IBM이 개발한 양자컴퓨터의 모습이다. IBM 제공

● 진일보하는 양자컴퓨터 하드웨어 구성 기술 

 

IBM의 이번 발표는 진정한 의미의 '양자우월성'을 구현한 것은 아니지만 양자컴퓨터 하드웨어를 구성하는 기술이 한층 향상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IBM은 2019년 27큐비트의 ‘팔콘’, 지난해 65큐비트의 ‘허밍버드’에 이어 매년 큐비트 수를 급격하게 늘려가고 있다. 큐비트의 수를 100개 이상 늘리려면 큐비트 사이를 회로로 연결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IBM은 큐비트를 2차원 상에 배치하면서 연결 회로는 3차원으로 적층하는 신기술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IBM은 내년에는 큐비트를 433개로 늘린 ‘오스프리’를, 2023년에는 1121개의 큐비트로 구성하는 ‘콘도르’ 개발을 예고했다. IBM은 콘도르부터 진정한 의미의 양자우월성을 확보할 수 잇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 교수는 “이글 프로세서는 충분한 큐비트 숫자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이 확보됐다는 이정표가 되는 만큼 상용 양자컴퓨터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일 수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연구 생태계도 커지고 있다. IBM은 연세대 송도국제캠퍼스에 IBM의 양자컴퓨터를 2023년까지 설치하기로 했다고 퀀텀 서밋을 통해 밝혔다. 한국은 미국과 독일, 일본에 이어 네번째로 IBM의 양자컴퓨터를 보유하는 국가가 됐다. 다리오 길 부사장은 "양자 컴퓨팅은 거의 모든 분야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난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IBM 은 양자 하드웨어 설계를 빠르게 발전시키고 양자 컴퓨팅 도입에 반드시 필요한 글로벌 에코시스템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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